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기안 대한공경매사협회장은 1998년 사법고시를 포기하고 경매에 뛰어들었다. 그는 2005년 협회를 설립해 법원 경매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며 경매 전문가로 활약해오고 있다. 2012년부터는 팟캐스트 ‘도기안의 경매왕’을 진행하며 시청자들에게 경매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경매 투자의 첫경험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네요. 1998년까지 사법시험을 준비하다가 포기했습니다. 시험공부를 그만두기로 결정한 날, 어머니께 협박 아닌 협박을 해 1600만원을 받았습니다. 그 돈으로 서울 모처에 있는 빌라 반지하를 낙찰받았습니다. 그리고 두 달 후 3000만원에 전세를 줬습니다. 성공적인 데뷔식을 치른 셈이죠”
대한공경매사협회 도기안 협회장(45)이 반지하 주택을 경매로 매입한 날은 비가 오는 날이었다. 반지하 주택은 습기가 많고 장마철이면 하수구로 물이 역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중개업자는 물론 주변 사람들도 말리던 매물이었다. 그러나 도 회장에게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다.
그는 부동산 관련 일을 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며 부동산 매물을 보는 눈을 키웠다. 뿐만 아니라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을 준비하면서 관련 법에 대한 기초 소양을 닦았다. 부동산 경매에서 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부자마인드와 좋은 물건을 보는 안목이다.
“경매 투자의 기본은 권리분석이지만 중요도로 따지면 5% 정도이고, 부자마인드와 부동산 가치를 평가하는 눈을 기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만약 열 시간을 공부했다면 10시간 투자한 만큼의 대가를 얻고 만족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런 인과의 법칙을 알고 인정하는 것이 부자마인드입니다. 부자들은 일확천금을 노리지 않습니다. 대신 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을 연구합니다”
도 회장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다른 사람의 눈에 매력적이지 않은 물건을 공략했다. 권리분석과 명도가 어려워 보이고, 땅모양이 평평하지 않거나 삼각형 모양인 눈에 보기 좋지 않은 물건을 골랐다. 막다른 길에 위치해 공인중개사들도 쉽게 추천하지 않는 건물에 투자하기도 했다.
“경매투자의 초보자와 고수에는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우량 물건이 버젓이 돌아다녀도 많은 사람들은 모릅니다. 경매는 낮은 금액에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경쟁자가 적어야 하죠. 경쟁자가 적다는 것은 남들 눈에는 좋은 물건으로 보이지 않다는 것이죠”
▲ 도기안 회장은 공경매의 매력을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부동산을 매입하고, 다른 재테크에 비해 수익 판단이 확실한 점을 꼽았다. 그는 또 경매를 잘 하기 위해서는 부자마인드와 부동산 가치를 평가하는 눈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카이데일리
“공인중개업자들에게 부동산 정보를 얻지만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판단하지는 않습니다. 중개업자들은 하루 종일 부동산을 보지만 투자 가치의 본질은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기안 회장은 중개업자를 심마니에 비유했다. 어떤 심마니가 산삼이 있다고 말하면 바로 산삼을 캐러 가는 것이 아니라 그 이야기를 하는 심마니의 경력과 산삼의 크기에 대해 듣는다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경매에 투자해 수많은 성공을 거뒀다.
그 중 하나는 재작년 충청남도 아산의 5층 스파건물이다. 이 건물은 18억원의 시세를 보였던 곳이었으나 공매를 통해 지난 2014년 12월 6억3240만원에 매입했다. 여러 차례 유찰된 이후 수의계약을 통해 비교적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다. 현재 이 건물은 대한공경매협회사의 교육프로그램인 스파레쥬의 교육관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현 시세는 과거 시세를 회복한 18억원이다.
도 회장은 단돈 5000원 차이로 낙찰 받은 적도 있다. 2003년 인천 기계공고 정문 앞에 있는 정원빌라를 2110만원에 낙찰 받아 3년 뒤 8000만원을 주고 팔았다.
“한 겨울 설날을 앞두고 어머니와 인천지방법원을 찾았어요. 당시 폭설이 내리고 있어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사람들이 법원에 가득 찼죠. 그 때 2등과 5000원 차이로 낙찰됐는데, 뒤에서 어떤 아주머니가 ‘점쟁이 빤스를 입었나봐’라고 말한 것을 어머니가 들으셨다고 했습니다”
그는 10만원 단위로 돈을 끊는 것도 경매에서 낙찰되는 한 가지 기술이라고 언급했다.
“꾸준히 경매를 하다보면 낙찰가를 써내는 요령이 생깁니다. 10만원 단위로 쓰는 게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았죠. 2000만원을 쓸 거면 2110만원 이런 식으로 쓰는 겁니다. 2억9900만원, 이렇게 쓸 바에는 아예 3억을 넘겨서 10만원을 더 얹혀서 쓰면 낙찰될 확률이 조금 더 높아집니다”
▲ 도기안 회장은 경매 투자는 실내에서 권리분석을 하는 것보다 현장에서 직접 정보를 얻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른 군데의 부동산을 찾아가 세 가지 다른 관점에서 질문을 해서 얻은 정보가 진짜 정보라고 전했다. ⓒ스카이데일리
부동산 30군데 돌며 시세파악 “질문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매는 인터넷을 통해 우량물건을 검색하고 시세를 조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어 수익률을 분석하고 낙찰가를 선택한 다음 입찰한다. 낙찰을 받으면 잔금을 치르고 명도한 후 수리·수선을 하고 보통은 전월세를 준 뒤 적당한 시기가 되면 매매한다.
“시세조사 때 투자여부를 결정하는데, 시세조사는 발로 뛰어 물건을 검색하면서 ‘잘 질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세조사는 질문이 전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로 부동산 열 군데에 열 가지 시나리오로 세 가지 관점에서 질문을 하면 이론상 300개의 ‘경우의 수’가 나오는데, 이것이 바로 정보가 됩니다”
도 회장은 표본조사를 하기 위해 보통 서른 군데 부동산을 다녔다. 그는 시중에 떠도는 부동산 정보를 다 가져온다는 마음으로 조사에 임했다. 이를 위해서 ‘산다’, ‘판다’, ‘경매한다’ 이 세 가지 관점에서 질문을 했다. 각 관점에 따라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답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표본조사를 할 때는 중개업자에게 이익을 주는 대화의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인천의 작은 상가들이 밀집한 곳에 가서 그곳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상가를 산 다음 큰 건물을 지을 생각이라고 말을 합니다. 저와 거래하면 앞으로 더 큰 이익이 생길 것이라고 믿게 만들면 물건 정보는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부동산 관련 지식과 사례가 많습니다. 하지만 고객이 묻는 말에만 대답을 하죠. 사례조사법은 질문법입니다. 저는 교육을 할 때 교육생에게 항상 ‘경매의 90%는 말’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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