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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가 5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한국은행이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 긴급 점검회의를 열어 국내 금융시장을 진단했다. 금리 방향성에 대한 예측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외환·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하려는 조치다.
한국은행은 31일 오전 유상대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29~30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글로벌 금융시장과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마련됐다. 통화정책국장, 국제국장, 금융시장국장, 공보관, 투자운용부장, 외환시장팀장, 시장총괄팀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FOMC에서 미 연준은 기준금리를 4.25~4.50%로 유지하며 다섯 번째 동결을 결정했다. 일부 위원이 금리 인하를 주장했으나 제롬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관세정책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앞으로의 통화정책은 들어오는 데이터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은 파월 의장의 발언을 ‘매파적(hawkish)’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2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0.07%p, 10년 만기 금리는 0.05%p 상승했으며 달러인덱스(DXY)는 1.1%p상승했다. 반면 S&P500 지수는 0.1%p 하락하며 투자심리가 일부 위축됐다.
부병수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과장은 “통상적으로 매파는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입장이지만 현재처럼 금리 인하가 거론되는 시점에서는 동결을 선택한 것 자체가 매파적 시각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시장에서는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60~70% 수준으로 봤지만 이번 동결과 파월 의장의 신중한 태도로 인하 기대는 한층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실제 시장에서는 미국 CME그룹의 FedWatch 툴(페드워치)을 통해 금리 인상·인하·동결에 대한 확률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있다. 이 툴은 연방기금금리 선물 가격을 바탕으로 다음 FOMC 회의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확률을 계산한다. FOMC 전까지만 해도 페드워치는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약 67%로 반영했지만 FOMC 결과 이후 9월 금리 인하 확률은 약 45~48%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유상대 부총재는 회의에서 “연준 내부에서도 경기 둔화 우려가 제기돼 일부 인하 의견도 나왔지만 파월 의장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유지했다”며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시장의 기대와 실제 정책 간 괴리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한편 최근 타결된 한·미 무역협상도 논의 대상에 포함됐다. 유 부총재는 “양국이 주요국 평균 수준인 15% 관세율에서 합의함에 따라 일부 무역 불확실성은 해소될 것”이라면서도 “미·중 등 주요국 간 교역환경 변화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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