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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 신화 4조그룹 57세 총수 ‘독특한 대물림’
닭고기 신화 4조그룹, 57세 총수 ‘독특한 대물림’
[열전! 창조경제 명암<132>]-하림그룹…베일의 아들 김준영 ‘겹겹이-옥상옥’ 지배
김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4-10-01 03:20:29
대한민국 축산업계의 선도기업으로 손꼽히는 하림그룹은 지난 1978년 창업주인 김홍국 회장이 설립한 황등농장이 그 모태다. 창업자인 김 회장이 초등학교 4학년 시절, 외할머니로부터 선물 받은 10마리의 병아리를 키우기 시작한 것이 하림의 설립 배경으로 알려져 있다. 김 회장은 처음 키우기 시작한 이들 병아리가 약 7년 후 4000마리로 불어나자 고등학생 신분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양계사업을 시작했다. 김 회장은 농장설립 초기 전국에 불어 닥친 전염병으로 닭 값이 폭락하는 현상을 지켜본 후 단순히 농장을 경영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직시하고 단점을 보완할 새로운 경영방식을 도입했다. 이 때 도입한 것이 바로 통합경영이다. 통합경영이란 1차산업인 축산업뿐만 아니라 가공·유통업을 함께 영위해 상품의 질과 이윤창출을 구조적으로 보장하는 경영방식을 뜻한다. 1990년 사명을 변경하며 대한민국 축산업계에 ‘하림’이라는 두 글자를 새겨 넣은 김 회장의 이후 행보는 그야말로 탄탄대로였다. 1991년 국내 최대 도계가공공장(1일 최대 도계량 30만 수) 준공, 1995년 농축산물 업계 최초로 KS마크 획득, 1997년 코스닥 시장 주식 공개 등의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상장기업 반열에 오른 후 하림의 행보는 더욱 돋보였다. 1997년 육가공공장(육계계열화 사업 완료) 준공, 1998년 ISO 9001 품질시스템 인증 획득, 1998년 10월 국제금융공사로부터 외자 2000만 달러 유치 등을 이뤄내며 사세를 확장시켜 나갔다. 그 결과 하림은 지난 2011년 기준 600여 사육농가로부터 연간 1억 마리의 육계를 공급받으며 명실상부 국내 최대의 닭고기 전문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는 닭고기 외에도 돼지고기, 소고기 등 타 육가공 분야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축산업 외에도 유통업, 금융업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 진출해 중견그룹의 신화적 성공을 일궈냈다. 맨손으로 지금의 하림그룹을 일군 김홍국 회장의 나이는 올해 57세다. 재계의 다른 그룹 총수들이 은퇴하는 나이를 감안하면 아직 은퇴를 논하기에는 이르다. 그러나 4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리는 중견그룹의 후계 구도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하기에는 지금이 그 시기라는 견해가 재계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하림그룹 후계구도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하림그룹 후계 구도를 형성하는 것으로 짐작되는 일련의 과정에서 ‘꼼수 승계’ 의혹이 일어 증권가와 업계 그리고 소액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홍국 회장의 아들 김준영씨는 경영일선에 드러나지 않아 ‘베일의 아들’로 업계에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의 지배체제는 “그룹의 최상위에서 ‘겹겹이-옥상옥’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을 만큼 독특하고 각별하다”는 게 증권가의 평판이다. 스카이데일리가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을 둘러싼 ‘승계 논란’과 함께 이에 대한 재계와 주변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 우리나라 축산업계의 선도기업으로 손꼽히는 하림그룹의 창업주 김홍국 회장이 ‘꼼수승계’ 논란에 휩싸였다. 이런 가운데 특히 김 회장은 아들인 준영씨가 지분을 100% 보유해 개인계열사나 다름 없는 기업에 알짜 계열사를 합병시켜 힘을 실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하림그룹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자칫 배임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판교 테크노벨리 내에 위치한 하림그룹 본사 ⓒ스카이데일리

하림그룹 창업주 김홍국 회장 ‘꼼수승계’ 논란 일어
 
국내 축산업계 1위의 하림그룹 창업주 김홍국 회장이 경영 승계를 위한 일련의 과정에서 ‘꼼수’를 부렸다는 의혹이 업계 일각에서 제기돼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에 일부 소액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하림그룹 오너 일가의 도덕성 검증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여론이 일고 있다”고 증권가 한 관계자는 전했다.
 
