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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82년 9월 입주를 시작한 이태원 청화아파트는 서울의 지리적 중심지인 용산구 한복판에 위치했다. 주변의 용산 미군부대와 부설 시설들로 인해 한동안 기타 지역보다 저렴한 시세가 책정돼왔다. 남산기슭에 위치해 고도제한에 막혀 재건축이 난항인 이곳은 인근 유엔사 부지에 세워질 건물의 영향으로 최근 시세가 오르고 재건축의 한줄기 희망이 보이는 곳이다. ⓒ스카이데일리
지난 1982년 9월 입주를 시작한 이태원 청화아파트는 서울의 지리적 중심지에 해당하는 용산에 위치해 교통이 편리하다는 강점이 있는 곳이다.
지하철 6호선 녹사평·이태원역과 인접하며 남산2·3호터널 남쪽 출구와 반포대교를 연결하는 녹사평대로 옆에 위치해 터널을 이용한 도심 진입과 반포대교를 통한 강남권 진출입이 용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아파트는 유엔사령부와 담벼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웃해 있으며, 수송부와는 도로를 가운데 두고 마주보고 있다. 남산 자락에 서 있는 탓에 고층부의 조망이 탁월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지대가 높다는 이유 때문에 재건축 사업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유엔사·수송부, 용적률 800% 개발 소식…추진위 설립됐으나 유명무실
지난 2011년 당시 국토해양부는 미군 부지에 공원을 조성하는 계획인 ‘용산공원 정비구역 종합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공원으로 조성될 미군의 본체부지 주변의 산재부지인 캠프 킴, 유엔사, 수송부를 상업·업무·주거·문화 등의 복합시설용도로 개발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핵심은 이 지역의 용도를 군사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 변경하고 최대 용적률 800%를 적용해 40~50층 높이의 초고층 상업건물 밀집구역으로 재탄생시키겠다는 것이었다. 이 개발로 마련된 자금은 다시 용산공원 조성비용으로 충당한다는 방침이다.
▲ 지난 2011년 당시 국토해양부는 ‘용산공원 정비구역 종합기본계획’을 통해 유엔사 부지에 상업·업무·주거·문화 등의 복합시설용도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초 용적률 800%가 적용될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관계자들은 남산경관보호 건물고도제한의 영향으로 20층 내외의 건물이 들어설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이 관계자들은 “이 건물이 청화아파트 고도제한 완화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을 것이다”면서 “향후 재건축의 사업성을 견인할 수 있기 때문에 청화아파트 측의 관심이 대단하다”고 전했다. ⓒ스카이데일리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던 곳은 유엔사와 인접해 있는 ‘청화아파트’였다. 국토해양부의 발표 전부터 유엔사 개발소식은 각종 언론 등을 통해 알려졌고 이에 따른 기대감으로 지난 2009년 12월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설립됐기 때문이었다.
남산 기슭에 지어진 청화아파트는 일반 아파트에 비해 지대가 높아 12층짜리 건물의 높이가 일반 아파트 20층 높이와 비슷하다. 이곳 아파트는 9~12층에 불과한 고층부의 조망권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재건축 사업에 있어서는 이런 점이 발목을 잡았다. ‘남산경관보호 건물고도제한(28m)’ 탓에 층고를 올릴 수 없어 사업성이 결여된다는 지적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유엔사의 개발계획 소식이 전해지면서 젊은 주민들을 중심으로 “이곳 아파트의 고도제한에도 변화가 올 것이다”는 확신과 함께 재건축이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이다.
추진위가 설립된 지 5년여가 흘렀지만 달라진 것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한·미 간 전시작전권 전환이 연기됐고 용산역세권 개발이 무산됐으며 용산공원 정비구역 계획 역시 뚜렷한 성과 없이 시간만 흘려보낸 탓이다.
최남준 청화아파트 추진위원장은 “이 아파트의 재건축은 아직 멀었다”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그는 “고도제한완화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재건축은 사업성이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향후 유엔사 부지개발의 결과가 나와야 제대로 된 재건축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령층 주민들, 재건축에 큰 의지 없어…임차인 많아 의견수렴에도 애로
최 위원장에 따르면 청화아파트는 재건축에 대한 주민합의가 아직 다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재건축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주민들 역시 다수 존재하는 셈이다.
