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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차권등기를 신청했더라도 등기 완료 전에 이사하면 세입자의 대항력은 소멸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임차권등기는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채 이사를 가더라도 권리를 보호받기 위해 마련된 제도지만 등기 완료 전 이주할 경우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11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대법원 2부는 서울보증보험이 주택 매수인 이모 씨를 상대로 낸 임대차보증금 반환 소송에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세입자 A씨가 임차권등기를 신청했지만 등기 완료 전에 이사하면서 대항력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점이었다.
A씨는 2017년 보증금 9500만 원에 임대차계약을 맺고 확정일자까지 받은 상태였다. 계약 종료 후에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자 서울보증보험에 채권을 양도했고 보증보험사는 2019년 3월12일 임차권등기를 신청했다. 법원은 3월20일 등기를 명령했지만 실제 등기 완료일은 4월8일이었다. 그러나 A씨는 4월5일 이사를 해 등기 완료 전에 주택을 비웠다.
1·2심은 임차권등기 명령이 있었고 경매 이전에 등기가 완료됐으므로 대항력이 유지된다고 보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임차권등기는 등기부에 기재되어야 효력이 발생하고 등기 전에 이사하면 기존 대항력은 소멸된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A씨의 대항력은 근저당권보다 후순위가 됐고 경매로 보증금 회수가 어려워졌다.
이번 판결은 세입자가 보증금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선 임차권등기 완료 이전까지는 절대 이사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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