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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카카오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책임 회피성 의사결정이 자본시장 신뢰를 흔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회와 노동·시민사회는 “국민연금이 주요 주주임에도 실질적 견제를 하지 않아 피해가 노동자와 소액주주에게 전가되고 있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자본시장 신뢰를 흔드는 IT 거버넌스, 네이버·카카오를 말하다’ 토론회에서 박주민·오기형·김남근·김현정·신장식·이용우·차규근 의원은 “네이버·카카오 사례는 특정 기업 문제가 아닌 한국 경제 전반의 구조적 과제”라며 상법 개정과 스튜어드십 코드 실효성 강화를 약속했다.
오세윤 네이버지회장은 ‘네이버 거버넌스의 문제와 대안’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2021년 직장 내 괴롭힘 사건 당시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에서도 책임이 확인됐지만 이사회는 면책을 규정하며 조사를 거부했다”며 “올해는 규정에도 없는 재심의를 요구한 임원에게 사실상 면죄부를 주고 복귀까지 허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침묵하는 현실에서 노동이사제와 우리사주 확대 같은 실질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은 ‘카카오 거버넌스의 문제와 대안’ 발제에서 “카카오는 커머스 CIC 분사·합병, Tapas·Radish 인수 후 폐업 등 오락가락한 경영으로 신뢰를 잃었다”며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스톡옵션 매각,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 논란은 단기 이익만 챙기고 책임은 지지 않는 구조를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그는 임원 보수 주주 의결권제, 보수 환수제, 이해관계자 영향 평가 의무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종보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은 ‘IT산업 지배구조 개선 과제’ 발제를 통해 “플랫폼 기업은 단순한 사기업이 아니라 국민 생활과 직결된 인프라 기업”이라며 “주주 의결권 실질 보장, 경영진 보수 환수제 도입, 이사회 독립성 강화, 이해관계자 영향 평가 의무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토론에서 천준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은 “우리 자본시장의 고질병은 ‘거수기 이사회’”라며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선임, 최대주주 의결권 제한 등 제도가 실효성 있게 작동해야 하며, 스튜어드십 코드도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 감시 장치로 기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종현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위원장은 “국민연금은 세계적 연기금이자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임에도 여전히 소극적 태도에 머물러 있다”며 “더 이상 방관자가 아닌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해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앞장서야 한다. 그래야 국민 노후 자산을 지키고 자본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AI·디지털 경제 강국을 외치면서도 내부 도덕적 해이가 반복된다면 혁신은 허울뿐”이라며 “노동자·주주·사회가 함께 신뢰할 수 있는 지배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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