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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생명경시 우려 ‘규제개혁 부작용’ 논란
레임덕 조급증인가…무대포 규제파괴 역풍 ‘전율’
레임덕 조급증인가…무대포 규제파괴 역풍 ‘전율’
‘안전·건강·윤리’ 최소 울타리도 허무나…드론·임상·자율차 풀면 ‘위태위태’
임현범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6-05-19 19:00:54
장기간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한국 경제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가계, 기업할 것 없이 이로인해 고통 받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까닭이다. 수출은 16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2%대에 진입한데 이어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도 전분기 대비 0.4% 증가하는데 그쳤다. 금융위기 이후 6년 만에 프랑스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향후 경제성장 전망 역시 어둡다는데 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3.1%보다 0.4%P낮춘 2.7%로 하향조정했다. 정부(3.1%)를 제외한 국내외 주요 기관들 역시 대부분 2%대 성장률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극심한 불황을 겪었던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정부는 최근 경제계 안팎으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한편 지난 18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5차 규제개혁 장관회의’에서는 그간 규제로 발목 잡혔던 신성장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전방위 규제 철폐에 나섰다. 정부가 파괴적 혁신에 가까운 대대적인 규제개혁에 나섰다. 스카이데일리가 정부의 경제활성화과 이를 둘러싼 업계의 반응 등에 대해 진단했다.

 ▲ 전례없는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경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다양한 경제활성화 정책을 추진해 체질개선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정부는 규제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지나치게 무리수가 많은 보여주기식 행보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사진은 드론(왼쪽)과 친환경 전기차 ⓒ스카이데일리

최근 정부가 경제활성화 일환으로 ‘성과연봉제 도입’, ‘전방위 규제개혁’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공공기관이 가진 비효율성을 개선하고, 규제에 발목이 잡혀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신성장 산업 분야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장기 침체에 빠진 경기를 살리기위한 경제활성화 정책 도입 취지 자체는 좋지만 근본적인 대책 마련보단 달성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보여주기식’ 처방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규제개혁회의 “파괴적 혁신 규제개선”…안전·건강·윤리 무시한 ‘보여주기식’ 비판론
 
최근 정부가 신사업 분야 규제를 대폭 축소·완화한다는 방침을 밝혔는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불가피하게 마련된 규제마저도 무시한 채 이른바 ‘보여주기식’으로 규제완화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이에 우리 사회의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안전문제나 건강 그리고 윤리적 이슈 등의 부작용들이 눈에 보이듯 뻔한데도 무작정 규제 개혁만 강조하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정부는 지난 18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제5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를 열고 규제 개선 대책을 확정했다. 이를 통해 드론·자율주행차·사물인터넷(IoT)·바이오 헬스케어 분야 등 신성장 산업의 규제를 철폐하고 기업 활동과 관련한 303건의 현장 규제를 풀었다.
 
 ▲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5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파괴적 혁신 수준의 규제 개혁을 당부했다. [사진=뉴시스]

이 날 열린 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신산업 성장을 가로막는 핵심 규제들을 선제적이고 과감하게 철폐해야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며 “규제개혁이야말로 돈 안들이고 민간의 창의와 투자를 극대화하고 사안별 맞춤형 해결이 가능한 ‘1석 3조’의 가장 효과적인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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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규제혁신도 골든타임이 중요하다. 속도가 생명인만큼 더 늦기 전에 빨리 따라가야 된다”며 “신산업 분야에 대해서는 화끈하게 규제를 풀어 세상이 깜짝 놀랄만한 ‘파괴적 혁신’ 수준의 규제개선을 이뤄달라”고 당부했다.
 
먼저 정부는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을 저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모든 드론 사업을 허용키로 했다. 농업 지원, 항공촬영, 관측 및 탐사 등으로 한정돼 있었던 드론 사업이 향후 택배, 공연, 광고 등 다양한 사업분야로 응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자율주행차 규제도 대폭 완화된다. 1개 고속도로와 국도 5개 노선 등 총 8개 노선에 한정됐던 시험 운행구간이 개발자가 원하는 전국 모든 도로로 확대된다. 해외에서 시판중인 초소형 전기차 등 새로운 유형의 자동차도 국내 도로에서 운행이 가능해진다.
 
