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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공직선거법 위반 피의자로 소환했지만, 윤 전 대통령은 끝내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은 재소환 방침을 밝히며 강제 구인 가능성도 30일 열어뒀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소환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응하지 않으면서 수사가 본격적인 전환점을 맞고 있다. 특검팀은 21일 윤 전 대통령에게 이날 오전 10시까지 출석하라고 요구했으나, 윤 전 대통령은 별다른 사유 설명 없이 불출석했다. 특검은 즉각 서울구치소에 수사 협조 요청서를 재차 송부하며, 30일 오전 10시 재출석을 요구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계속 불응할 경우 강제 구인을 포함한 절차를 검토 중이다.
형사소송법 제200조의5(피의자의 출석 요구 및 구인)에 따르면 ‘검사는 피의자에게 출석할 것을 서면으로 요구할 수 있다. 정당한 이유 없이 세 번 이상 출석 요구에 불응하면 판사의 구인장을 받아 구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피의자가 소환 통보를 3회 이상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할 경우, 검사가 구인장을 청구한 후 판사가 발부하여 강제 구인이 가능하다. 특검도 형사소송법상 검사와 동일한 권한을 부여받기 때문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건강 악화”를 불출석 사유로 주장하고 있으나, 서울구치소 측은 “조사 불가 상태 아님”이라고 회신했다. 재판부도 ‘건강 악화 불출석’ 이유를 인정하지 않아(구속적부심 기각), 특검은 구인장을 청구할 수 있으며, 법원이 발부하면 물리적 강제 구인도 가능하다.
서울구치소 “조사 불가 상태 아냐”… 재판부도 불출석 이유 인정 안 해
취임식 특별 초청자 30여 명 특검 수사 대상… 권력 사유화 논란 확산
“전면 보이콧 가능성”… 정권 도덕성·검찰개혁 정당성 흔드는 분기점
특검팀이 적시한 주된 혐의는 공직선거법상 ‘공천 개입’과 ‘허위사실 공표’다.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81차례에 걸쳐 3억 7,500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을 관철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실제로 2022년 5월 9일 명 씨와 나눈 통화 녹취록에는 윤 전 대통령이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며 “상현이(윤상현 의원)한테 내가 한 번 더 이야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윤상현 의원은 27일 특검에 출석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김영선 공천 관련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나아가 윤 의원은 “고(故) 장제원 당시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으로부터도 같은 취지의 전화를 받았다”며, “윤석열 당선인의 뜻이라고 설명했다”고 진술해 공천 개입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는 정황을 뒷받침했다.
윤 전 대통령은 또 다른 혐의로 허위사실 공표 혐의도 받고 있다. 2021년 10월 국민의힘 경선 토론회에서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한 넉 달 정도 맡겼는데 손실이 났다”고 발언했지만, 특검은 이 해명이 사실과 다르다고 보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사건 관련 주가조작 관여 의혹은 김 여사를 둘러싼 핵심 수사 사안으로, 윤 전 대통령의 경선 발언이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 특검의 판단이다.
한편, 윤 전 대통령 부부가 2022년 5월 취임식에 특별 초청한 인물 2,700여 명 가운데 최소 30여 명이 현재 특검 수사 대상이라는 보도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들 중에는 명태균 씨 부부,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전 회장의 가족, 통일교 간부, 관저 불법 공사 인테리어 업체 관계자 등이 포함됐다.
윤 전 대통령이 756명, 김건희 여사가 849명을 각각 초청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김건희 연루 의혹 및 대선 비선 라인 수사 대상자로 확인되면서 “권력의 사유화”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건강 악화를 이유로 내란 특검 수사와 재판에도 불출석 중이다. 서울중앙지법도 24일 윤 전 대통령의 불출석에 대해 “형사소송법에 따라 조사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구치소 측은 특검의 건강 상태 질의에 “조사를 못 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회신한 바 있다. 윤 전 대통령과 가까운 서정욱 변호사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건강은 표면적인 이유일 뿐, 특검 수사에 대한 강한 불신과 정치 보복 인식이 깔려 있다”며 “사실상 전면 보이콧”이라고 밝혔다.
현재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은 △공천 개입 △주가조작 △관저 공사 비리 △대선 비선캠프 운영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과의 연계성을 수사 초점에 두고 있으며, 김 여사의 소환 역시 8월 초로 예정돼 있다. 특검은 이번 소환에서 김 여사의 진술과 윤 전 대통령의 진술이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면밀히 들여다볼 예정이다. 그에 따라 공범 관계 설정 여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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