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6º
습도 60%
수원 25º
습도 70%
 ...'))
이재명 대통령이 24일부터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불참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이번 선택이 “외교적 실책”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정부는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과 국내 현안”을 불참 사유로 내세웠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정치·외교적 논란이 커지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의 이번 불참 결정이 북한·중국을 겨냥한 ‘안보 자율성’ 강화 차원이라는 분석도 일각에서는 제기되지만, 한미동맹 내 신뢰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더 크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미국의 대응과 한국의 외교 전략이 주목된다.
23일 스카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정상회의는 한미일 3국 안보 협력 심화를 위한 핵심 외교 무대로 평가돼 왔다. 이 대통령은 당초 참석을 적극 검토해왔으나, 회의를 불과 며칠 앞두고 참석 계획을 돌연 취소했다. 이에 따라 예정돼 있던 한미 정상회담과 한미일 3국 정상회담도 무산됐다.
정부는 지난 22일 “대통령 취임 직후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적극 검토했으나, 국내 현안과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 등을 종합 고려해 불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설명을 두고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송승종 대전대 군사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거의 확정했다가 번복한 상황인데, 이에 대해 국민들이 수긍할 만한 객관적이고 타당한 이유가 부족하다”며 “정부가 밝힌 불참 사유는 굉장히 궁색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송 교수는 “이번 불참은 단순히 미국의 입장에 무조건 동조해야 한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외교적으로 스스로 스텝을 꼬이게 만든, 현명하지 못한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과거에는 나토를 지구 반대편의 안보 리그 정도로 여겼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한국과 훨씬 밀접해졌고, 방산 수출 등에서 실질적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외교 무대”였다고 강조했다.
송 교수는 “이런 자리에서 스스로 빠진다는 건 사실상 외교적 손실”이라며 “이번 행보는 북한 눈치를 보는 것 외에는 다른 설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결국 외교적 주도권을 스스로 포기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기간에도 예정됐던 한미 정상회담이 불발된 바 있다. 당시에도 한미 간 조율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번 나토 회담을 통해 관계 복원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불참으로 미국, 일본 등 주요 동맹국들과의 정상급 협의는 또다시 무산됐다.
김주형 안보경영연구원장도 본지에 “한미일 공조를 유지하겠다는 레토릭을 내세우면서도 이번 선택을 보면 사실상 ‘참이란’의 태도를 취한 것”이라며 “북한, 중국, 중동 모두를 의식한 결정으로 보이지만, 중립을 지키겠다는 선택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번 불참은 초청 여부와 무관하게 대통령 스스로 가지 않겠다고 선택한 점이 더 문제”라며 “결국 미국이 이를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향후 한미 관계의 기조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김 원장은 “백악관이 이번 결정을 긍정적으로 볼 리 없으며, 국방비 증액 요구,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협상, 대북·대중국 공조 등에서 한국이 외교적 부담을 더 크게 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국내에 시급한 현안이 없고, 중동 이슈도 외교적 불참을 정당화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이번 선택은 한미동맹 약화로 해석될 수 있으며, 코리아 패싱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한미군 전면 철수는 어려울지 몰라도 부분적 감축은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며 “이는 단순한 병력 조정이 아니라, 신뢰 관계에 금이 가는 정치적 신호로 읽힐 것”이라고 했다. 또 “한미일 협력의 기반도 흔들릴 수 있으며, 일본이 한국을 외교·안보적으로 신뢰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번 결정은 한국의 방산 수출 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 원장은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 등 주요 방산 프로젝트에서 한국의 입지가 약화될 수 있다”며 “미국이 한국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5% 수준의 증액을 요구할 수도 있다. 일본은 이에 대해 최대한 검토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보이지만 한국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러시아 전문가인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연구센터장 또한 이번 선택이 한국의 외교적 입지를 오히려 좁히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두 센터장은 “한국이 나토 정상회의에 꼭 참석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이재명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과거 국제사회의 시선을 개의치 않겠다는 발언들을 해왔다는 점”이라며 “이런 과거의 맥락 속에서 이번 불참은 ‘외교 기조 변화’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인식은 단순한 평가에 그치지 않는다. 방위산업·사이버안보·공급망·기술 협력 등 신흥안보 분야에서 한국이 나토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한국의 이번 불참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내놓지만, 두 센터장은 이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나토 정상회의에 불참한다고 해서 한러 관계가 좋아지지는 않는다”고 언급했다.
두 센터장은 “최근 러시아 내에서도 ‘북러 군사협력은 한국 안보에 직접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퍼지고 있는데, 한국이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의 비위를 맞추려는 모습을 보인다면 오히려 협상력이 더 약해질 수 있다”며 “한러 관계는 한국이 스스로 거리를 좁힌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냉정하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2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