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에서] 혼돈서 우연과 영감으로 얻어낸 극치의 아름다움을 담다

뉴스

25일 개관, 9월28일까지 성남·원주 지역작가교류전 진행
성남아트센터 규브미술관에서 이어지는 ‘감각퍼즐’을 찾아

강재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7-31 16:49:48

극한 폭염이 연이어지는 맹하의 계절에 갤러리를 찾아 아름답고 기묘한 창조의 세계를 만나는 기쁨을 그 어디에 비유할까.

31일 기자가 찾은 성남아트센터 성남큐브미술관 반달갤러리에서는 성남과 원주 두 도시의 지역예술가교류전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전시 테마는 ‘감각퍼즐’.

성남과 원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미술가 박혜원·황미숙 그리고 같은 두 도시에서 새롭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신예 작가 윤지현·정서인 등 네 명의 작가가 이번 전시회에 참여하고 있다.

전시실 초입에서 만나는 정서인 작가의 작품 세계는 시(詩)로 빗대자면 불(fire)이 시상(詩想)이다.

불을 매개로 소멸과 생성이 공존하는 자연의 순환을 시각화했다. 그에게 종이를 태우는 행위는 단순한 파괴가 아닌, 우연과 계획이 어우러지는 창조의 과정이다.

그런데 그의 이러한 창조원리가 전시공간을 달리한 반달갤러리로 발길을 옮겼을때 마주하는 황미숙 작가의 도자의 세계에서도 어쩌면 그리도 일치하고 있는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의 작품은 흙과 불의 물성을 탐구하며 흙과 금속 산화물을 활용해 색과 질감의 차이를 표현해낸다.

1000도가 넘는 가마에서 구워내며 연출해내는 것이 흡사 혼돈에서 창조와 재창조의 파편을 직접 목도하는 듯 어느 조각 하나 서로 똑같은 것이 없지만 비교적 가지런히 정렬된 세계, 지금의 대우주가 정렬된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그의 도자기법은 여느 도자의 세계와 그래서 다르다. 우연에서 얻는 발견의 기쁨 곧 세렌디피티를 이야기하려는 듯 독특한 도자의 세계를 자신있게 만들어내고 있다.

아름다우면서 기묘한 세계의 발견은 약간은 어지러울 수 있는 현실의 각박한 마음을 침잠시키는 마력이 있어 보인다.

작품들에 대한 잔상이 머릿 속에서 어느 것 하나 떠나지 않는 것이 흡사 잘 저장된 반도체 메모리에 저장된 듯하다.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설명하고자 애쓰던 아리따운 여성 해설가의 노력도 감명이었지만 신비의 작품 세계에 잠시 다녀온 느낌은 지금도 지울 수 없다.

잠재된 감각을 일깨우는 순간이란게 이걸 말하는 걸까.

강재규 기자 jk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

정기 후원
일반 후원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는 온라인 판 스카이데일리닷컴과 32면 대판으로
매일 발행되는 일간종합신문 스카이데일리(조간)를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후원자 분들께는 지면광고를 하고자 하실 경우
특별 할인가격이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