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담대 연체율 역대 최고치… ‘영끌’의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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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 커진 대출 상환… 서울 부동산 시장 경고등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13 11:32:47

서울 지역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연체율이 두 달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부동산 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코로나19 시기 저금리 대출로 ‘영끌’에 나섰던 차주들이 최근 고정금리 약정 종료와 함께 급등한 이자 부담에 직면하면서 연체가 속출하고 있다. 여기에 주택구입부담지수도 다시 상승세를 타며 서울 주택시장 전반에 구조적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서울 지역 주담대 연체율은 0.35%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12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 주담대 연체율은 2021년 12월 0.09% 수준에서 완만한 오름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2월 0.33%에 도달했고 이후 연말 0.31%를 기록한 뒤 올해 들어 다시 상승 곡선을 그렸다. 1월에는 0.34%로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2월에는 이 수치를 또다시 넘어섰다.

서울 지역은 전국 주택담보대출 중 금액 기준 약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주택 가격 자체가 높고 거래도 상대적으로 활발하기 때문에 서울의 연체율 증가는 전국 부동산 및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체율 상승의 배경으로는 코로나19 시기 유입된 저금리 고정금리 대출의 약정 종료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당시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에 수억 원대의 주담대를 감수했던 차주들이 최근 금리 인상과 함께 이자 부담이 폭등하면서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고정금리 약정이 끝난 후 변동금리로 전환되면서 월 상환금이 크게 오른 사례도 많다.

이런 압박은 실제 시장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4월 서울에서 임의경매로 매각된 부동산은 979건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742건) 대비 30% 이상 증가한 수치로 연체가 장기화되며 채권자가 법적 조치에 나선 사례가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임의경매는 채무자가 원리금을 3개월 이상 연체할 경우 금융기관이 재판 없이 부동산을 경매에 넘길 수 있는 제도다.

주택구입부담지수(K-HAI)도 다시 상승 중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157.9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150.9)보다 7p나 상승한 수치로 중위소득 가구가 중간가격의 주택을 구입할 경우 소득의 40.6%를 대출 상환에 쓰고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이 비율이 40%를 넘어서면 실질적인 금융위험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말한다.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2022년 3분기 214.6까지 치솟은 이후 지난해 2분기 147.9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득 대비 주거비 부담이 다시 커지면서 자가 보유율은 더 낮아지고 기존 차주들의 연체 가능성은 높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우려가 크다.

일각에선 지금의 연체율 상승이 단순한 경기 침체의 반영이 아니라 구조적 위기의 전조일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고정금리 약정이 줄줄이 만료되는 시점인 올해 하반기에는 연체율이 더욱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 부동산 시장은 이미 고점 논란과 함께 거래 침체가 겹치고 있다”며 “대출 부담 증가가 실질적인 자산 디폴트로 이어질 경우 금융기관의 부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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