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가 '금연보조제'? …청소년 40% '잘못된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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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09 13:20:41

▲ 청소년들은 전자담배를 금연보조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연구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종원 기자ⓒ스카이데일리

우리나라 청소년 10명 중 4명이 전자담배에 대해 "일반 담배 대체제 혹은 금연 보조제다."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삼육대학교에 의뢰해 연구 조사하고 9일 공개한 '아동·청소년 전자담배 사용 예방 교육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초·중·고교생 302명 중 39.7%가 전자담배를 '일반 담배의 대체제' 또는 '금연 보조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다' 또는 '전혀 해롭지 않다'는 응답도 32.2%에 달해 유해성에 대한 심각한 오해가 퍼져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담배회사의 마케팅 전략이 청소년들 인식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지적됐다. 가향 담배와 전자담배가 과일 향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타겟층을 공략하는 신흥담배 제조회사의 마케팅 전략에 청소년들이 무방비로 노출된 결과라는 게 이번 정부 용역 보고서를 통해 처음 확인됐다.

보고서는 이들 담배 회사가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청소년에게 인기 있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유명인이나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광고를 집중적으로 노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담배 같지 않고 예쁜 디자인" "역한 냄새 대신 나는 과일 향" 때문에 전자담배에 호기심을 느꼈다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6월 대한금연학회가 보건복지부의 의뢰를 받아 수행한 '담배 제품 국내 유통시장 조사 및 흡연행태 심층 분석 연구(2024년)' 보고서는 국내 흡연 시장은 '전통 담배(궐련형 일반담배)의 감소'와 '신흥 전자담배 류의 증가'가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다.

2018년 약 640억 개비이던 일반담배 판매량은 2023년 약 620억 개비로 5년 새 4.2%가량 줄었지만, 같은 기간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약 65억 개비에서 약 120억 개비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2028년이 되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규모가 약 5조2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성인의 궐련 흡연율은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2023년 조사에서는 이례적으로 성인 남녀 모두의 흡연율이 전년 대비 동반 상승하며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런 액상형 전자담배 등 신종담배의 공세는 금연 정책의 효과를 반감시키는 것을 넘어 특정 연령층과 성별의 흡연율을 오히려 끌어올리는 '역주행' 현상까지 낳고 있다. 냄새 저감 기술과 캡슐 등을 활용한 신제품이 쏟아지면서 흡연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특히 젊은 층과 여성을 유인하는 핵심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50∼59세 남성과 20∼29세 여성의 궐련 흡연율이 전년보다 각각 9.6%포인트, 6.3%포인트 급증하며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궐련의 인기는 장기적으로는 하락세이지만, 2023년에 특정 연령층에서는 오히려 궐련 흡연이 다시 늘어나는 우려스러운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전반적으로 담배사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감소하고, 사용이 편리한 대체재가 확산한 결과로 풀이했다.

즉 신종 담배의 확산이 흡연에 대한 전반적인 경각심을 낮추고 다양한 담배 제품이 공존하는 시장 환경이 조성되면서 이처럼 일부 연령층에서는 오히려 전통적인 담배인 궐련 사용이 다시 늘어나는 복잡한 양상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또 20대는 액상형 전자담배, 30대는 궐련형 전자담배, 60대 이상은 궐련의 비중이 높은 연령별 선호도 차이를 보였다.

문제는 전자담배 역시 명백한 '담배'라는 점이다. 보고서는 전자담배에 니코틴 등 중독 물질과 각종 유해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으며, 그 증기(에어로졸) 역시 단순 수증기가 아닌 발암물질을 포함한 유해 물질이라고 명시했다.

특히 청소년기에 니코틴에 노출될 경우 성인보다 중독에 훨씬 취약하고 뇌 발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보고서는 기존의 예방 교육이 이런 새로운 위협을 막기에 역부족이라고 진단하며 청소년들의 문화 코드를 활용한 새로운 교육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그 일환으로 연구진은 '전자담배도 담배'라는 핵심 메시지를 담은 18초짜리 CM송과 인기 '밈(meme)'을 활용한 짧은 영상 등 청소년들이 즐겨 쓰는 소셜 미디어 등 플랫폼에 맞춘 맞춤형 콘텐츠를 개발하기도 했다.

한편, 8일 보건복지부의 의뢰로 한국금연운동협의회가 수행한 '신종담배 확산에 따른 흡연 정도 표준 평가지표 개발 및 적용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니코틴 의존도 지표에서 신종담배 사용자들의 중독 수준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기상 후 5분 이내에 담배를 피운다'고 답한 비율은 액상형 전자담배 단독 사용자가 30.0%로 가장 높았다.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자는 26.0%였으며, 일반 담배 사용자는 18.5%로 가장 낮았다. 이는 잠에서 깨자마자 니코틴을 찾을 만큼 의존도가 높은 사람이 신종담배 사용자 그룹에서 더 많았다는 의미다.

맹세희 기자 ms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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