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해킹 후폭풍… 유통기업 좌불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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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롯데, 본인인증 전면 차단… 업계 첫 사례
물류업계, 물류시스템 보완 상황 점검·안정장치 마련
개인정보위, 개인정보 불법유통 여부 모니터링 강화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08 11:53:55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유심 정보 유출 관련 일일 브리핑에 참석, SK텔레콤에서 일어난 해킹 피해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스카이데일리

SK텔레콤 유심(USIM) 해킹사태로 인한 정보 유출 불안감이 유통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유통업계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본인 인증 중단 등 보완 강화에 나섰다. 유통업계는 향후 이중 대응 전략 등이 필요해졌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통합 ID(아이디) 서비스에서 SKT와 SKT 알뜰폰 고객의 본인 인증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SKT와 SKT 알뜰폰 고객은 당분간 신세계포인트 회원가입이나 정보변경 등이 제한되게 된다.

이번 조처는 신세계포인트 통합 ID를 쓰는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신세계백화점·시코르·신세계사이먼·신세계까사·신세계DF·신세계프라퍼트(스타필드) 등 9개 계열사에 적용된다.

롯데그룹 계열사 통합 ID(엘포인트)를 관리하는 롯데멤버스도 4월30일 오후 6시부터 SKT와 SKT 알뜰폰 고객의 본인인증을 중단했다. 롯데 통합 ID는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온 등을 포함해 24개 계열사·49개 채널에서 사용 중이며 가입자만 3000만 명이 넘는다.

특히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는 자사 앱 ‘롯데잇츠’를 통한 비회원 주문을 차단했다. 비회원 주문 시 휴대전화 인증을 거쳐야 하는 탓이다.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웰푸드 등 롯데그룹 계열 식품회사들도 임직원들의 유심칩 교체와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적극 권고한 상태다.

SKT와 인공지능(AI) 동맹을 맺은 SPC그룹 측도 내부적으로 보안 점검 강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SPC 산하 계열사의 음식 배달·픽업 주문 앱인 해피오더의 경우 4월 초 SKT와 신규 멤버십을 제휴하고 T멤버십 고객에게 무료 배달과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물류 업계도 SKT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물류시스템 보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배송을 완료한 후 관련 정보를 암호화해 보관하고 3개월 후에는 즉시 삭제하는 등 안전장치를 마련해뒀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주기적으로 보안 위험 요소를 모니터링하는 등 대비를 강화하고 있다. GS리테일 역시 물류 시스템의 보안 취약점을 재점검하고 있다.

디지털화된 물류망이 해킹될 경우 고객 정보 유출은 물론 국가 물류 흐름 전체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2017년 덴마크 머스크의 해킹 사고처럼 대형 해운사의 정보 침해는 전 세계 항만 운영을 멈추게 한 사례로 기록돼 있다.

현재 해피오더 사용 시 통신사 인증을 필요로 하지 않아 별도의 조치는 취하고 있지 않으나 SKT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이달 2일 삼성전자·LG전자·네이버·카카오·CJ올리브영·무신사 등 20여 곳의 개인정보처리자들과 긴급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유심 보호 서비스 권고 △비정상 접근 시도 탐지 강화 △시스템 취약점 점검 등 실질 대응 방안이 논의됐다. 또한 개인정보위는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함께 다크웹 등에서의 개인정보 불법유통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연휴 기간에도 비상 대응체계를 가동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SKT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보안 강화 차원에서 본인 인증 중단과 비회원 주문 차단 등이 업계 내 더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번 사태가 유통기업 입장에선 기업 부담이 늘어나고 향후 이중 대응 전략 등이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한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7일 오전 서울 중구 SKT 본사에서 열린 일일 브리핑에 참석해 대국민 사과하고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최 회장의 사과는 사태 발생 이후 19일 만이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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