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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 후보 간의 단일화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돼 난타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김 후보는 8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당 지도부 주도의 강제 단일화에 따르지 않을 것”이란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 그는 “각 후보가 일주일간 선거 운동을 하고 다음주 수요일(14일) 방송토론과 목·금요일(15·16일) 여론조사를 해 단일화 하자”고 말했다.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 전에 단일화를 완료해야 한다는 지도부 방침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김 후보는 앞서 7일 한 후보와 저녁 회동을 하며 단일화 문제를 논의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 후보가 “모든 것을 당에 일임한다”는 입장을 확고히 전했기 때문에 더 이상 논의가 진전되지 않았다.
김 후보는 8일 기자회견에서 “승리의 기쁨도 잠시, 제가 직면한 것은 대통령 후보로 당선된 저 김문수를 끌어 내리려는 당 지도부의 작업이었고 그 결정적 사실은 어제 밤 늦게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후보 입장에서는 전날인 7일 저녁 회동 혹은 그 이후에 ‘당 지도부의 작업이 있다’고 느낄 만큼의 뭔가가 있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민주주의를 위해 일생 동안 싸웠다. 정당 민주주의는 우리 헌법에서 가장 중요한 민주주의”라며 “우리 앞에 진행되고 있는 이 안타까운 사태는 민주주의가 아니다”고 성토했다.
김 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당 지도부가 ‘11일까지 한 후보와 단일화’라는 시한을 정해주며 김 후보를 압박한 것에 따른 반박이다.
김 후보는 입장문을 통해 세 차례 경선을 통해 국민의힘 공식 대선 후보로 선출됐음을 강조하고 당 지도부가 후보를 배제한 일방적 당 운영을 강행하고 있다며 이는 단일화의 걸림돌이란 점을 주장해 왔다.
특히 지난 6일 김 후보 명의 입장문에서 “당 지도부가 나를 사실상 당의 공식 대선 후보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명시했고 이로써 당 지도부와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표면화 됐다.
당 지도부는 ‘의제·안건을 공개하지 않은 전국위원회·전당대회 소집 공고’를 냈고 김 후보는 이에 의구심을 제기하며 개최 목적을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침묵했고 김 후보는 이를 후보자 교체를 진행하기 위한 절차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과 한 후보를 직접 겨냥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그는 먼저 국민의힘을 향해 “본선 후보 등록도 하지 않겠다는 무소속 후보를 위해 저를 끌어내리는 이유가 뭔가”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 한 후보를 향해 “이런 시나리오를 사전에 알고 있었느냐. 그래서 우리 당의 치열한 경선이 열리고 있을 때 대행직을 사임하고 무소속 후보로 등록한 것이냐”고 직격했다.
그는 또 “당 지도부는 사전에 계획한 듯 후보 등록도 하지 않겠다는 무소속 후보를 위한 선대위를 꾸리고 있었다”면서 “경선 후보들은 들러리였는가”라고 성토했다. 한 후보가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까지 단일화에 성공하지 못하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을 것이다. 무소속으로는 대선 후보에 나서지 않겠다. 당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밝힌 것을 비판한 대목이다.
김 후보는 또 “한 후보는 당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한다”며 이런 식의 강압적인 단일화는 아무런 감동도 서사도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덧붙여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자격으로 당헌 제74조의 당무 우선권을 발동하겠다”면서 “현 시점부터 당 지도부는 강압적 단일화 요구를 중단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떤 불의에도 굴복하지 않겠다. 지금 진행되는 강제 단일화는 강제 후보교체이자 저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이기 때문에 법적인 분쟁으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8일 오후 6시에 예정된 한 후보와의 토론회에 대해 “후보 동의를 받지 않고 당이 일방적으로 정한 토론회는 불참하겠다. 그리고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또 “한 후보와 나라를 구하기 위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며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해 이 사태를 막아내겠다. 저 김문수, 정정당당한 대통령 후보, 싸울 줄 아는 후보다.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의 기자회견 이후 당 지도부와 한 후보도 입장을 밝혔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오늘 기자회견은 대단히 실망스러웠다”며 “11일까지 단일화 안 하면 후보를 포기했다는 사람과 11일부터 단일화 절차를 밟겠다는 이야기는 거의 이재명식”이라고 했다.
한 후보는 11일까지 단일화가 되지 않으면 후보 등록을 포기하겠다 했는데 김 후보가 그 시점 이후부터 방송토론·여론조사를 하겠다고 하자 이를 마치 ‘이재명 후보 스타일 같다’고 비판한 것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7일 실시한 당원 여론조사에서 후보 등록일 마감 전에 단일화 하라는 요구가 80% 이상 나왔다”면서 “당원들 명령을 무시한 채 알량한 대통령 후보 자리를 지키기 위해 회견한 모습이었다. 저 분이 우리가 생각해 왔던 민주화 투사인지, 중견 정치인인지 의심이 들었다. 정말 한심한 모습”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권 대표는 또 김 후보가 7일 “전혀 후보 등록할 생각도 없는 분을 누가 끌어냈는가”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당원과 국민이 끌어낸 것이다. 김 후보가 한 후보보다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으면 한 후보가 나왔겠나”고 맞받았다.
한 후보도 해당 발언에 대해 “김 후보가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정말 기본적 예의도 없는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후보는 또 “중간에 일정을 조정해 김 후보가 요청한 4시30분 회합에 참석하겠다. 김 후보와 그 팀이 자꾸 사실이 아닌 것을 말하는 것 같아서 오늘은 회동이 끝난 후 여러분 앞에 서서 사실이 아니라는 내용을 알리겠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단일화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국가와 대한민국의 미래·경제·민생을 걱정하는 분께 큰 실례와 결례 또는 정말 못할 일을 하는 것”이라며 “김 후보가 국가와 국민을 생각한다면 당 후보가 되면 즉각 한 후보와 단일화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한 그 약속을 지키라고 얘기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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