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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취임 72일 만에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국민임명식’을 열고 “국민이 주인인 나라로 직진하겠다”며 국정 운영 의지를 천명했다. 8·15 광복절과 맞물려 진행된 이번 행사는 ‘국민이 대통령을 임명한다’는 상징성을 전면에 내세운 대규모 시민 참여형 행사였다. 하지만 야권과 보수 전직 대통령의 불참으로, 대통령실의 의도와 달리 ‘반쪽 행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날 임명식은 오후 7시 정각, 광화문광장 중앙 무대에서 시작됐다. 무대에는 전국 각계각층에서 선정된 국민대표 80명이 ‘빛의 임명장’을 들고 입장했다. 조명 아래 반짝이는 임명장을 양손에 들고 한 명씩 대통령 앞으로 나아가자, 이 대통령은 두 손으로 받아들며 깊이 고개를 숙였다.
이 대통령은 “오늘 저는 국민께 임명받았습니다. 국민이 저의 주권자이며, 그 명령에 따라 나라를 운영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 통합과 민생 회복을 위해 더 낮은 자세로 일하겠습니다. 특권과 불평등을 없애고, 기회의 사다리를 튼튼히 세우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그는 또 “광복은 결코 먼 과거가 아닙니다. 80년 전 선열들이 목숨 바쳐 지킨 자유와 주권을 지금 우리가 이어받아 지켜야 합니다”라며 “국민의 삶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존재 이유입니다. 저는 이 원칙을 흔들림 없이 지키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국민임명식에는 재계와 문화·체육·학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국내 굴지의 기업 총수들이 나란히 자리에 앉았다. 배우, 운동선수, 예술가 등 문화계 인사들도 초청돼 무대를 빛냈다.
행사는 K-팝 공연과 전통예술 퍼포먼스가 번갈아 펼쳐지며 ‘축제형 취임식’의 면모를 보였다. 인기 아이돌 그룹의 무대에서는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이 휴대폰 플래시를 켜고 따라 불렀고, 전통무용과 국악 공연이 이어질 때는 장구와 꽹과리 소리에 맞춰 박수가 터져 나왔다.
마지막 순서로는 시민들이 함께하는 거리 퍼레이드가 진행됐다. 행사 진행자는 “이제 대한민국의 새로운 출발을 함께 축하합시다”라고 외쳤고, 광장 곳곳에서 ‘대통령님 파이팅’ 구호가 울려 퍼졌다.
야권·보수 전직 대통령 불참…“셀프 대관식” 비판
그러나 행사에 야권 지도부와 보수 진영 주요 인사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지도부는 물론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도 초청을 받았지만 불참했다.
국민의힘은 논평에서 “국가 행사라는 명분으로 세금을 들여 ‘셀프 대관식’을 연 것”이라며 “국민통합은 보여주기 행사가 아니라 실질적 소통과 포용에서 시작된다”고 비판했다. 개혁신당 역시 “정작 야권과의 대화는 외면한 채, 대통령 지지층만을 위한 잔치를 열었다”며 “이런 방식으로는 분열만 깊어진다”고 지적했다.
행사장 인근에서는 일부 보수단체가 맞불 집회를 열었다. 피켓에는 ‘국민임명식은 세금 낭비’, ‘통합은 대화로, 쇼로 하지 말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한 참가자는 “통합을 진심으로 원한다면 먼저 야당과 손을 잡아야 한다. 오늘 같은 행사는 대통령 지지자만을 위한 이벤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통령실은 공식 브리핑을 통해 이번 행사를 “주권자인 국민이 직접 대통령을 임명하는 자리”로 규정하며, 국민 참여와 상징성을 강조했다. 보도자료에서는 광화문광장을 ‘소통과 화합, 변화의 장소’로 정의하고, 국민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의 의미를 구현하기 위해 중앙 원형 무대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설명은 ‘국민과 더 가까이에서 출발하겠다’는 취지와 맞닿아 있다.
이날 이 대통령 또한 연설 말미에 “오늘 저는 국민으로부터 명령을 받았다. 더 낮게, 더 넓게, 더 멀리 가겠습니다”라며 “국민이 주인인 나라,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대한민국으로 가겠습니다”라고 재차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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