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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을 20일 전격 철회했다. 논문 표절과 자녀 불법 조기유학 논란이 불거진 지 21일 만의 결정이다. 이로써 이진숙 후보자는 이재명 정부 첫 장관 낙마 사례로 기록되게 됐다. 반면, 보좌진 갑질 논란이 제기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임명 강행 수순에 돌입하면서 ‘내 사람은 지킨다’는 이 대통령 특유의 실용주의 기조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이진숙 후보자의 낙마는 대통령이 강조해 온 ‘유능함’이라는 인사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충남대 교수 재직 시절 유사 논문 이중 게재 △제자 논문 표절 의혹△자녀의 불법 조기유학 등 도덕성과 전문성 모두에서 중대한 결격 사유가 드러났고, 인사청문회에서도 교육 정책 전반에 대한 준비 부족으로 실망을 안겼다.
청문회를 지켜본 여야는 물론 진보 성향 교육단체와 학계, 시민사회 전반에서도 이 후보자의 자격을 문제 삼는 비판 여론이 이어졌고, 여당 내부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자진 사퇴 요구가 거셌다. 참여연대를 비롯한 진보 진영도 이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며, 대통령실의 고심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결국 이 대통령은 전날 여야 원내대표와의 회동 직후 하루 동안 고심을 거듭한 끝에 지명 철회를 결단했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은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며 고심 끝에 이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며 “국회는 인사권자의 뜻을 존중해 조속히 후속 조치를 진행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의 지명은 단순한 인사를 넘어, 이재명 정부의 ‘참여형 인사 실험’을 상징하는 조치로 평가됐다. 그는 국민추천제를 통해 발탁된 첫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대통령 공약인 ‘서울대 10개 만들기’ 추진위원장을 맡아 정책 비전의 선봉장으로 기대를 모았다. 국민 참여 기반의 인사 원칙 실현이라는 의미를 안고 있었던 만큼, 낙마는 상징적 타격이라는 분석도 뒤따른다.
이 후보자는 서울대 중심의 수도권 과밀 해소와 지방대 균형 발전을 위한 ‘균형교육 전략’의 핵심 인물로 주목받았지만, 논문 표절과 제자 논문 가로채기 의혹, 자녀의 불법 조기유학 논란이 연달아 제기되며 ‘국민이 뽑은 인사’라는 상징은 급속히 붕괴됐다. 청문회 과정에서도 교육 정책에 대한 기본 소양 부족이 드러나면서 참여형 인사 시스템 자체에 대한 신뢰에도 흠집이 남게 됐다.
같은 날, 청문회에서 갑질 의혹과 거짓 해명 논란에 휘말린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정반대의 결정이 내려졌다. 우 수석은 “강 후보자에 대한 지명은 철회되지 않았다”며 사실상 임명 강행을 공식화했다.
강 후보자는 보좌진에게 음식물 쓰레기 처리, 변기 비데 수리, 개인적 잡무를 지시했다는 ‘갑질’ 의혹에 이어 청문회에서의 해명 번복 논란까지 겹쳤다. 민주당 보좌진협의회 역대 회장단까지 나서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을 정도로 진영 내부에서도 반발이 거셌지만, 대통령실은 이를 결격 사유로 판단하긴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장관 결격 사유에 이를 정도는 아니다”라며 강 후보자를 엄호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실은 강 후보자 임명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고, 우 수석은 “지명 철회는 이 후보자 한 명에 한정된 조치”임을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강 후보자가 현직 국회의원이라는 점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05년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 이후 현직 의원이 장관 지명에서 낙마한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강 후보자가 낙마할 경우 전례 없는 '현역 의원 낙마'라는 불명예가 되고, 이는 곧 정치적 치명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담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날 언론에 “강 후보자의 낙마는 단순한 인선 실패가 아니라 여당 내부 권력 구도와 당청 관계에까지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사안”이라며 “정치적 생존이 걸린 만큼 대통령에게도 쉽지 않은 결단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른바 ‘현역 불패’의 관행이 또 한 번 유지된 셈이다.
인선 관련하여 대통령실은 “임명 여부와 현역 의원 신분은 별개 사안”이라며 정치적 고려 가능성을 부인했지만, 여론은 이를 사실상 정치적 유불리에 따른 결정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번 인사 결정은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해 온 ‘능력주의’ 인사 원칙을 일정 부분 유지하면서도, 정치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현실적 고민이 반영된 결과로 평가된다.
민심의 압박 속에서도 도덕성과 실력 사이에서 선을 그으려는 고심이 읽히지만, ‘의혹만으로 낙마시키지 않겠다’는 원칙이 향후 인선의 기준으로 자리잡을지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야권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끝모를 갑질과 반복된 거짓 해명으로 국민을 농락한 인사를 장관으로 임명하겠다는 것은 오만과 독선”이라며 “이른바 ‘내 사람은 무조건 지킨다’는 이재명식 실용주의의 민낯이 드러난 사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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