증권가와 관련 업계,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초 하림그룹의 계열사인 한국썸벧판매는 또 다른 계열사인 올품의 지분 100%를 제일홀딩스로부터 인수함과 동시에 흡수합병을 단행했다. 그 후 사명을 흡수된 기업명과 동일한 올품으로 바꿨다. 당시 한국썸벧판매가 제일홀딩스로부터 매입한 올품 주식은 총 6940만주로, 주당가는 1129원이다. 이에 따라 한국썸벧판매가 올품 주식 매입에 들인 돈은 총 780억원에 달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2014년 6월 30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거금을 들여 합병을 단행한 존속법인 한국썸벧판매(현 올품)는 합병 전부터 하림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동시에 그룹의 후계자이자 김홍국 회장의 아들인 김준영 씨가 지분의 100%를 보유해 왔다. 이 때문에 올품은 후계 구도를 논할 때 마다 빼놓지 않고 거론돼 왔다.
  
실제로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하림그룹은 지주회사인 제일홀딩스를 중심으로 지배구조가 갖춰져 있다. 제일홀딩스의 지분구조는 김홍국 회장 7.28%, 한국썸벧 6.89% 등이고, 한국썸벧은 한국썸벧판매가 지분의 100%를 가지고 있다. 한국썸벧판매는 김준영 씨가 지분의 100%를 보유했다.
 
정리하면 하림그룹은 ‘김준영→한국썸벧판매→한국썸벧→제일홀딩스→각 계열사’로 이어지는 한 축과 ‘김준영→한국썸벧판매→한국썸벧→제일홀딩스→하림홀딩스→각 계열사’로  이어지는 또 한축의 지배구조가 갖춰져 있다. 합병 후에도 한국썸벧판매의 이름만 올품으로 변경됐을 뿐, 지배구조는 전과 동일했다. 오너가 두개의 지주사를 통해 지배하는 구조인 셈이다. 
 
업계 “덩치 줄인 후 지분 이동, 그 후 다시 덩치 불리기 했다” 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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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2014년 6월 30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그런데 당시 합병에 대해 ‘꼼수승계’ 의혹을 제기하는 여론이 적지 않았고, 1년여가 흐른 지금도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의 합병을 경영 승계를 위한 ‘절차’로 보는 데는 다양한 근거가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우선 한국썸벧판매는 과거 한 차례 꼼수승계 의혹을 받은 전례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무게감을 더했다.
 
K증권 소속 한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한국썸벧판매는 지난 2010년 물적분할을 통해 한국썸벧을 설립하며 기업의 덩치를 줄였다. 공교롭게도 2011년까지 김 회장이 100% 소유하고 있던 한국썸벧판매의 지분은 2012년 감사보고사상에 김준영 씨로 100% 넘어갔다.
 
이 시기 한국썸벧판매가 지분의 100%를 보유한 한국썸벧이 그룹 지주회사인 제일홀딩스의 대주주(2011년 7.49%, 2012년 6.89%)로 올라섬에 따라 자연스럽게 김준영 씨의 지배력이 강화됐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으로 인해 당시 ‘꼼수승계’ 구설수가 나돌았다.
 
지난해 한국썸벧판매에 흡수합병된 계열사가 다른 계열사도 아닌 ‘올품’이라는 사실 또한 논란을 부채질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올품이 한국썸벧판매에 흡수합병 될 만한 이유가 없다는 시각이 적지 않아 오히려 궁금증만 불러일으킨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축산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흡수합병된 계열사가 올품이라는 것에 대해 의문점을 드러낸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우선 올품은 영위 사업에 있어 한국썸벧판매와 접점이 거의 없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닭고기 가공업체인 올품은 닭가슴살·닭다리 등 닭고기의 부위별 판매 사업을 영위한 반면 한국썸벧판매는 동물약품제조 및 판매 사업을 영위했다. 두 기업의 목적 사업에서 접점이라고 할 만한 부분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합병 전 올품의 실적 또한 합병이 필요할 정도로 악화된 수준이 아니었으며 오히려 타 계열사에 비해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합병 직전인 2011년과 2012년 올품의 실적은 △2011년 매출액 3047억원, 영업이익 62억원, 당기순이익 49억원 △2012년 매출액 2922억원, 영업손실 45억원, 당기순손실 35억원 등이었다.
 
