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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몽골계 소수민족 둥샹족 작가 딩옌의 중단편 7편을 수록한 소설집 ‘설산의 사랑’이 출간됐다.
딩옌은 2019년 중산지성 올해의 젊은 작가 우수작품상, 2021년 간쑤성 둔황문예상을 받으며 떠오르는 신예 작가로 부상했다. 한국에서 책이 출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표제작인 ‘설산의 사랑’은 후이족 청년 마전과 티베트족의 젊은 여성 융춰의 이야기다. 소설은 마전의 아버지가 운영하던 골동품 상점에 불이 나 상점 점원이자 융춰의 오빠인 자시가 세상을 떠나며 시작된다.
마전은 아버지가 자시의 유족에게 줄 보상금을 마련할 때까지 인질이 되어 자시의 집에서 생활하게 된다. 자시의 남은 가족은 할머니와 여동생 융춰뿐이다.
이슬람교도인 마전과 불교도인 융춰. 둘 사이에는 어느덧 사랑의 감정이 싹트지만 절대 입 밖으로 흘러나오지 않는 건 물론이고 각자의 마음에서도 억눌린다.
이야기의 반경은 마전이 다니는 모스크와 융춰가 매일 가는 티베트 불교 사원 밖을 넘지 않으며, 이질적인 두 종교의 공기 속을 맴돌며 축적된다.
라마단 기간이 되자 마전은 모스크에 가 예배를 드리고, 융춰는 사원에 가서 오래된 벽화의 보수 작업을 한다. 알라의 모스크와 때 낀 불교 벽화가 두 사람 사이에 놓인 시공간이다.
딩옌의 서사는 복잡하지 않다. 하지만 그 속에서 딩옌은 주인공들의 내면과 외면을 들락거리며 속세의 욕망과 허무함 속에서 바닥으로 가라앉으려는 그들을 끌어올려 감정이 정점에 이르게 한다. 중국 소수민족과 이슬람 문화권의 독특한 분위기가 몽환적으로 묘사된 소설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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