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가 회계사 채용을 3배 이상 늘렸다. 회계법인 채용 한파로 ‘미지정 회계사’ 속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수습을 거치지 않은 최종 합격자에게도 채용 문턱을 낮춘 영향이다.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금감원은 올해 1~9월 신입직원 171명 중 61명을 공인회계사 자격 보유자로 채용했다. 지난해 18명의 3.4배이자 최근 5년 내 최대 규모다.
금감원의 회계사 채용 인원은 △2022년 8명 △2023년 43명 △2024년 40명 △2025년 18명이었다. 전체 신입직원 중 회계사 비중 역시 지난해 21.2%에서 올해 35.7%로 14.5%p 상승했다.
한국거래소도 올해 신입직원 59명 중 18명(30.5%)을 회계사로 선발했다. 지난해(5명, 8.6%) 대비 3.6배 불어난 수치다. 2022~2024년 매년 3명, 지난해 5명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큰 폭의 증가세다.
올해 두 기관이 채용한 회계사만 총 79명으로, 지난해 전체 선발 인원(23명)의 3.4배에 달한다.
이처럼 채용 규모가 급증한 데는 수습을 거치지 않은 시험 합격자까지 채용 대상을 넓힌 영향이 크다. 특히 금감원은 경력직 채용 조건이었던 ‘회계법인 감사업무 경력 3년 이상’ 항목을 폐지하며 진입 장벽을 낮췄다.
거래소 역시 신입 채용부터 회계사 최종 합격자에 대한 서류·필기 및 면접전형 우대 혜택을 신설했다. 신규 채용자 중 미지정 회계사의 세부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채용 문호를 개방한 만큼 이들의 유입 가능성은 높을 거란 분석이다.
현재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자가 정식 등록을 하려면 회계법인 등에서 일정 기간 실무수습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최근 회계업계의 인력 수요가 시험 합격자 수를 밑돌면서 수습처를 구하지 못하는 미지정 회계사가 속출해 왔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올해 5월 장기 미지정자 수습처 배정 및 회계법인 외 수습기관 확대 등을 골자로 한 ‘공인회계사 수습 안정화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무 경험 부재를 우려하는 시각은 여전하다. 민간 회계법인 출신은 기업 생리와 감리 대응 경험을 검사 분야에 즉시 적용할 수 있는 반면, 수습을 거치지 않은 시험 합격자는 현장 감각이 부족해 감독당국의 감리·상장심사·공시 등 전문 업무 수행 시 역량이 미흡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관계자는 “감독당국과 거래소는 단순 회계 지식을 넘어 현장 대응력이 필요한 곳”이라며 “충분한 수습을 거치지 못한 채 투입되면 실무 적응 과정에서 한계가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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