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용의 바른 보험] 비만치료제와 실손보험 모럴 해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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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7-23 00:02:50

위고비·삭센다는 비만으로 다이어트에 신경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접해 봤을 아주 익숙한 단어일 것이다. 비만치료제로 많이 알려진 의약품이기 때문이다. 운동을 하면 더 좋겠지만 운동을 하지 않고도 체중을 감량할 수 있다는 것에 사람들은 더욱 큰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약값이 만만치 않아서 다이어트를 위해 선뜻 이 약을 이용하기가 쉽지는 않다. 그래서 이 약을 이용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이 하는 질문이 있다. 바로 실손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질문이다. 또한 다이어트를 하고 싶어 일부러 실손보험 처리가 가능한 병원을 찾으려는 질문도 있다.

이렇다 보니 실손보험 보상과 관련한 도덕적 해이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큰 어려움 없이 실손보험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고객이 많아질 수 있어 심히 우려된다.

원칙적으로 비만은 실손보험 보상 항목에서 제외되는 내용이다. 하지만 약물 처방의 경우 상황에 따라 조금 다른 해석이 적용되어 보상되는 경우가 있다. 비만이 아닌 다른 질환으로 인한 약물 처방이 그 예이다. 체중 감량을 하려고 처방받은 게 뻔하지만 서류상으로는 비만이 아닌 다른 질환으로 인한 처방으로 되어 있어 보상 처리해 주는 것이다.

인터넷에 검색을 해 보면 서류 과정이 복잡한 병원과 간단한 병원, 병원에서 비만약 처방을 받고 실손보험 청구를 해 봤다는 경험담 등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비만약 처방을 받고 보상을 받았다면 아마도 비만치료제가 아닌 다른 치료제로 처방전을 발급해 준 경우일 것이다.

보험설계사로서 필자는 이 상황이 심히 우려된다. 얼마 전 뉴스 보도로도 이런 사례를 접한 적이 있다. 이는 단순히 경각심만 심어 준다고 끝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병원들이 복잡하게 요구하는 서류를 모두 작성하면 실손보험 청구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의 글을 보면서 언제나 그랬듯 착한 소비자(가입자)만 피해를 떠안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 된다.

도수치료, 체외 충격파 치료, 비급여 주사를 비롯하여 이제는 어린아이들의 발달 지연과 관련된 여러 치료까지…. 필자가 초창기부터 우려했던 것들이 현재 어떻게 되었는지 보면 비만치료제와 관련해서도 분명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젠 비만치료제와 관련해 상담 현장에서도 심심찮게 한 번씩 문의를 받는다. 심지어 대리 처방을 한 고객과도 상담을 진행해 봤다. 심각한 문제다. 이제 사람들이 알기 시작한 것이다. 금융당국이 이와 관련된 내용을 얼마나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절대 좌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호미로 막을 수 있었던 문제를 가래로도 막지 못하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보상을 받게 해 줄 수 있는 병원들이 있다는 인터넷상의 글이 많아지고, 그 방법과 요령들이 더 많이 공유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실손보험에 가입해 놓고 병원 한 번 간 적 없어 억울하다고 생각해 온 20~40대들의 경우 큰 죄책감 없이 보상받을 방법이 있다면 보상받으며 치료를 받고 싶어 할 수 있다.

원칙적으로 비만은 실손보험 보상이 불가하다는 입장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현재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모럴 해저드에 관한 내용을 대대적으로 알리고 예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덕용 필진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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