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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가 출범한 뒤 첫 시험대는 권성동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될 전망이다. 권 의원이 이미 불체포특권 포기 의사를 밝힌 만큼 가결 가능성이 높지만, 특검 수사의 정당성을 둘러싸고 여야 간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우원식 국회의장은 9일 본회의에서 권 의원 체포동의요구서를 보고할 예정이다. 권 의원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구속영장 대상자다. 국회의원은 헌법상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구금되지 않는 불체포특권을 보장받고 있어, 영장심사에 앞서 국회 동의 절차가 필요하다.
국회법에 따르면 체포동의요구서는 본회의 보고 후 24시간이 지난 시점부터 72시간 이내에 표결에 부쳐야 한다. 따라서 9일 보고 이후 이르면 10일 표결이 가능하지만, 이날은 국민의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예정돼 있어 도의적으로 충돌을 피하고 11일이나 12일 처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표결은 무기명으로 진행되며,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국민의힘 의원 107명이 모두 반대표를 던지더라도 가결을 막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권 의원은 “영장심사를 받겠다”며 이미 불체포특권 포기 의사를 공식화한 상태다.
민중기 특검팀은 권 의원을 둘러싼 의혹을 통일교의 ‘정교일치’ 교리와 연계해 수사 중이다. 특검은 11일 한학자 통일교 총재를 소환할 예정이다. 애초 8일로 예정했으나, 한 총재가 심장 시술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일정이 연기됐다.
특검은 한 총재가 2022년 대선을 전후해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을 통해 김건희 여사와 권 의원에게 금품 제공을 승인·지시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윤 전 본부장은 조사에서 권 의원에게 현금 1억 원을 건네고, 김 여사에게는 2022년 4~7월 세 차례에 걸쳐 샤넬백과 그라프 목걸이 등 고가 명품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 진술과 자금 흐름 등을 근거로 한 총재를 사건의 핵심 인물로 보고 있다.
이번 체포동의안 표결과 한 총재 소환은 김건희 특검 수사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으로 꼽힌다. 권 의원 신병 확보 여부와 한 총재 조사 성패에 따라 수사가 단순한 정치 쟁점을 넘어 사법 처리 국면으로 확대될지 주목된다.
국회 정기국회 초반부터 여야 대치는 고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란 특검, 김건희 특검, 순직 해병 특검 등 3대 특검의 수사 기간과 인력, 범위를 확대하는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이른바 ‘더 센 특검법’이라 불리는 이 법안은 △특검 수사 기간을 최대 180일 이상으로 연장하고 △수사 과정에서 새로 드러난 의혹과 고소·고발 사건을 포함하며 △김 여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 측근 관련 의혹까지 수사 대상에 추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은 빠르면 9일, 늦어도 이번 회기 중 본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이를 “정치 보복을 위한 무제한 특검 드라이브”라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한 ‘탄핵몰이용’이라고 주장하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당내에서는 “여당이 의석수를 앞세워 밀어붙이면 모든 절차적 저항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힘을 얻고 있다.
4일,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최보윤은 논평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말하는 영수회담은 협치가 아니라 사기극”이라며 “영수회담이라 쓰고 압수수색이라 읽는다”고 직격했다. 최 대변인은 이어 “대통령이 검찰과 특검을 동원해 야당을 무너뜨리려는 무제한 특검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정치 보복 프레임을 강조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4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야당 말살 정치탄압 특검수사 규탄대회’에서 “정치특검은 당의 심장부를 겨냥한 것”이라며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무기로 특검법을 밀어붙인다면 우리는 단일대오로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 그리고 11일로 예정된 대통령 취임 100일 일정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본다. 민주당이 이 시점에 특검법을 강행 처리할 경우 대통령이 강조해온 협치 메시지와 100일 성과가 희석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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