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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석 특별검사팀이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혐의 수사의 정점으로 향하며 본격적인 강제 수사 절차에 17일 착수했다. 이날 특검은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자택을 비롯해 소방청 등 7곳을 압수수색했다.
김용대 사령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11월 사이 직접 평양 무인기 투입을 지시했다는 의혹의 중심에 서 있다. 특히 국방부와 합참의 공식 지휘 체계를 건너뛰고 드론작전사령부에 밀행 지시가 내려졌다는 현역 장교 녹취와 내부 진술이 특검 수사의 주요 근거로 제시됐다.
녹취에는 “김 사령관이 ‘V(윤 대통령)의 지시’라 했고, 합참에 알리지 말라고 했다”, “북 도발 유도와 공포 조성을 위해 전단 살포 및 무인기 노출이 필요했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령관이 지난해 9월 대통령 집무실에서 윤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회동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특검팀은 김 사령관을 상대로 실제‘ 3인 회동’이 있었는지, 무인기 작전 관련 논의가 이뤄졌는지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실제로 드론사 내부에서 전단통을 장착해 무인기를 개조했고, 그로 인해 비행 안정성이 떨어졌다는 국방과학연구소의 분석 자료도 제출된 상태다. 특검팀은 드론사가 추락 가능성을 알면서도 고의로 전단통을 달아 개조한 무인기를 띄워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려 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이에 더해 김 사령관 자택에서 발견된 유서 파일은 또 다른 파장을 낳았다. 유서에는 “이념을 떠나 국민을 위해 작전을 건의했다. 군인으로 부끄러운 행동을 한 적 없다”는 내용이 담겼으며, 현재 신변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에 앞서 김 사령관은 내란특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취재진에 윤 전 대통령과의 사적 회동 의혹에 대해선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이어 “34년째 군 생활을 하면서 국민과 국가를 위한 군인임을 잊은 적이 없다”며 “이렇게 군사 작전에 관해 특검 조사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참담하다”고 말했다.
김 사령관의 변호인은 “이번 사건은 역사적으로 기록돼야 할 사안인 만큼, 영상 녹화 조사가 꼭 필요하다”며 “임의로 작성되는 조서에 대해서는 형사소송법과 대검찰청, 경찰청 인권규칙에 비춰 적절한 수사 기법이 아닌 부당한 수사라고 말씀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같은 날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언론 통제 지시 의혹과 관련해 이상민 전 장관의 자택과 소방청장 집무실을 포함한 7곳을 압수수색했다. 이는 비상계엄 선포 직후 한겨레·경향신문·MBC·JTBC 등 주요 언론사에 ‘단전·단수’를 지시했다는 정황과 관련된 조치다.
수사 결과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계엄 선포 직후 이 전 장관에게 관련 문건을 보여주며 언론 통제 지시를 내렸고, 이 전 장관은 허석곤 소방청장에게 경찰 요청 시 단전·단수에 협조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과 증거가 확보됐다. 대통령실 CCTV에는 이 전 장관이 문건을 손에 들고 있는 장면도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장관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으나, 허 청장은 국회에서 해당 전화를 받은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또한 특검은 이 전 장관이 계엄 해제 직후 삼청동 대통령 안가에서 김주현 전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만나 ‘2차 계엄’ 또는 계엄 수습 방안을 논의한 정황도 수사 중이다.
헌법·형법 위반 가능성…윤석열 전 대통령, 책임 정점으로
헌법상 계엄은 내우·외환 등 공공질서에 심각한 위기가 있을 때에만 선포 가능하다(헌법 제77조). 그러나 이번 사안은 선거 패배 직후 선포 시도라는 점에서 헌정질서 파괴를 위한 권한 남용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가 사실이라면, 이는 헌법 제21조의 언론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로 평가된다.
형법상 쟁점은 내란죄(형법 제87조), 직권남용(제123조), 일반이적죄(제99조) 등이다. 내란죄는 무력행사 전이라도 국헌문란 목적의 조직적 시도로 성립할 수 있으며, 언론 통제, 계엄포고령 작성, 군 작전 개입 여부가 핵심이다. 또한 북한 도발을 유도하거나 불안감을 고의 조성했다면, 외환죄나 이적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쟁점은 윤 전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는지, 그리고 이상민·김용대 등과 공모한 정황이 입증되는지 여부로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이 확보한 문건, CCTV, 녹취, 유서, 군 지휘체계 자료 등은 윤 전 대통령 책임 소재를 가를 결정적 열쇠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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