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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합의한 3대 특검법 개정안이 민주당 지도부의 거부로 하루 만에 무산되면서 국회가 다시 대치 국면에 들어갔다.
11일 국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전날 회동을 통해 내란 사건, 김건희 여사 의혹, 순직 해병 사건 관련 3대 특검법 개정안 수정에 합의했다.
민주당은 추진 중인 개정안을 일부 조정하고 국민의힘은 금융감독위원회 설치법 처리에 협조하는 내용을 담았다. 합의안에는 특검 수사 인력을 최소화하고 수사 기간을 추가로 연장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은 수사 기간 연장인데 이를 제외한 합의는 취지와 맞지 않는다”며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오후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독자적으로 개정안을 처리할지는 최고위원회와 의원총회에서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특검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간 연장 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정 대표는 “김 원내대표가 노력했지만 지도부 입장과 달라 당황했다”고 말하며 합의안에 대한 당내 불만을 드러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태도 변화를 강하게 비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합의 파기를 통보했다”며 “향후 국회 일정 파행의 책임은 민주당이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제출한 원안에는 수사 기간 무제한 연장 등 문제가 많았다”며 “우리 당이 문제를 제기해 합의에 도달했는데 이를 하루 만에 뒤집었다”고 지적했다.
송 원내대표는 “여야 원내대표가 6시간 동안 세 차례 만나 합의했는데 민주당이 이를 무산시켰다”며 “국회 운영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본회의에서 단독 처리를 시도할 경우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합의 파기는 수개월간 진행된 특검법 협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음을 보여준다. 민주당은 특검 수사의 연속성을 위해 기간 연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국민의힘은 무제한 연장이 정치적 수사로 변질될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양당이 절충점을 찾지 못할 경우 국회 일정은 장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정치권은 이번 사태가 입법 과정과 국정 운영 전반에 미칠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3대 특검법은 내란 사건, 대통령 배우자 의혹, 군인 순직 사건 등 사회적 파급력이 큰 사안을 다루고 있어 합의 파기는 여론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하루 만에 합의가 파기된 것은 국회 협상 구조의 불안정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향후 재협상 가능성과 입법 절차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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