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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난징에서 태어나 우한에서 성장한 팡팡은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봉쇄된 우한의 참상과 생존기를 담은 ‘우한일기’를 발표해 중국 정부에서 금서 작가로 지정한 인물이다.
그는 거대 권력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개인의 눈을 통해 이데올로기에 짓눌린 인간의 존엄을 섬세하고 생동감 있게 그려 왔다.
이번에 출간된 장편소설 ‘연매장’은 칭린이 어머니 딩쯔타오의 과거를 추적하면서 중국 현대사에서 희생된 개인들을 부활시키는 이야기다.
비판의식과 문학성을 훌륭하게 결합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루야오문학상을 수상했지만, 1950년대 토지개혁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며 수상 직후 중국 정부에서 금서로 지정했다.
그러나 독자들의 요청에 따라 대만에서 중국어로 출간됐으며 영어·프랑스어·이탈리아어 등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에 소개되고 있다.
‘연매장’은 죽은 뒤 관 없이 곧장 흙에 묻히는 매장의 형태로 환생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선택한 방식이었다고 전해진다. 토지개혁으로 삶이 무너져 내린 사람들이 고통을 잊기 위해 선택한 침묵과 망각 역시 사회적 연매장이라고 할 수 있다.
‘연매장’은 여러 인물의 시점이 교차되며 진행된다. 사건 당사자인 딩쯔타오, 후대에서 그 사건을 평가하는 위치에 있는 칭린, 개혁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던 류진위안의 시각이 번갈아 등장하며 토지개혁으로 일가족이 몰살당한 사건을 다룬다.
이야기를 따라 읽다 보면 사건의 당사자인 딩쯔타오의 입장에서 애통함을 느끼기도 하고, 칭린의 마음에 공감하여 희생자였던 부모의 사연을 보호하려는 판단에도 동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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