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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가 남북 간 갈등을 풀어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는 일이 자신의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남북 연락채널 복원뿐 아니라 향후 있을 수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간의 정상회담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은 ‘개성 평화도시’로 의미를 확장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정 후보는 24일 서울 종로구 남북관계관리단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5선 국회의원과 노무현 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지낸 ‘북한통’으로, 과거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방북해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과 단독 회담을 한 경험도 있다.
정 후보는 “남북 간 갈등을 풀어보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명을 받고 통일부로 왔다”며 “갈등을 해소해야 적대와 대결을 넘어 화해와 협력의 시대로 재진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3년 동안 막혀 있던 남북 간 적대 상황을 완화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우발적 충돌을 막고 연락채널을 복원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1969년 서독 브란트 정권은 동독을 ‘괴뢰’로 규정하던 기존 외교 원칙인 ‘할슈타인 독트린’을 폐기하고, 동독을 실질적인 대화 상대국으로 인정했다”며 “한반도에서도 평화는 통일로 가는 실질적 출발점이며, 평화 정착은 5천만 국민의 지상명령”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긍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기에 북미 정상회담이 가능했다”며 “2018년 싱가포르 합의는 존중돼야 하며, 2019년 하노이 결렬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은 반드시 열려야 하며, 그것이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통일부, 남북협력부로 바꿀 수도” 부처명 변경 제기
대북전단 살포 중단 설득 “남북 적대 재발 막아야”
특히 북미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선(先) 비핵화’를 요구하는 접근법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비핵화를 논의하지 않겠다는 것과 선 비핵화를 전제하지 않겠다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며 “북미 대화는 트럼프 정부 시절처럼 보다 유연하고 단계적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셉 윤 전 주한 미국대사대리가 “선 비핵화는 효과적이지 않다”고 평가한 발언에 대해서도 “당연한 이야기”라고 평가했다.
정 후보는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에 대해서도 “이름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며 “공단이라는 표현은 의미가 축소된 것이며, 개성 평화도시나 개성 평화지구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러한 평화 협력은 모두 남북 간 신뢰를 복원하는 데서 출발한다”며 “문재인 정부 3년, 윤석열 정부 3년 등 6년간 지속된 완전 단절 상태는 비정상”이라고 지적했다.
정 후보는 통일부 명칭 변경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서독이 동독을 인정하며 ‘연방전독일문제부’를 ‘연방양독관계부’로 바꾼 사례처럼, 통일부도 ‘남북관계부’나 ‘남북협력부’로 바뀌어야 할 시점”이라며 “지금 우리에게 평화는 말이고 통일은 마차다. 평화가 앞서가야 마차를 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 후보는 대북전단 살포를 중단해 달라는 정부의 요청을 납북자가족모임 측에 전달하며 갈등 완화에 직접 나섰다. 김남중 통일부 차관도 납북자가족모임 측과 소통하며 전단 살포 중단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납북자가족모임 측은 7월 10일 전 최종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정 후보는 “대북전단은 남북 간 적대와 갈등을 심화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해왔으며, 재발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는 남북관계 안정적 관리를 위해 대북전단 살포 통제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정 후보는 과거 2005년 북핵 6자회담이 멈췄을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독대한 후 6자회담 복귀를 이끌어낸 바 있으며, 이번에도 남북 간 신뢰 회복과 평화 프로세스 재개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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