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현무암 사이 한라산 ‘하얀 돌밭’ 천연기념물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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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모세왓 유문암질 각력암 지대’ 퇴적층 연구에 중요한 단서
밝은색 띠는 이유는 이산화규소(SiO) 때문

임유이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7-15 10:20:24

▲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한라산 모세왓 유문암질 각력암 지대’.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은 ‘한라산 모세왓 유문암질 각력암 지대’를 국가지정유산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고 15일 밝혔다. 모세왓은 모래(모세)와 밭(왓)을 뜻하는 제주 방언이다. 명칭은 모세왓이지만 실제로는 암석 지대여서 모래밭이라기보다는 돌밭에 가깝다.

한라산 모세왓 유문암질 각력암 지대는 제주 한라산 백록담 남서쪽 방향 외곽 지역에 크기가 제각각인 유문암질 암석 조각들이 서로 맞물려 분포하는 약 2.3km 구간을 말한다. 최대 폭은 500∼600m 수준이다.

국가유산청은 이 지대가 약 2만8000년 전, 소규모 용암돔(분출된 용암류가 만들어낸 화산암 언덕)이 붕괴하면서 생긴 화산쇄설류에 의해 만들어져 화산 지질학적 가치가 크다고 전했다.

이곳에서 확인되는 유문암질 암석은 이산화규소(SiO₂) 함유량이 많아 밝은색을 띠고 있어 제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두운색을 띠는 현무암질 암석과 대비된다.

일반적으로 화산 마그마가 서서히 식으면 현무암질-안산암질-유문암질 순으로 암석화가 일어난다. 그간 제주에는 현무암질 암석만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한라산 모세왓 유문암질 각력암 지대에서 유문암질 암석의 존재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특히 생성 연대가 명확히 밝혀진 유문암질 각력암 파편들이 비교적 넓은 지표퇴적층에서 발견된다. 이 암석은 밝은색이어서 다른 암석과 쉽게 구별되기 때문에 한라산 고지대의 화산 퇴적층이 쌓인 순서를 해석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 한라산은 17만여 년간 지속한 여러 차례의 화산활동을 통해 형성됐으며 태고의 화산활동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국가유산청

한편 민족의 영산 한라산은 17만여 년간 지속한 여러 차례의 화산활동을 통해 형성됐으며 태고의 화산활동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특히 한라산 고지대는 약 19만1000년 전부터 1만4000년 전까지 화산활동이 지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화산 폭발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화산 활동기를 1기와 2기로 구분하고 있다. 1기는 18만2000년~10만 년 전이고, 2기는 9만5000년~1만4000년 전이다.

한라산 고지대 중 가장 오래전 화산활동이 있었던 곳은 어리목 상수원(19만1000년 전)이다. 이어 동수악(18만4000년 전), 윗세오름과 남벽 중간 하천(16만8000년 전), 왕관릉(13만4000년 전), 삼각봉(10만3000년 전), 영실(8만5000년 전), 한라산 동릉(1만6000년 전) 순으로 화산활동이 있었다.

한라산 정상부인 백록담 부근은 연대측정 결과, 약 3만7000년 전 조면암질 용암돔이 처음으로 형성된 이후 2만1000년~1만9000년 전 조면현무암질 용암이 새롭게 분출하면서 분화구 모양으로 형성된 것으로 조사됐다.

임유이 기자 ly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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