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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탐방=돈되는 상권]-<183> 이태원 우사단길
홍대 떠나는 젊은 아티스트, 변모하는 이태원 뒷골목
값싼 월세 찾아 모인 예술가들, 자발적 행사 ‘플리마켓’이 상권 도화선
신정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5-10-29 14:33:24
이태원이 핫 플레이스로 급부상하면서 이태원 일대 골목에는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고 있다. 초기에는 해밀턴 호텔 뒷골목 이태원로27가길을 중심으로 펍과 음식점들이 성행했다. 이후 꼼데가르송길이 유명해지면서 경리단길, 우사단길이 유명세를 탔다. 우사단길에 상권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이슬람 사원 뒤편 계단에서 지난해 3월부터 플리마켓(벼룩시장)이 열리면서부터다. 계단에서 물건을 펼쳐놓고 판다고 해서 ‘계단장’으로 불렸다. 1~2년 전부터 우사단길에 자리잡은 청년 사업가들과 예술가들이 행사 기획에서 진행까지 전담하고 있다. 별도의 수수료를 챙기지는 않고 마을을 활성화시키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일종의 봉사활동이다. 계단장이 선다는 공지를 하고 판매상(셀러)들을 모집한다. 우사단로에 상점이 있는 기존의 셀러들은 협업 방식으로 본인의 상점에서 물건을 판매한다. 스카이데일리가 독특한 골목 우사단길을 취재했다.

 
 ▲ 이슬람 서울중앙성원부터 본격적으로 예술가들이 모여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는 우사단로10길이 나타난다. 도깨비시장 방향으로 펼쳐진 길목에는 화려한 네온사인과 잘 닦인 도로가 많은 이태원 거리와 달리 제멋대로 뻗은 도로와 제멋대로 생긴 가게들이 독특한 풍광을 자랑한다. ⓒ스카이데일리

복잡한 이태원거리 뒤편, 젊은 아티스트들이 모여 독특한 문화를 형성한 거리가 있다. 이태원역 3번 출구로 나가 ‘이태원 119안전센터’ 옆 골목으로 올라오면 나오는 우사단로10길부터 우사단길이 시작된다. 우사단은 조선 태종 때 기우제를 지내던 제단의 이름이다.
 
우사단로는 작년부터 계단장이라는 플리마켓이 생기면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홍대 상권의 월세가 오르면서 개인 작업실이 필요한 젊은 예술가들이 값싼 월세를 찾아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이슬람 사원이 있고, 외국인들이 많아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국적 이색적인 분위기는 개성 강한 젊은 예술가들의 취향에 맞았다. 특히 이곳은 처음 가게를 차린 열정적인 젊은 아티스트들이 많아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독특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곳에서 개인 상점을 운영하는 한 젊은 예술가는 “계단장이 입소문 나면서 우사단로가 떴다”며 “외국인이 많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이색적인 분위기를 내기 때문에 작가들이 흥미롭게 여기고 들어오는 것 같다”고 했다.
 
우사단로10길 초입에서 이태원 랜드마크 이슬람 서울중앙성원까지 15여 곳의 이슬람 레스토랑이 위치해 있다. 이 길을 걷다보면 어눌한 말투로 관광객을 맞이하는 무슬림들을 만나게 된다.
 
 ▲ 상권이 크지 않지만 지역상인들끼리 유대관계가 끈끈하고 계단장이 성행하는 것을 보고 이 곳에 작업실을 여는 예술가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또 젊은 아티스트들이 모여 전시회를 여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우사단로10길 초입에 있는 ‘커피캐슬’은 2년 전에 생겼다. 술집을 개조해 만든 이 카페는 큰 테라스가 인상적인 곳이다. 커피캐슬 운영자는 활성화되기 전에는 우사단로는 슬럼가였다”며 “미군을 상대로 하는 술집이 많았지만 미군기지가 평택으로 내년까지 이전하면서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 했다. 그는 “일반 상권에 비해 젊은 상인들이 많은데, 이들이 과연 돈을 벌려고 들어온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실험적이고 개성강한 공방들이 많다”고 했다.
 
초입을 지나 도깨비시장 방향으로 펼쳐진 길목에는 화려한 네온사인과 잘 닦인 대로변 이태원거리와 달리 제멋대로 뻗은 도로와 개성 넘치는 가게들이 독특한 풍광을 자랑한다. 우사단로에는 젊은 예술가들이 직접 작품을 만들고 판매도 할 수 있는 상점들이 많다. 주로 의류, 엽서, 캔들(향초), 디퓨저(액체 방향제) 등을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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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네 프루티즘’과 인근에 있는 ‘장고네 문화살롱’의 주인은 동일한 사람이다. 장고네 문화살롱은 향초와 디퓨저 등을 만드는 작업실로 사용된다. 이곳에서 만든 작품은 카페로 운영되는 장고네 프루티즘에서도 구입이 가능하다. 장고네 프루티즘 주인은 카페와 작업실 외에도 앞으로 새로운 공간을 더 만들 예정이라고 했다.
 