또 임상시험이 불가능한 의약품은 동물시험자료로 우선 허가한다는 방침이다. 윤리적인 문제로 사전에 임상시험이 불가능해 제품 개발이 어려웠던 점을 개선한 것이다. 알츠하이머, 뇌경색 등 위험 정도가 높은 질환에 사용하는 치료제도 2상 임상시험 자료로 조건부 허가 할 수 있도록 체계가 완화된다.
 
이에 경제시민단체 관계자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규제완화를 추진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규제완화가 무대포라고 할 만큼 가히 무차별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생명경시’라는 부작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자율주행차부터 드론, 바이오 의약품 등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채 시험단계에 불과한 기술이 유통될 때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국민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드론·임상·자율주행차 풀면 언제 어디서 치명적 사고 터질지 몰라 ‘위태위태’
 
 ▲ 자료: 기획재정부 ⓒ스카이데일리

실제로 드론은 지금도 각종 안전사고가 빈번하고 일어나고 있어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이 분야 한 전문가는 “만약 지금보다 드론이 무차별적으로 확산될 경우 길을 걸어다니기도 두려워 해야 할 것”이라며 “언제 어느때 머리 위에서 무엇이 떨어질지 모를 위협이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임상시험의 경우도 우리나라는 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 신약 선진국에 비해 많이 뒤쳐져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임상시험은 규제를 오히려 강화해 그 기술력을 끌어 올려야 하는 것이 우리의 숙제인 처지다.
 
신약은 아무리 효능이 좋아도 인간의 생명에 치명적인 부작용이나 미지의 독성을 잠재하고 있기 때문에 동물실험만으로 가승인을 내주는 것은 독약을 유포하는 행위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과거 임상시험 선진국에서조차 의약품의 대량 부작용 사건이 수시로 터져나온 것은 그 실례다.
 
안전성·유효성 임상을 아무리 완벽히 수행해도 부작용 모니터링 단계에서 미처 모르는 독성이나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이 의약품의 이중성으로 꼽힌다. 따라서 임상시험을 단축하는 것은 국민생명에 직접적 위협을 가하고 관련 기술의 진보를 되레 막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자율주행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무인차로 불리는 이들 차량들이 특정 장소의 규제를 받지 않고 운행될 경우 기술이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 언제 어느때 사고를 일으킬지 예단하기 어렵다. 고속도로는 물론이고 인도조차 제대로 걷기가 두려운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 추진도 ‘보여주기식’ 논란…“낙하산 근절 선행 먼저다”
 
정부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해서도 잡음이 일고 있다. 성과연봉제 도입은 조선·해운업을 비롯한 취약산업에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과 ‘도덕적 헤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됐다.
 
하지만 정부의 이러한 행보에는 근본적인 대책이 빠져있어 말 그대로 ‘보여주기식 개혁’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당국의 압박에 노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우선 하고 보자’식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행해 잡음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 자료: 기획재정부 ⓒ스카이데일리
 
특히 공공기관의 효율성과 방만경영을 제고하기위해선 성과연봉제 도입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지배적이다. 연공서열에 의한 호봉제가 공공기관의 비효율적 경영을 부추기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정·관계 ‘낙하산’ 인사라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의 배경에는 그간 꾸준히 지적돼왔던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는 데 기인한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관료출신 인사가 공기업 기관장 및 감사 등으로 재임하는 비율이 지난 2014년 말 39.2%에서 올해 2월 36.1%로 불과 3%p만 감소됐다.
 
지난 10일 한정우 더민주 부대변인은 “올해 들어서만 주요 공기업 기관장과 상임감사에 16명의 낙하산이 자리를 꿰찼다”며 “업무 특성과 거리가 먼 인사들이 낙하산을 타고 내려와 자신의 밥그릇을 챙기기 바쁘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둔 공공기관장들이 다수 포진돼 있다는 점에서 낙하산 인사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진다.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둔 공공기관장은 총 81명이다. 9월에만 22명의 공공기관장 임기가 만료된다.
 
 ▲ 자료: 각 기관 및 알리오 ⓒ스카이데일리

이에 경제시민단체는 “그동안 이러한 낙하산 인사는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역대 어느 정권이고 자유롭지 못한 적폐로 치부돼 온 것이 사실”이라며 “대통령 선거 이후나 정치적 관리를 위한 논공행상으로 단행된 구태라는 점에서 성과연봉제 도입에 앞서 선제적으로 해소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부채가 520조원에 달하는 공공기관의 비효율과 부실, 방만 경영을 해소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낙하산 인사 근절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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