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첫 방송을 시작했다. 지난주 단 2회 방영됐지만 평균 시청률은 7%대 이르고, 최고 시청률이 8%대인 화제의 드라마다. ‘응답하라 1988’에서는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언급하는 부분이 나온다. 극중 한 인물이 바둑대회에서 우승해 상금 5000만원을 받았다. 누군가 그에게 고급 아파트인 은마아파트를 사라고 부추긴다. 이 대목에서 아파트가 5000만원이나 한다는 말에 사람들은 아연질색하고 만다. 방송이 나간 후 인터넷에선 당시 은마아파트가 ‘5000만원을 넘었냐, 안 넘었냐’를 두고 갑론을박하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드라마에서 언급될 정도로 은마아파트는 부를 상징하는 아파트였다. 은마아파트는 지어진 지 36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고급 아파트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대한민국 교육일번지에 위치한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현장을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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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어진 지 30년이 넘은 은마아파트는 압구정 현대 아파트와 더불어 강남을 대표하는 고급 아파트다. 지난해 2월 주민총회를 거처 이정돈 추진위원장을 선출하며 재건축 신호탄을 쐈다. ⓒ스카이데일리
36년이 넘어가는 노후화 아파트, 가격은 여전히 정상급
지난 11일 찾아간 은마아파트 추진위원회 사무실은 주민동의서를 제출하러 온 주민들과 동의서를 받는 사무실 직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추진위 직원들은 인터뷰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바삐 움직였다.
직원들은 점심시간이 지난 시간까지도 서류를 정리하고 있었다.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동의서 제출을 위해 사무실을 들락거리는 모습이었다.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강남구 개포 1단지에 이은 가장 큰 아파트 단지였다. 은마아파트는 지어진 지 36년이 넘는 노후 아파트지만 가격 면에서는 여전히 정상급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조회를 보면 지난 10월 거래된 공급 면적 101.52㎡(약 31평) 호실의 경우 9억9000만원이었다. 이는 3.3㎡당 약 3100만원 꼴이다.
강남 고급아파트의 상징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됐다. 재건축을 희망하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조합설립 준비가 한창이다.
▲ 2006년 서울시 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에는 은마아파트 단지를 관통하는 폭 15m의 도로가 계획 돼 있었다. 그러나 지난 9월 서울시는 이 도로를 폐도하는 것으로 결정하면서, 은마아파트 재건축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스카이데일리
은마아파트 건너편에는 2000년 준공된 대치 삼성 래미안이 있다. 래미안 아파트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이곳의 호실은 공급면적 108㎡(약 33평) 기준으로 10억원이다. 이는 3.3㎡당 약 3000만원 수준이다.
두 아파트 가격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지만 건축 연령만을 고려했을 때는 30년 넘은 아파트가 10년을 갓 넘은 아파트 가격을 뛰어 넘었다. 은마아파트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금은 고급 아파트의 대명사지만 은마아파트는 원래 무주택 서민을 위해 주택자금을 융자받아 분양하는 아파트였다. 1979년 11월 7일 경향신문 기사에 나온 은마아파트 3.3㎡당 분양가는 68만원이다. 분양 당시 금액은 101.52㎡(약 31평) 2108만원, 115.54㎡(약 35평) 2380만원이다. 36년만에 무려 50배 가량 가격이 오른 것이다.
아파트 관통하는 15m 도로 폐도 결정, 재건축 급물살
은마아파트는 지난해 2월 주민총회를 거처 이정돈 추진위원장을 선출하며 재건축 신호탄을 쐈다. 올 들어 은마아파트에는 호재가 몇 개 있었다.
2006년 서울시 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에는 은마아파트를 위·아래로 가로지르는 폭 15m의 도시계획도로가 계획돼 있었다.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아파트에 폭 15m의 도로가 만들어진다면 사업성이 떨어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그러나 지난 9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제 13차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열고 도시계획도로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시가 내린 이번 결정으로 주민들은 내심 안도하는 눈치다. 이와 관련해 20년 이상 은마아파트에서 산 주민은 “아파트 단지 내에 큰 도로를 만드는 게 말이 안 된다”며 “서울시가 하는 일이 전체적으로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이번 결정은 참 잘한 일이다”고 말했다.

▲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는 현재 조합설립을 위한 주민동의서를 받고 있다. 추진위 사무실은 수시로 방문하는 입주민들로 인해 바쁜 모습이다. 조합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4424세대인데 향후 재건축이 된다면 약 6200세대로 탈바꿈 된다. ⓒ스카이데일리
은마아파트 북문에 위치한 한 부동산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 내 도로를 사실상 폐도 하면서 아파트 200가구를 더 건립할 수 있게 됐다”며 “주민들은 서울시가 마땅한 결정을 내렸다는 눈치다”고 전했다.
지난 9월 아파트 내 폐도가 결정되면서 은마아파트는 재건축은 더욱더 급물살을 탔다. 교육1번지에 위치한 은마아파트에는 지난 4월 호재가 하나 더 있었다. 지난 4월 정부가 발표한 ‘도로사선제한 폐지’다.
도로 사선제한은 도로변에 건축물을 새롭게 지을 때, 건축물의 반대쪽 도로 끝 지점과 도로 폭의 1.5배 높이가 되는 지점에 사선을 긋고 그 안쪽으로만 건물을 지을 수 있는 규정이다. 길을 가다보면 건축물의 꼭대기 쪽이 대각선이나 계단형으로 된 것이 대표적 예이다.
은마아파트 단지 내 도로계획이 사실상 폐지되면서 용적률 최대 300%를 적용받게 됐을 경우 향후 50층까지 지을 수 있게 된다. 이전에는 재건축 아파트의 최대 높이가 37층으로 규제 받았다.
향후 아파트 건축과 관련해 이정돈 위원장은 “재건축이 가시권에 들어왔지만, 정확한 설계도는 나오지 않았다”며 “현재 4424세대인데 재건축이 성공된다면, 약 6200세대로 탈바꿈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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