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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미국 본토 전체를 보호하는 우주 기반 미사일 방어 체계 ‘골든돔(Golden Dome)’ 구축을 공식 선언했다. 그는 백악관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을 대동한 자리에서 “우리는 역사상 가장 뛰어난 방어 시스템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밝힌 구상에 따르면 골든돔은 위성을 활용해 러시아·중국·북한·이란이 보유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극초음속 미사일을 본토에 도달하기 전에 우주에서 요격하는 다층 방공망이다.
레이건 행정부의 ‘스타워즈(Strategic Defense Initiative)’를 계승한 개념으로, 이스라엘의 ‘아이언돔(Iron Dome)’을 본뜬 듯한 이름이 붙었지만 성격은 전혀 다르다.
아이언돔이 단거리 로켓을 막는 전술적 방어망이라면, 골든돔은 광활한 미 본토를 지키는 전략적 방어망이다. 트럼프는 임기 종료(2029년 1월) 전 가동을 공언했지만, 의회예산처(CBO)는 최소 20년과 5000억 달러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실현 가능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건국 이래 처음으로 해외 개입보다 본토 방어를 우선해야 하는 시대를 맞았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프로젝트다.
송승종 대전대학교 특임교수는 스카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워싱턴포스트가 최근 연재한 기획 기사를 분석하며, “핵전쟁은 옛말이 아니다. 미국 본토조차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냉전 이후 핵전쟁 공포는 사실상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왜 다시 핵무기를 걱정해야 한다고 보나?
“지난 30년간 미국 사회에서 핵전쟁은 ‘잊힌 공포’였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현재 지구상에는 9개국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총 1만 2200개 이상의 핵탄두가 존재한다. 그 파괴력을 모두 합치면 히로시마 원폭의 14만 5000배에 달한다. 그 가운데 약 2100개는 ‘고경보 상태’로, 몇 분 안에 발사 가능하다. 러시아와 미국이 전체의 90%를 차지하지만, 최근 중국의 핵전력 확장이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떠올랐다.”
―중국의 핵 확장이 왜 특별히 우려되는가?
“미·러 간 핵균형은 오랫동안 유지돼 왔다. 그런데 중국이 본격적으로 핵전력을 증강하면서 기존의 ‘2체 균형’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물리학에서 해답이 없는 ‘3체 문제’에 비유되곤 한다. 게다가 현실은 ‘9체 문제’다. 인도·파키스탄 국경 분쟁, 북한·중국·러시아의 미묘한 갈등과 신흥 동맹, 인공지능(AI) 같은 첨단 기술이 개입하면서 위험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미국 본토는 여전히 안전지대라고 믿는 시각도 있다. 정말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은가?
“그건 이제 옛말이다. 미국이 세계 곳곳에 개입할 수 있었던 건 본토가 절대적으로 안전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러시아, 중국, 북한의 ICBM이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8000억 달러 규모의 ‘골든돔’ 방어 체계 구축을 선언한 것이다. 그러나 어떤 방패도 완벽할 수는 없다.”
―미국 대통령만이 핵공격을 명령할 수 있다는 사실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어떤 시스템인가?
“핵무기 사용 권한은 오직 대통령 한 사람에게 집중돼 있다. 대통령 곁에는 항상 ‘핵풋볼’이라 불리는 검은 가방이 따라다닌다. 공격 징후가 포착되면 대통령은 약 10분 안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 문제는 이 시스템이 대통령 개인의 심리적 안정성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점이다. 트럼프 1기 당시에도 합참의장이 개입하려 한 적이 있었고, 2018년 하와이 미사일 오경보 사건처럼 단순 오류가 핵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왜 더 많은 국가들이 핵무기를 가지려 하나?
“핵무기는 여전히 ‘최종 보증 수표’다. 우크라이나가 핵을 포기했다가 어떤 일을 당했나. 그 사례는 전 세계 국가들에게 뼈아픈 교훈이 됐다. 게다가 트럼프 행정부의 ‘무임승차론’ 같은 발언으로 미국의 확장억제 신뢰가 흔들리면서 동맹국들마저 ‘차라리 우리가 핵을 가져야 한다’는 인식을 키우고 있다.”
―최근 러시아가 ‘죽음의 손(Dead Hand)’을 언급하며 핵위협을 했다. 어떤 의미인가?
“‘죽음의 손’은 1980년대 소련이 만든 자동보복 시스템이다. 최고지도부가 전멸해도 자동으로 핵미사일을 발사하도록 설계된 장치다. 러시아가 공식 인정한 적은 없지만 여전히 작동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도 2022년에 유사 개념을 도입했다. 러시아 메드베데프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죽음의 손’을 언급한 건 미국 본토를 직접 겨냥하겠다는 핵 위협의 신호였다. 이는 미국 본토가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님을 보여준다.”
―결국 미국이 직면한 새로운 현실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미국 본토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다. 트럼프 행정부가 ‘골든돔’을 추진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러시아·중국·북한의 핵전력이 증강되는 한, 미국의 불안은 줄어들지 않는다. 특히 문제는 동맹국에 제공한 ‘핵우산 약속’이다.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이 공약들을 모두 지켜낼 수는 없다. 미국이 진짜 두려워하는 건 러시아의 ‘죽음의 손’이 아니라 동맹국들의 ‘핵자강’일지도 모른다.”
―트럼프 대통령이 ‘골든돔’을 선언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본토 전체를 보호하는 우주 기반 미사일 방어 체계를 임기 내에 구축하겠다고 했다. 개발비로 약 1750억 달러, 우리 돈 244조 원 규모를 밝히면서 ‘역사상 가장 뛰어난 방어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의회예산처(CBO)는 최소 20년, 5000억 달러 이상이 걸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상징적 정치 선언이라는 성격이 짙다.”
―‘골든돔’은 어떤 개념인가?
“말 그대로 ‘황금 돔’, 즉 미국 본토 위를 덮는 방패다. 위성을 활용해 러시아·중국·북한·이란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지상에 도달하기 전 우주 공간에서 직접 요격하는 개념이다. 기존 패트리엇이나 사드(THAAD) 같은 지상 요격 체계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우주에서 먼저 차단하는 방어망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이나 과거 ‘스타워즈’와는 어떻게 다른가?
“레이건 행정부 시절 추진됐던 ‘스타워즈(Strategic Defense Initiative)’는 인공위성을 이용해 소련의 핵미사일을 막겠다는 계획이었지만, 기술력 부족과 막대한 비용으로 중단됐다. 트럼프는 ‘40년 전 레이건이 시작한 일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름은 ‘아이언돔’에서 따왔지만 성격은 전혀 다르다. 아이언돔은 팔레스타인 하마스가 쏘는 단거리 로켓과 박격포탄을 탐지해 요격하는 전술적 방어망이다. 좁은 국토에서 가능했던 방식이다. 반면 골든돔은 미국 전역을 겨냥한 장거리 첨단 미사일을 막는 전략적 방어망으로, 차원이 완전히 다르다.”
―임기 내 완성이 가능할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골든돔에 필요한 우주 기반 요격체, 극초음속 탐지 센서, 인공지능(AI) 통합 지휘 체계가 아직 실전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다. 의회예산처가 최소 20년을 잡은 것도 이런 이유다. 트럼프가 강조하는 ‘임기 내 완성’은 기술적 전망이라기보다는 ‘안보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정치적 수사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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