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제화 제조 공장 지대로 여겨졌던 성수동에 이색적인 카페가 생겨 많은 이들의 발길을 유도하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대림창고다. 오래된 창고였던 이곳은 갤러리 카페로 새롭게 탈바꿈하면서 새로운 휴식공간으로 각광 받고 있다. 더욱이 이곳이 주목을 받으면서 일대 지역에 신흥상권이 형성되고 있어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대림창고 내부 전경 ⓒ스카이데일리
기존에 주목받지 못했던 공간 혹은 지역이 수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받는 지역, 소위 말하는 ‘핫플레이스’로 탈바꿈하는 현상이 서울 곳곳에서 일어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 지역의 발전은 주변 상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있는 대표적인 지역으로는 연남동 경의선 숲길, 성수동 대림창고, 이태원 장진우 거리 등이 꼽히고 있다. 이들 지역은 모두 과거와 전혀 다른 분위기로 새롭게 탈바꿈한 후 시민들로부터 각광 받고 있는 곳이다. 또 이런 인기에 힘입어 주변에 신흥상권을 만들어 내고 있기도 하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 숲길’…철길 없어진 빈자리에 피크닉족 대거 몰려
스카이데일리는 최근 핫플레이스로 각광받고 있는 지역들을 직접 찾았다.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젊은이들의 거리로 불리는 홍대역 인근에 위치한 연남동 경의선 숲길이다.
추석 연휴 셋째날인 지난 16일 오후 6시 경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3번 출구 앞에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두 손 가득 치킨과 맥주를 든 젊은이들, 돗자리를 어깨에 메고 아이들과 손잡고 걷는 가족 등 다수의 시민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3번 출구 앞 길 양쪽으로 카페, 맥주 가게 등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었다.
인근에는 포장판매, 흔히들 말하는 ‘테이크아웃(Take out)’ 방식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들이 즐비했다. 특히 스테이크 판매점인 ‘핵스테이크’ 앞에는 유독 대기 줄이 길었다. 매장 앞에서 만난 유희연(26)씨는 “감자튀김이랑 스테이크, 맥주를 포장해서 옆쪽 잔디에 앉아 먹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 수많은 시민들이 경의선 숲길 곳곳에 마련된 잔디밭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각종 안주와 함께 맥주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스카이데일리
시민들은 숲길 중앙 쪽에 있는 잔디 위에서 돗자리를 피고 여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얼핏 보면 길 위에 앉은 느낌이 날 정도로 보행자와의 거리가 좁은 공간이었는데도 잔디 위는 이미 수많은 시민들로 가득 메워져 있었다. 빈자리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였다.
해가 지고 주변이 어둑어둑해지자 곳곳에서 조명이 켜졌다. 숲길의 분위기가 한층 고조됐다. 이곳을 찾은 김정윤(29)씨는 “추석 연휴를 맞아 머리를 식힐 겸 이곳을 찾았다”며 “은은한 조명 아래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을 보니 나도 친한 사람들과 함께 돗자리를 갖고 올걸 그랬다”고 말했다.
많은 시민들이 이곳을 찾으면서 주변 상가들도 적지 않은 수혜를 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 상가들 중에는 흰색 인테리어로 시선을 끄는 카페, 이국적인 분위기의 맥주 펍 등 유독 세련된 분위기의 가게들이 많았다.
맥주집 ‘더바’ 를 운영하는 정혜선(37)씨는 “2년 전보다 이 거리를 찾는 사람과 손님이 확실히 많아졌다”며 연남동 경의선 숲길의 높아진 인기를 전해 주었다.
인근에 위치한 ‘수’ 부동산 관계자는 “이 지역 시세가 2년 전보다 2배 가량 오른 것 같다”며 “숲길이 형성되면서 카페나 호프집을 창업하려는 사람들이 몰리고 대기업들도 투자를 하다보니 시세가 저절로 뛰었다”고 설명했다.
재벌기업 오너도 찾는 성수동 대림창고…낡은 건물 개조한 독특한 컨셉 ‘인기’

▲ 빨간 벽돌에 흰색페인트로 ‘대림’이라고 쓰인 건물 앞에는 건물 내부에 들어가 보기도 전에 건물 외부를 배경삼아 사진을 찍는 시민들이 많았다. 이 건물은 성수동 성수이로에 위치한 갤러리카페 대림창고다. ⓒ스카이데일리
이튿날인 17일 최근 ‘핫플레이스’로 각광받는 ‘대림창고’를 찾았다. 지하철 2호선 성수역에 내리자 일단의 젊은층이 2~3명씩 무리를 지어 어딘가로 가고 있었다. 대부분이 대림창고로 향하는 기자와 같은 방향으로 분주히 발걸음을 옮겼다. 예상대로 그들의 목적지는 대림창고였다.
