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VIP 격노는 사실… 진실 밝혀지고 책임자 법적 책임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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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2주기 앞두고 특검 출석… 윤석열 개입 의혹 본격 수사
강의구·최주원 등 핵심 인물 줄소환…대통령실 개입 의혹 본격 수사
김태효·이충면 등 윤 전 대통령 측근 잇단 진술…“격노, 실재한 일”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7-16 17:17:37

▲ 상병 사망 당시 경북경찰청장이었던 최주원 경찰청 미래치안정책국장(왼쪽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려 온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 채상병 사망 사건 초동조사 당시 수사외압을 폭로했던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16일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특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초동 수사 과정에서 외압을 폭로했던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VIP 격노는 설(說)이 아닌 사실로 규명됐다”며 “진실이 밝혀지고, 책임자들은 법적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16일 밝혔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박 대령은 이날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특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번 특검의 행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직접적 개입 여부를 정조준하고 있으며, 사건의 본질인 ‘권력의 수사 개입’이 어디까지였는지를 규명하고 있다.

박 대령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격노가 모든 일의 시작이었다”고 단언하며, “오는 19일 채 상병의 두 번째 기일을 앞두고 아직도 죽음의 원인과 책임자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현실이 답답하다”면서도 “특검이 진실을 밝히고 있어 사필귀정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령은 2023년 7월 채 상병 순직 사건 초동 조사를 지휘한 인물로, 당시 임성근 전 1사단장 등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특정했다. 하지만 같은 해 7월 31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 이후 윤 전 대통령이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하겠느냐”며 격노했고,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로 질책했다는 이른바 ‘VIP 격노설’이 불거졌다.

이로 인해 국방부는 사건 이첩을 보류했고, 피의자 명단에서도 주요 인물들이 빠졌다. 박 대령은 이를 ‘수사 외압’으로 판단, 경찰 이첩을 강행했으며 항명 혐의로 기소됐다가 올해 초 무죄를 선고받았고, 특검의 항소 취하로 무죄가 확정돼 최근 수사단장직에 복귀했다.

박 대령은 이날 출석에 앞서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기도 덕분에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왔다”며 “다시 군인으로서 직무에 충실하고, 진실을 밝히는 데 끝까지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박 대령으로부터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이 ‘VIP 격노’ 사실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바탕으로, 해당 회의 참석자들을 최근들어 연이어 소환하고 있다.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이충면 전 외교비서관, 왕윤종 전 경제안보비서관은 최근 윤 전 대통령의 격노를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내놓았다. 특검은 이날 회의에 김용현 전 대통령 경호처장도 참석했다는 새로운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아울러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과 채 상병 사건 당시 경북경찰청장이었던 최주원 경찰청 미래치안정책국장도 각각 참고인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최 전 청장은2023년 8월, 해병대 수사단으로부터 채 상병 사건 관련 수사기록을 이첩받은 뒤 이를 국방부 검찰단으로 다시 넘긴 당사자로, 이 과정에 대통령실과 국방부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 여부가 핵심 수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 전 청장은 당시 경북경찰청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경찰청 미래치안정책국장을 맡고 있다. 그는 휘하 경찰들에게 의무 없는 행위를 시켰다는 의혹과 함께, 해병대 수사관들의 적법한 권리 행사를 방해한 혐의로 고발됐다. 특검은 특히 수사기록 이첩 전후 대통령실로부터 연락을 받았는지 여부와, 기록 회수의 적법성 판단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같은 날 오후 2시쯤에는 윤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강 전 실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특검에 출석했다. 검찰 수사관 출신인 강 전 실장은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비서관으로 활동했으며, 이후 대통령 당선 이후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강 전 실장은 ‘VIP 격노설’이 처음 제기된 2023년 7월31일 대통령 주재 외교안보 수석비서관회의에 직접 참석하지는 않았으나, 당일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과 여러 차례 통화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특검 수사의 주요 참고인으로 떠올랐다. 임 전 비서관은 윤 전 대통령의 격노 사실을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게 전달한 핵심 인물로 의심받고 있다.

특검팀은 강 전 실장이 윤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한 위치에 있었던 점을 근거로, 사건 초기 대통령실이 수사에 어떤 방식으로 개입했는지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이번 특검 소환 조사는 윤 전 대통령의 격노 발언이 수사 방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군과 경찰이 이에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규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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