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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그룹은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이 단기적으로 수도권 주택 시장을 안정시키는 효과는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구조적 요인에 따라 수도권 집값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16일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제3차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단기적 효과 유효’ 보고서에서 “이재명 정부의 10·15 부동산대책은 단기적으로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률, 거래량, 가계부채 증가율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전날 기존 규제지역인 강남 3구와 용산구를 포함해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 등 이른바 ‘삼중 규제지역’으로 지정하고, 대출 규제도 대폭 강화했다.
이에 따라 16일부터 수도권 및 규제지역 내 시가 15억~25억 원 미만 주택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4억 원, 25억 원 초과 주택은 2억 원으로 줄어든다. 또한 그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산정에서 제외됐던 1주택자의 전세대출도 이번 달부터 포함된다.
다만 김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대책에 세제 개편이 빠진 점은 구조적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며 “향후 수도권 주택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역풍을 우려해 세제 개편을 주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의 세제 구조는 중저가 주택 여러 채를 보유한 사람보다 고가주택 한 채를 보유한 사람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설계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서울지역 주택 공급 부족은 인허가 감소 등의 영향으로 2026~2028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비수도권의 빠른 고령화는 오히려 수도권 투자 수요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수도권 집값은 단기 조정 이후에도 고점 근처에서 안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씨티의 분석이다.
한편 김 이코노미스트는 대미(對美) 통상 불확실성과 맞물린 금리 전망도 내놨다. 그는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협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당초 예상했던 11월보다 늦어져 내년 1분기로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씨티는 이미 지난달 말 보고서에서 금리 인하 시점을 10월에서 11월로 늦춰 잡으며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 △금통위원들의 매파적(긴축 선호) 발언 △한미 무역 협상 불확실성을 주요 이유로 꼽은 바 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한미 간 관세 협상이 결렬돼 미국이 한국산 제품에 25% 이상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금리 인하 지연 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증권가도 비슷한 기조를 보이고 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합뉴스에 “외환과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해 11월 금통위까지 상황 개선을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가 내년 상반기로 더 늦춰지거나 추가 인하가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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