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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당국이 현대차·LG 배터리 합작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300여 명을 포함한 근로자들을 무더기로 체포·구금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열악한 환경으로 악명 높은 포크스턴 구금시설에 이들이 수용되자 한국 정부는 영사 면담과 외교 채널을 총동원해 국민 권익 보호와 사태 수습에 나섰다.
7일 정부와 미 당국 등을 종합하면, 6일(현지시간) 주애틀랜타총영사관 소속 영사는 미국 조지아주 포크스턴에 위치한 ICE 구치소를 방문해 구금된 한국인들을 상대로 영사 면담을 진행했다. 영사는 수감자들의 건강 상태와 기본적 인권 보장 여부를 확인하고, 미 당국에 불편이나 인도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요청했다.
문제가 된 포크스턴 구금시설은 GEO 그룹이 운영하는 민간 교정시설로, 수용 정원은 약 1100명이다. 그러나 과거부터 비위생적 환경과 과도한 관리로 악명이 높았다. 2021년 미 국토안보부 감찰관실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시설은 매트리스가 찢어져 있고 환기 시스템에 곰팡이가 피어 있으며 곤충이 들끓는 등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고 지적된 바 있다.
이곳에는 4일 조지아주 서배나에 위치한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체포된 한국인 300여 명 가운데 상당수가 수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미 당국은 대대적인 불법체류 단속을 벌여 한국인을 포함한 475명을 체포·구금했다.
이날 MBC 단독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외부와의 연락이 차단됐다. 구금 시설 관계자는 MBC에 “대부분 한국인이며 식사와 의복, 세면도구를 제공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에게는 치킨너겟이 제공됐고, 수용복으로 갈아입은 뒤 조사를 받고 있으며, 조기 석방 여부는 조사 속도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현지 공관 중심으로 현장대책반을 가동하며 영사 조력을 적극 제공하고 있다. 또 조현 외교부 장관 주재로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공관 합동대책회의를 전날 열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 회의는 박윤주 1차관, 김진아 2차관, 주미대사관 공사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전날 “미국의 법 집행 과정에서 우리 국민의 권익과 대미 투자 기업의 경제 활동이 부당하게 침해돼서는 안 된다”며 “주미대사관과 주애틀랜타총영사관을 중심으로 신속한 해결을 위해 총력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전날 오후 앨리슨 후커 미 국무부 정무차관과 통화하고 이번 사태에 유감을 표명했다. 박 차관은 “양국 정상회담으로 형성된 신뢰와 협력 모멘텀이 유지돼야 할 중요한 시기에 우리 국민의 체포 장면이 영상으로까지 공개된 것은 우려스럽다”며 국무부 차원의 각별한 협조를 당부했다.
후커 차관은 “국무부도 해당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유관 부처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며 “한국의 대미 투자와 관련된 사안인 만큼 각별히 주목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김 2차관은 전날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에게 우려와 유감을 전달하고 우리 국민의 정당한 권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 장관도 전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공관 합동대책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조 장관은 “매우 우려가 크고 국민 체포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본부-공관 합동 대응 체계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그는 필요할 경우 직접 워싱턴을 방문해 미 행정부와 협의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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