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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에 없던 약가제도 개편에 제약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보다는 제네릭 의존도가 높은 기업 중심으로 수익성 격차가 벌어질 전망이다.
18일 한국신용평가는 약가제도 개편이 제약산업 전체 성장을 와해하기보다는 기업 간 제품 포트폴리오와 R&D 성과에 따른 실적 차별화가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번 제네릭 약가 인하의 핵심은 제네릭 및 특허만료 의약품의 약가 산정률 기존 53.55%에서 40%대로 낮추고 계단식 약가 인하 폭을 확대하는 데 있다. 신규 등재 제네릭부터 적용되며 기등재 의약품은 2026년부터 3년간 단계적으로 인하된다.
단기 충격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수익 기반을 잠식하는 구조다. 제네릭 의존도가 높은 중소 제약사의 경우 매출 규모와 무관하게 수익성 저하를 피하기 어렵다는 게 한신평의 분석이다.
유한양행의 경우 오리지널 제품을 제외한 의약품 매출의 절반가량이 제네릭이다. 종근당도 최근 3년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받은 의약품 60여종 중 32개가 제네릭으로 비중이 높다.
HK이노엔은 최근 3년간 출시한 제품 15개 중 6개의 의약품이 제네릭으로 구성됐다. 다행히 신약 케이캡의 매출 증가로 수익성은 개선되고 있지만 제네렉 비중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보령은 최근 5년간 판매중인 의약품 50여종 중 39개가 제네릭이다.
대형사도 이렇게 복제약 비중이 큰데 중견기업과 소형제약사들은 약가 인하로 수익성이 더욱 크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유유제약의 경우 최근 3년간 생산제품 12개 중 8개가 제네릭이다. 부광약품 또한 자체 생산 제품 중 제네릭 매출액이 60%가 넘는다. 동국제약은 판매중인 의약품 27개 중 21개가 복제약으로 등록돼 있다. 이 외에 △삼진제약 △경동제약 △진양제약 △국제약품 △대화제약 △환인제약 △대한약품 등 제네릭 의약품 비중이 높다.
중견 제약사들은 약가 인하를 단순한 비용 압박이 아닌 구조적 생존 문제로 인식하고 전략적 협력과 공동 대응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환인제약을 중심으로 둥국제약·경동제약·진양제약 등 제약사 4곳은 중장기적 전략 파트너십 구축과 사업 시너지 강화를 위해 각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장외에서 상호 교환했다.
환인제약은 동국제약·경동제약·진양제약 자사주 총 131만여 주를 약 154억 원 규모로 처분했으며 나머지 3개사 역시 각자 보유한 자사주를 환인제약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스왑이 이뤄졌다.
이번 자사주 교환은 단순한 재무 거래가 아니라, 전략적 제휴를 전제로 한 장기 협력 관계 구축이 목적이다. 4개사는 각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상호 보완하고 의약품 공동 개발 등을 통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현재까지는 구체적인 협력 방식이나 사업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향후 실무 협의를 통해 협력 범위를 구체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김수민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이번 약가제도 개편으로 제네릭 신규 개발에 따른 이익은 과거보다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제약사 입장에서는 연구개발 투자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중장기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수석은 “약가 인하의 영향은 단기에 그치기보다는 시간이 지날수록 누적되는 구조적 압박에 가깝다”며 “제네릭 의존도가 높은 제약사는 수익성 방어가 점점 어려워질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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