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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을 찾아 70기 5급 신임관리자 교육생 305명을 대상으로 특강을 열고, 공직자로서의 사명감과 청렴한 자세를 강하게 주문했다. 대통령이 예비 사무관을 상대로 직접 강연에 나선 것은 2005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20년 만이다.
이날 특강에서 이 대통령은 “여러분 손에 국민의 생명이 달려 있다”며 공직의 무게감을 강조했다. “여러분의 판단과 행동에 따라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도 있지만, 극단적 선택을 할 수도 있다”며 “공직자는 어쩌면 작은 신의 역할을 하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의 청렴성과 유혹의 위험성에 대해 현실적이고 강한 어조로 경고했다. “공직은 돈을 버는 자리가 아니다. 돈 벌 생각이 있다면 빨리 떠나는 것이 본인을 위해 좋다”며 “돈은 마귀다. 마귀는 마귀의 얼굴을 하고 오지 않는다. 가장 아름다운 얼굴로 다가온다”고 했다. 이어 “처음에는 커피 한 잔, 점심 한 끼, 골프 한 번, 상품권 몇 장… 그러다 어느 날 장부에 이름이 올라간다. 이미 코가 꿰인 것”이라며, 업자와의 접촉은 ‘절대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특수부 검사들이 제일 먼저 찾는 것이 장부다. 공직자는 타깃이 되기 쉽다”며 “그래서 업자와는 애초에 관계를 맺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돈 벌 생각 있으면 공직은 빨리 떠나라”
“방향·성실·기술이 공직자의 덕목”
“유능해도 방향 틀리면 해악”
이 대통령은 공직자가 갖춰야 할 세 가지 역량으로 △방향 △성실함 △기술을 제시했다. 특히 ‘방향’을 최우선으로 꼽으며 “아무리 유능해도 방향이 잘못되면 위험하다. 공직자는 국가에 충성하고 국민을 사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게으른 유능함보다 부족하더라도 성실한 자세가 훨씬 더 훌륭하다”며 “스스로를 계속 갈고닦고, 매 순간 ‘국민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를 고민하는 것이 진짜 역량 개발”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사회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실천적 조언도 곁들였다. “공직은 정해진 일이 없다. 일은 끝이 없고, 재량은 많다. 그래서 작은 일부터 신속히 처리하라. 중요한 일만 끌어안고 있으면 아무것도 못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임시직 5년이지만, 시간을 두 배 효율적으로 쓰면 10년치 일도 가능하다”며 공직자에게도 ‘속도와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연 말미, 이 대통령은 “정책 실패를 개인 책임으로 전가하는 풍토가 공직사회를 위축시킨다”며 “선의를 가지고 재량 안에서 결정한 일이라면, 어떤 결과든 책임을 묻지 않는 제도와 풍토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공직자들이 정치적 책임 추궁의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판단하고 일할 수 있어야 나라가 성장한다”며 “정치가 공직자들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강연 후 질의응답 시간에는 한 교육생이 “10년 전 서현고 1학년 시절, 성남시장 시절의 대통령께 덮개 공원 사업 지연 사유를 질문한 적 있다”며 반가움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기억난다”며 웃었고, 해당 교육생은 “그 공원은 잘 완공됐고, 저는 오늘 이 자리에 사무관으로 서 있다”고 말했다.
이번 특강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철학인 ‘국민 주권 시대’를 현장 공직자들에게 전달하고, 청렴하고 실천적인 공직문화 형성을 독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통령실은 “신규 공무원의 자긍심과 책임감을 일깨우기 위한 의미 있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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