▲ 지난 2009년 추진위원회가 설립된 청화아파트는 전체 579세대 중 기준 동의율 50%를 간신히 넘긴 300세대만이 찬성을 표하면서 설립됐다. 현재 청화아파트의 다수 주민들이 고령인 탓에 재건축에 큰 뜻이 없으며 또한 다수의 주인세대가 단지 외부 혹은 외국에 거주해 의견을 모으기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데일리
그는 “중·대형 평수에 사는 주민들 다수가 노년층이다. 다시 말해 아파트 전체를 두고 봤을 때 은퇴를 맞이한 고령층 인구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들은 재건축에 큰 의지가 없으며 현재 아파트 생활에 만족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산공원·한강시민공원과 가깝고 아파트 골조도 튼튼한 편이다”며 “노후화된 각종 관들도 보수를 마친 상태라 사실상 물리적으로 봤을 때 당장 재건축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곳 청화아파트(전체 579세대)의 추진위원회 설립 과정에서도 기준 동의율(50%)을 가까스로 넘긴 300여 세대만이 ‘찬성’의사를 표했다. 재건축을 찬성하는 비교적이 나이가 젊은 소형평수 주민들이 주축이 됐으나 중·대형 평수의 ‘노년층’은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또한 아파트에 소유주보다 임차인들이 많이 산다는 점 역시 걸림돌로 작용했다. 다수의 소유주들이 세를 놓고 외부에 거주하거나 심지어 외국에 거주하는 경우도 있어 의견을 모으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민들 간 불협화음으로 현재 청화아파트는 예비안전진단은 통과했지만 정밀안전진단은 첫걸음도 떼지 못했다. 정밀안전진단에 필요한 1억3000만원을 웃도는 비용마련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재건축 전망이 어두울 것이란 분위기가 팽배해지면서 당초 재건축에 동의했던 사람들도 정말안전진단 비용 제출에 소극적이었다는 것이 최 위원장의 설명이다.
최 위원장은 “현실적으로 당장 재건축이 진행되기는 힘들지만 인근 유엔사와 수송부가 개발되고 한남·보광 뉴타운 등이 변화를 맞으면 주민들이 동요하게 될 테고 결국에는 재건축이 가시화 될 것이다”고 말했다.
▲ 평형대에 따라 6억3000만원에서 최고 10억4000만원에 형성돼 있는 청화아파트의 시세는 오름세에 있다. 하지만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교통의 요지임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가격이 인근에 비해 저렴하다는 특징이 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유엔사 건축계획과 이로 인한 고도제한 완화의 가능성 등을 내다보고 투자하려는 수요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데일리
이어 그는 “현재 재건축추진위원회가 특별히 할 수 있는 것은 없지만 향후 주민들이 필요성을 느꼈을 때를 대비해 차근차근 재건축을 준비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부동산 관계자 “시세는 줄곧 오르는 중…미래 내다 본 젊은 층들의 발길 이어져”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은 9개동 12층 579세대 규모의 청화아파트를 두고 “시세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청화아파트의 시세는 115㎡(약 35평) 6억3000~6억9000만원, 155㎡(약 47평) 8억~8억8000만원, 189㎡(약 58평) 9억~10억4000만원에 형성돼있다. 가격은 점차 오름세에 있지만 매물은 전무하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유엔사 개발이 연내 착공해 2년 내 완공될 예정이어서 청화아파트의 경우 호재는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사는 청화아파트 고도제한의 바로미터와 다름없다”며 “20층 정도로 예상되는 유엔사 부지에 세워질 건물의 높이에 따라 청화아파트에 적용된 고도제한도 상당 부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강남에 비해 월등히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데다가 재건축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진 젊은 층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며 “높은 매수세에 비해 매물이 없다는 점 역시 가격 상승을 이끈 원인 중 하나다”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청화아파트의 거주 연령층이 높다는 점이 재건축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하려는 젊은 층이 점차 유입되고 주변 여건이 개선된다면 향후 본격적으로 재건축이 추진될 경우 사업 속도는 매우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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