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10-26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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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View] 파리의 시위가 우리 금융시장에도 중요한 이유
이세희 금융팀장 기자페이지 + 입력 2026-10-26 00:02:40
▲ 이세희 금융팀장
차량과 공공건물이 불길에 휩싸였다. 시위대는 상점을 약탈했고,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로 대응했다. 프랑스 이야기다. 생활비와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거리로 쏟아지면서 일부 시위가 폭력과 방화로 번졌다. 한국에서는 여행 안전부터 걱정할 법하다. 
 
그러나 투자자라면 다른 질문도 던져야 한다. 프랑스의 불안이 내가 가진 주식과 원화 가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까.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프랑스 국채시장이다. 프랑스 10년물 국채금리는 22일 기준 장중 5.14% 수준까지 올랐다. 독일 국채와의 금리 차이도 2011년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 투자자들이 프랑스 정부에 돈을 빌려주면서 더 높은 이자를 요구하는 것이다. 물론 시위만의 영향은 아니다. 정부 부채와 정치적 갈등, 에너지 가격과 통화정책이 함께 작용한 결과다. 여기에 시위까지 격화하면 정부가 예산을 마련하고 빚을 관리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커진다. 
 
이 불안은 어떻게 한국으로 건너올까. 해외 펀드는 프랑스 국채와 한국 주식을 함께 보유할 수 있다. 투자 대상은 달라도 돈주머니는 연결돼 있다. 가령 프랑스 채권 가격이 떨어지는 가운데 펀드 가입자들이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한다고 가정해 보자. 현금이 필요한 펀드는 프랑스 채권뿐 아니라 빨리 팔 수 있는 한국 대형주를 처분할 수도 있다. 국내 기업이 장사를 잘해도 외국인의 매도 물량 때문에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적은 괜찮은데 주가는 왜 내리지?”라는 의문의 답이 해외 투자자의 자금 사정에 있을 수 있다.
 
환율도 연결돼 있다. 시장이 불안해지면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을 줄이고 달러를 확보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한국 주식을 판 외국인이 원화를 달러로 바꿔 나가면 달러 수요가 늘고 원화 가치는 떨어질 수 있다. 그러면 같은 달러를 사는 데 더 많은 원화가 필요해진다. 해외여행 경비와 유학생 자녀에게 보내는 돈이 늘어날 수 있다. 원유와 원자재를 수입하는 기업의 비용 부담도 커진다. 수입 비용 상승이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면 가계의 생활비 부담도 늘어난다.
 
우리 기업의 해외 차입 비용도 높아질 수 있다. 불안해진 투자자는 기업 실적이 그대로여도 돈을 빌려주는 대가로 더 높은 이자를 요구할 수 있다. 아울러 미국이나 독일 국채금리가 내려가도 기업의 이자 부담이 반드시 줄지 않을 수 있다. 투자자들이 안전한 국채에 몰리면서 기업에는 추가 이자를 더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회사도 해외 자산의 손실 위험이 커지거나 달러를 구하기 어려워지면 현금을 확보하고 대출 심사를 강화할 수 있다. 상황이 길어지면 돈이 필요한 기업과 가계도 부담을 느끼게 된다.
 
파리의 시위는 서울의 주가를 곧바로 떨어뜨리지 않는다. 미국 금리와 국내 기업 실적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안이 투자자의 판단을 바꾸면 한국 주식을 파는 주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돈의 이동이 환율과 기업의 이자 부담을 거쳐 우리 지갑에도 닿을 수 있다는 점에서 프랑스 상황은 우리에게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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