[김덕용의 바른 보험] 무엇이 좋은 보험 괜찮은 보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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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기준은 천차만별 제일 중요한 것은 역시 상품에 대한 정확한 인지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2-12 06:30:32

어느덧 보험설계사 16년 차로 접어들다 보니 지금까지 수많은 고객을 만나오며 필자가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무엇일지 생각해 봤다. 바로 ‘좋은 상품, 괜찮은 보험으로 잘 부탁드린다’는 말이다. 항상 듣는 말이지만 가장 익숙하지 않은 부탁인 것 같다. 그 이유는 우선 실제 좋은 보험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또 아무리 잘 가입했다고 생각하는 보험상품이라고 해도 가입 당시 생각했던 것과 현재 생각할 수 있는 중점사항, 지출의 부담 정도, 건강 상태에 따라 좋고 나쁨의 기준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명확한 기준을 정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나에게 피해를 덜 줄 수 있는 보험상품이 될 수 있을지 다음을 고민해 보면 좋다고 조언하고 싶다.

상담 현장에서 보험증권 분석을 하다 보면 필자가 되도록 해지를 권유하지 않는 보험상품들이 있다. 바로 비갱신형, 진단금 위주로 보장구성, 납입 기간의 절반가량 보험료 납입을 끝낸 상품들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들은 가급적 유지할 것을 권유한다. 좋은 보험이라고 명확하게 정의를 내리긴 어렵지만 보통 장기지출을 해야 하는 보험상품 특성상 꽤 긴 시간을 투자한 데다 보장 범위가 현재 판매되고 있는 진단금에 비해 조금은 작다고 할지라도 상위 보장이라고 일컫는 진단금 위주로 가입돼 있기 때문이다. 부족하면 보험을 일부 보강하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다. 해지하고 다시 가입을 고민하게 된다면 보험료 지출 증가와 함께 그동안의 시간을 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정말 신중하라고 이야기한다. 간혹 과거 상품에 비해 현재 상품들이 뇌·심장·혈관과 관련해 진단금의 보장 범위가 상이하다 보니 극단적으로 범위가 작다는 설명만 듣고 더 좋은 상품에 가입해야 한다는 말만 믿어 보험을 갈아타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 같아 조언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괜찮은 보험, 좋은 보험이 되기 위해서는 보험료 지출에 대한 한도를 꼭 정해 놨으면 한다. 일반적으로 개인의 수입 정도와 자산의 규모에 따라 내가 지출할 수 있는 보험료의 부담이 정해질 수 있다. 물론 보험의 필요성에 대한 생각이 개인마다 달라 편차는 있을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월 300만 원 급여를 받으며 100만 원씩 보험료를 납입할 수는 없을 것이다. 도대체 누가 그렇게 보험 가입에 하느냐면서 지적할 수 있다. 그런데 실제 심각할 정도로 보험료에 지출이 과도한 사람들이 있다. 특히나 이런 사례는 개인보다는 가족 단위로 상담하면서 많이 접하게 된다. 부부가 돈 관리에 대해 공유하지 않거나 보험에 관해 여성들의 관심도가 남성에 비해 높다 보니 보험 지출 금액이 관리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보험료 지출이 너무 과도하게 되면 보강은커녕 줄여야 할 상황에 직면할 수 있어 보험상품에 대한 괜찮은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유지할 능력이 안 되는데 고가의 외제차를 보유하고 있는 것과 같은 원리다.

마지막으로 항상 강조하는 것이지만 본인이 가입하는 보험상품에 대한 정확한 인지가 필수다. 보험상품은 절대 나쁜 것이 없다. 그에 걸맞게 보상받을 수만 있다면 모든 보험상품이 정말 괜찮은 보험상품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즉, 생각의 차이겠지만 결과만 가지고 본다면 보상을 받지 못하면 나에게는 맞지 않는 나쁜 상품이 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보험은 이렇게 접근하면 정말 답이 없고 극단적으로 좋고 나쁨만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기에 나에게 맞는 나름 괜찮은 보험상품을 찾기란 더 오리무중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보험상품에 가입할 때 내가 왜 이 상품에 가입하는지 그리고 갱신형 상품인지 비갱신형 상품인지 또한 갱신형 상품에 가입했다면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다는 것에 내가 충분히 인지하고 심사숙고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 외에도 보장 만기 설정(80세·90세·100세)에 따른 또 다른 변수는 없는지 보장 욕심에 일단 가입부터 하지는 않았는지 꼭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결국 ‘잘 몰랐다’는 말로 설계사가 시켜서 가입했으니 ‘나쁜 보험’으로 종용 짓는 사태는 최소한 막아야 한다는 뜻이다.

보험은 절대 나쁜 보험과 좋은 보험으로 구분 지어서는 안 된다. 정답이 될 수는 없지만 차라리 나에게 맞는 상품과 맞지 않는 상품으로 구분을 짓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고 싶다. 가입 당사자의 의도하는 바가 최대한 반영이 돼야만 그나마 나와 잘 맞는 보험상품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보험설계사마다 추구하는 보장의 중요도가 다르고 나름대로 철학과 기준이 모두 다르기에 보험설계사의 역할도 한몫을 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가입하는 분들의 선택이 중요한 만큼 앞서 이야기한 부분만이라도 신중히 생각해 기존에 가입하고 있는 보험들과 앞으로 가입할 보험들에 대해서 고민한다면 적어도 나에게 맞는 보험상품을 유지 또는 가입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김덕용 필진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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