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의 불’ 브라질… 트럼프 향한 보복 법제화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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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관세폭탄 앞 룰라 “문명국이면 대화로 풀어야”
FT “트럼프식 정치 외교술에 기반한 공개 경고장”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7-29 16:21:21

▲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가운데), 페르난두 아다드 재무장관(왼쪽), 제랄두 알키민 부통령 겸 산업통상부 장관이 28일 브라질리아 플라날투 궁전에서 새로운 수출 인센티브법 서명 후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이는 사실상 미국발 관세폭탄에 보복하기 위한 법으로 해석된다. 연합뉴스

미국으로부터 50% 관세가 예정된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협상을 통한 긴장 완화를 거듭 촉구했다. 룰라는 내달 1일 미 관세 부과 예고일 목전인 28일(현지시간) 리우데자네이루주(州)에서 열린 천연가스 발전소 준공식 참석을 빌어 이 문제를 거론했다. 공식 유튜브 채널로 중계된 이날 행사에서 룰라는 “문명화한 세계의 나라들이 하듯 행동해야 한다”며 “의견 차이가 있다면 테이블에 앉아 해결을 시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9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게시글로 대(對)브라질 고율 관세를 발표한 트럼프에게 “세계의 황제가 되려 하느냐”면서도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했었다. 브라질 일간 G1에 따르면 정부 고위급 관료와 상원 대표단이 현재 미국에서 양국 정상 간 전화 통화를 비롯해 논의 물꼬를 트고자 접촉을 이어가는 중이다. 대미교역 누적 적자 현황을 현 데이터보다 더 세분화해 무역분쟁 제소 내지 미국 설득을 위한 구체적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브라질 당국이 200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자국의 대미 누적 적자액을 902억 달러(124조 원 상당)로 집계한 바 있다. 즉 미국 측 흑자인데도 고율 관세를 부과한 것이어서 트럼프의 정치적 메시지를 읽으려는 관점도 강하다. 백악관과 트럼프 캠프 일부 인사들이 중국과의 긴밀한 경제 관계, 기술 이전 등을 브라질 고율 관세 이유로 들었지만 정작 트럼프 본인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재판을 거론해 왔다. 12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에선 ‘상호관세’를 두고 “바이든처럼 ‘소리 없이 정무적 보복’을 하는 게 아니라 트럼프식 정치 외교술 방식의 공개 경고장”으로 풀이했다.

관세를 낮추지 못하면 브라질의 1만 개 기업체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새로운 수출 인센티브 관련 법안(브라질경제호혜법)은 사실상 보복을 위한 법이다. 외국 정부나 블록이 브라질 주권적 선택을 간섭하거나 무역·환경 기준 등을 예외적으로 엄격히 적용할 경우 해당 국가 물산에 대한 보복 관세 부과, 지식재산권·투자 혜택의 일시 중단, 무역협정상의 의무 정지 등을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4월 의회를 통과해 7월 중순 시행 세칙을 대통령령으로 공포한 이 법의 서명식을 28일 거행하면서 국내외에 홍보한 셈이다.

다만 브라실산 커피·오렌지주스·쇠고기 등의 미국 소비자 가격 상승이 트럼프에게 치명적 타격을 줄 수 있을지 미지수다. 룰라는 17일 CNN 인터뷰 때 “(관세) 협상에 임하겠지만 강요를 받아들이진 않겠다”며 “미국 대통령이 세계 황제냐” 꼬집었다. 5월16일 공식 서한 이래 최소 10번의 협상을 시도했지만 미국에선 온라인 게시 등을 통해 일방적 대응뿐이었다는 비판도 했다. 지구촌 자유게시판 레딧엔 ‘브라질 우파를 향한 반격 의지 고무’로 본 글이 보이지만 AP와 가디언에선 트럼프가 보우소나루 측을 ‘배신자’로 낙인찍히게 만들었다는 논평을 냈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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