축산업계 다른 관계자는 “2012년 실적이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자본잉여금 및 이익잉여금을 합친 규모가 300억원을 넘어 크게 문제 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며 “이 때문에 올품이 매출규모가 4분에 1수준에 불과한 한국썸벧판매에 흡수합병 된 것에 대해 물음표를 그리는 업계 여론이 상당했다”고 전했다.
 
한국썸벧판매와 올품의 합병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하림그룹측은 “두 기업의 합병은 경영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서다”며 원론적인 답변만을 내놓았다.
 
하지만 올품의 등기부등본을 보면 지난 2010년 10월 사업목적에 ‘자회사의 지분소유를 통해 자회사의 사업내용을 지배하는 지주사업’을 추가해 “과연 순수한 사업적 시너지 효과만을 위한 것인지 의아하다”는 논란을 일으켰다. 
 
합병으로 덩치 불린 오너 기업, 매출 4배에 영업이익 5.7배 급증
 
 ▲ 지난해 오너 개인 기업이나 다름 없는 한국썸벧판매가 올품을 흡수한 것과 관련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각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림그룹 본사는 계열사인 NS홈쇼핑(사진) 본사 내 함께 위치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최근에는 김홍국 회장의 아들인 김준영 씨가 합병의 최대수혜자로 지목되면서 결국 ‘승계과정이 아니냐’는 쪽으로 여론이 모아지고 있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합병 후 한국썸벧판매(현 올품)의 실적 규모는 껑충 뛰었다. 2012년 858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지난해 3464억원으로 4배 이상 급증했고, 영업이익도 103억원으로 전년의 18억원에 비해 무려 5.7배나 올랐다. 매출 규모 면에서 약 4배 가량 높았던 올품을 인수한 효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하림홀딩스의 한 소액주주는 “두 기업 합병후 실적이 큰 폭으로 올랐고, 기업 가치 및 그룹 내 입지까지 상승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시선은 한국썸벧판매의 단독주주인 김준영 씨를 향하고 있다”며 “기업의 호재로 인해 그룹 내 김준영 씨의 입지도 강화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상당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이어 그는 “바로 이 부분에서 합병이 그룹 후계자인 김준영 씨 개인기업이나 다름없는 한국썸벧판매의 덩치를 불려 후계구도 형성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려는 의도 아니냐는 주장에 제기된 것이다”고 덧붙였다.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최근에는 대기업 외에 중견그룹들도 경영 승계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주변의 눈총을 살만한 행보가 종종 눈에 띄고 있다”며 “하림그룹도 굳이 합병이 필요치 않은 기업을 오너 기업에 합병시켜 지배력 강화에 이용한 것으로 비쳐지면서 눈총을 사고 있는데, 이런 행위가 자칫 배임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고 우려했다.
 
780억 들여 계열사 합병한 한국썸벧판매, 과거 내부거래 비중 높아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약 780억원이라는 거금을 투입해 올품을 인수하고 합병까지 단행한 한국썸벧판매가 그동안 내부거래로 차곡차곡 곳간을 쌓아온 사실이 드러나 하림그룹 오너일가에 대한 비난이 확대되고 있다.
 
심지어 업계 일각에서는 “오너 개인 기업이나 다름없는 계열사가 내부거래로 인수 자금을 마련해 그룹 내 타계열사를 삼킨 것 아니냐”는 농도 짙은 비난도 회자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썸벧판매는 지난 2011년 매출액 706억원의 79.4%인 561억원을 내부거래로 올렸다. 2012년에도 매출액 858억원, 내부거래액 727억원 등으로 내부거래비중은 84.7%에 달했다.
 
이 가운데 한국썸벧판매는 지분의 100%를 보유한 한국썸벧으로부터 제품을 매입해 계열사인 하림홀딩스, 제일홀딩스 등의 지주회사와 그 자회사들에게 판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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