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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어린이날 저녁, 제61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여기서 박찬욱 감독은 ‘전, 란’ 시나리오를 함께 쓴 신철 작가와 공동으로 각본상을 받았다.
박 감독은 수상소감에서 대선을 겨냥해 “위대한 국민 수준에 어울리는 그런 리더를 뽑아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못되고 못난 선조, 그런 사람 말고 진짜 국민을 무서워할 줄 아는 그런 사람을 뽑아야 하겠다”고 발언했다.
“못된 지도자가 아닌, 국민을 무서워하는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 문장 자체만 놓고 보면 나무랄 데가 없다. 정치인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가슴에 새겨야 할 정도로 좋은 말이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좌파 정치 성향을 드러내 온 박 감독의 과거에 빗대어 보면, 그가 언급한 ‘못된 선조’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가리킨다는 것을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봉준호 감독과 문소리 배우 등을 포함한 영화인 2518명은 지난해 12월7일 윤 전 대통령의 파면과 구속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약 일주일 뒤 발표된 윤 전 대통령 탄핵 촉구 영화인 2차 긴급 성명에는 참여 인원이 6388명으로 2배 넘게 늘어났다.
공개적으로 윤 전 대통령과 우파 진영에 자유의 침해를 멈추라며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영화인들에게 나는 묻고 싶다. 당신들은 왜 자유를 침해하는 좌파 진영에는 분노하지 않는가.
우리나라 거대 야당인 좌파 정당은 국회의 과반 의석을 무기로 사상 처음으로 예산안을 단독 처리했다. 여당의 목소리를 묵살하고 국가 예산을 혼자 결정한 이들에게는 왜 분노하지 않는가.
야당은 지난 3년간 30회에 걸쳐 탄핵안을 남발했다. 얼마 전 대통령권한대행의 권한대행까지 사퇴하게 만들며, 대통령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이 정부를 이끄는 코미디를 연출했다.
이들은 대선 후보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 처분을 내린 대법원장마저 탄핵하려 한다. 야당은 3권을 손아귀에 쥔 채 자신들의 입맛대로 주무르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독재가 아닌가.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면 문재인 정권은 백신 패스를 통해 백신 미접종자의 사회 활동을 사실상 금지해 울며 겨자 먹기로 백신을 접종하게 만들었다. 미접종자는 유흥시설·실내 시설 등을 이용할 수 없었으며 의료기관 면회도 허용되지 않고 식당과 카페를 가는 데에도 제약이 있었다.
코로나19에 걸린 이들의 동선은 전 국민에게 알려지고 손가락질 받았다. 사람들은 이것이 무서워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위험 질병 확산 예방’이라는 보기 좋은 허울 아래 우리 국민은 억압받았다. 독감 하나 막겠다고 자유를 침해당했다. 난 여기에 분노하는 영화인을 본 기억이 없다.
일반 국민의 삶의 털끝 하나도 건드리지 않은 비상계엄은 독재·내란·자유의 침해라고 규탄하면서 진정 국정을 마비시키는 야당의 폭주에 대해서는 왜 침묵하는 것인가.
문재인 전 대통령은 법률 대리인을 통해 자신을 비판하는 전단을 뿌린 국민을 모욕죄로 고소한 적 있다. 영화인들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으면서 일개 시민의 목소리를 막는 이러한 행태에는 왜 침묵했는가.
기자는 대학교에서 부전공으로 영화와 문화를 공부했으며 영화계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그때 영화계에는 ‘좌와 우’를 ‘선과 악’으로 생각하는 이가 많다는 것을 느꼈다. 많은 강의에서 우파 정권의 실책을 강조하며 좌파 정권을 칭찬했다. 함께 일했던 사람들은 당연하다는 듯 우파 정권을 욕했다.
평생 영화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살아갈 한 사람으로서, 기자는 진심으로 영화계가 이러한 생각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 우파 진영에 대한 옹호와 지지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기존에 사로잡혀 있던 이념 논리에서 벗어나 사회의 잘못된 모든 부분에 대해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바로잡아 주기를 원하는 것이다.
우리를 울고 웃게 하며 마음을 치유해 준 영화계가 올바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면 갈등과 혼란이 극으로 치닫고 있는 지금의 대한민국을 다시 웃게 만드는 데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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