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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호 국민의힘 의원(국방위원·국가안보위원장)은 16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12·3 비상계엄 가담 군 간부는 승진 인사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해 “대한민국 국군을 적으로 생각하지 말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3성 장군 출신인 한 의원은 이날 국가안보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내고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국군통수권자로서 내린 지시를 들으며 제 귀를 의심했다”며 “군인은 ‘명령에 따라 죽고 산다’는 말이 있을 만큼 명령의 준엄함을 생명으로 여긴다”고 밝혔다.
그는 “현행 ‘군인복무기본법’ 제24조에는 명령권자의 준법 의무가, 제25조에는 명령 복종의 의무가 명시되어 있다”며 “법에 근거한 명령 수행 여부를 대통령이 자의적으로 판단한다면, ‘지휘계통’의 의미는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장에서 목숨을 걸고 명령을 수행해야 하는 군 조직에서, 상급자의 지시가 ‘정치적 해석’의 대상이 된다면 적전이탈도 정당화될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군은 명령의 절대성을 생명처럼 여긴다”고 강조했다.
한 의원은 또한 “‘군인사법 시행령’ 제51조에는 진급을 제한할 수 있는 사유가 명확히 규정돼 있다. ‘형사사건으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나 ‘중징계 처분을 받은 경우’뿐”이라며 “그런데 대통령이 법적 근거 없이 ‘비상계엄 가담 여부’를 기준으로 인사 배제를 언급한 것은 헌법상 통수권의 한계를 넘어서는 위험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군통수권자의 이번 지시는, 당시 비상계엄 사태로 잔혹한 상처를 입은 군인들을 다시 한 번 칼로 난도질하는 모습처럼 보인다”고도 했다. 이어 “당시 현장에 투입된 군인들은 사전 정보도, 법리적 해석도 전달받지 못한 채 긴급히 명령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었다”며 “그런 이들을 ‘가담자’로 단죄하는 것은 국군의 본질을 모욕하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또 “하급자는 명령을 수명(受命)하면 그에 따라 행동할 수밖에 없다”며 “지휘체계의 특수성을 무시하고, 사후적으로 ‘누가 옳았느냐’를 따지는 것은 군 조직의 신뢰와 기강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향해서도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대통령의 지시라 하더라도, 국방부 장관은 군령과 군정을 책임지는 국방의 최고 수장으로서 맹목적인 ‘예스맨’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국군의 명예와 사기를 지키는 것은 장관의 책무”라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국무회의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에 가담한 군 간부는 승진 인사에서 철저히 배제돼야 한다”며 “헌정질서를 무너뜨린 시도에 연루된 이들이 다시 군의 핵심으로 돌아와선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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