장고네 문화살롱에서 일하는 한 여성 작가는 “개인사무실을 갖기 어려운 작가들이 직접 이 곳에서 작품을 만들고 수업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취지가 좋다”고 했다.
 
‘우사단 고기’는 간판을 설치하는 대신 창문에 가게 이름을 썼다. 이곳에 사는 주민이었던 주인은 간판이 없는 게 재밌을 것 같아서 달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이곳에서 약 2년 정도 장사를 했는데 평일에는 손님이 적고 아무래도 계단장이 서는 주말에 손님이 많다”고 전했다.
 
이 길에는 ‘그 바람에 주식회사’라는 독특한 이름의 베이커리가 있다. 월세가 저렴해 이곳으로 왔다는 베이커리 주인은 제빵 작업실을 운영한 지는 2년 됐고 제품을 판매한 지는 1년이 됐다. 특별한 계획을 정해놓지는 않았다는 그는 “월세가 싸기 때문에 장사가 안 되더라도 제빵 작업실로 계속 쓸 예정”이라고 했다.
 


 ▲  이 지역 사람들은 어려운 일이나 사소한 문제라도 다 같이 도와주는 분위기다. 커뮤니티의 유대관계가 진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사진 위는 젊은 아티스트들이 작업실. 사진 아래는 개성강한 카페와 음식점들  ⓒ스카이데일리
 
상인들간에 유대관계 끈끈…결혼식이나 사소한 일들까지 서로 챙겨
 
그는 “우사단로에 새롭게 가게를 여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지만 계단장이 처음 생겼던 지난해 봄과 비교하면 차분해졌다”며 “그러나 우사단로는 다른 거리와 달리 상인들끼리 유대관계가 끈끈한 것이 장점”이라고 했다.
 
게스트하우스와 작업실을 같이 운영하는 곳도 있었다. 게스트하우스 1층을 작업실로 만들고 여기서 만든 제품을 판매한다. 이곳 작업실 운영자는 “서울시에서 지역 커뮤니티에 보조금을 주고 상권을 활성화시키는데 여기는 그런 게 필요 없다”며 “이 지역 사람들은 어려운 일뿐만 아니라 사소한 문제도 다 같이 도와주는 분위기다. 커뮤니티의 유대관계가 진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우사단길이 젊은 작가나 디자이너들이 새로 시작하기에 굉장히 좋은 입지조건을 가지고 있다”며 “돈을 번다는 느낌보다는 하고싶은 작업을 한다는 느낌이 강하다”고 했다.
 
카페 ‘엔트로피’ 점원은 “경리단길처럼 우사단길도 뜰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며 “개성 있는 작업실도 많고 매력적인 동네지만 아직까지는 아는 사람만 찾아온다”고 아쉬워 했다.
 
사진작가와 플로리스트가 동업으로 오픈한 된 술집 ‘아오이 소라’는 이 지역에서 꽤 유명하다. 비록 1년 정도밖에 안 된 곳이지만 방송을 타면서 찾아오는 사람이 늘었다.
 
이곳의 공동 사장은 “우사단길은 나이 많은 사람은 정감이 가는 곳이고, 젊은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라며 “3년 전까지만 해도 저녁시간에 불빛이 별로 없었는데 점점 분위기가 밝아지고 있고 연령대가 젊어지고 있다”고 했다.
 
우사단로가 끝나는 지점에 있는 카페 ‘챔프커피’의 점주는 3년 전에 가게를 열었는데 그때는 이곳이 뜰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우사단길에서 오랫동안 꽃집을 운영하는 젊은 작가 역시 “3년 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며 “상권이 크지 않지만 지역 상인들끼리 유대관계가 끈끈하고 계단장이 성행하자 이곳에 작업실을 여는 예술가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우사단길에는 인종이나 연령의 경계가 없다보니 색깔이 없어 보이지만, 어느 상권보다도 더 색깔이 뚜렷한 곳”이라며 “우사단로의 독특한 분위기는 한마디로 말해 ‘자유롭다’”고 표현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이곳은 월세가 비싸지 않아 상가를 내려면 월세 50~60만원 정도면 가능하다”며  “권리금은 없는 곳도 있고 가게 주인에 따라 다르나 있어도 대략 500만원 정도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또 그는 “우사단로가 뜨고 있지만 월세나 권리금이 계속 오를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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