대림창고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온 광경은 큰 창고 앞에 줄 서 있는 수많은 인파였다. 줄 서서 입장 순서를 기다리던 구진용(31)씨는 “주말이라 입장료가 있긴 하지만 빈티지한 느낌이 신선하게 느껴진다”며 “입장 전이지만 벌써부터 흥분되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수십여 분을 기다린 끝에 매장에 들어서자 큰 조형물과 방직공작에서나 볼 수 있는 기계들이 곳곳에 장식돼 있었다. 약 200평이 넘는 규모의 대림창고 내부에는 이미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심지어 자리를 찾지 못해 주변을 맴도는 사람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매장을 찾은 손님 김호주(42)씨는 “이곳이 블로그 등 각종 SNS를 통해 핫한 곳이라고 소문이 나있길래 친구와 함께 와봤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손님 전수민(33)씨 역시 “인스타그램(사진, 동영상 등을 공유하는 SNS)을 보고 찾아왔다”며 “커피 맛이 약간 아쉽긴 하지만 빈티지한 분위기가 상당히 맘에 든다”고 밝혔다.
대림창고 덕분에 주변의 가게들도 적지 않은 수혜를 입고 있는 듯 했다. 대림창고에서 미처 식사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인근에 위치한 식당으로 모여들기 때문이다. 대림창고 인근에 위치한 한 식당 관계자는 “주말에는 주차할 공간이 없을 정도로 손님이 많다”고 말했다.

▲ 대림창고는 커피·맥주 등의 음료와 파스타·스테이크 등의 요리도 판매하고 있다. 매장 내부에는 고풍스러운 느낌의 전시품이 곳곳에 배치돼 있어 사진을 찍는 손님들이 다수 눈에 띄었다. 사진(위)은 손님들로 가득찬 대림창고 내부 매장과 전시품들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대림창고 인근에 위치한 모아부동산 관계자는 “대림창고의 성공사례를 보고 이를 인수하거나 벤치마킹하려는 기업인들이 찾아 온 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중에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재벌기업들의 오너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4월에는 동서식품이 운영하는 북카페 모카책방이 대림창고 옆 성수이로7길에 들어서기도 했다. 동서식품은 그곳을 자사의 주력상품인 맥심커피를 홍보하는 장소로 이용 중이었으나 현재는 잠시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대림창고의 인기가 일대 지역 상권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이곳에 카페 등을 차리려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진영 부동산 컨설턴트는 “최근 들어 대림창고처럼 낡은 공장이나 창고를 이용해 카페나 음식점을 열겠다는 이들의 문의가 잦은 편이다”며 “하루에도 매물 문의만 6건 이상씩 있을 정도다”고 말했다.
이성은 대한부동산 이사는 “이 구역은 이제 부르는 게 값이 될 정도로 매물이 귀한 편으로 시세 역시 3년 전보다 약 3배정도 뛰었다”며 “만약 매물이 있다해도 3.3㎡(1평) 기준 4500만원 이하로는 거래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대림창고 인기의 여파는 1km이상 떨어진 뚝섬역 인근 상권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수역 인근에 위치한 퍼스트부동산 주인명(39) 대표는 “대림창고와 비슷한 분위기의 매장을 운영하기 위해 뚝섬역 인근에 위치한 건물을 계약한 사례를 접한 적이 있다”며 “대림창고와 가까운 곳은 매물이 없고, 시세도 비싼 편이라 인근 지역으로까지 눈을 돌리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경리단길 옆 작은 골목…장진우 식당 개업 후 높은 인기 덕에 ‘장진우 거리’ 탈바꿈
▲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회나무로 13가길은 ‘장진우 거리’란 이름으로 유명한 곳이다. 거리 초입 소품가게 입구엔 장진우 거리를 알려주는 표지판(사진)이 세워져 있다.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가 찾은 또 다른 핫플레이스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회나무로 13가길, 일명 ‘장진우거리’로 불리는 곳이다.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2번출구에서 나와 육군중앙경리단 방향으로 가다보면 일명 ‘경리단길’로 불리는 상가 밀집 지역이 나온다. 그 길을 따라 안쪽으로 진입하다보면 이곳에 상가가 있을까 싶을 정도의 주택 밀집지역이 나오는 데 그곳에는 ‘회나무 13가길’이라는 표지판이 있다.
표지판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돌려 골목에 들어서면 아기자기한 카페와 감각적인 건물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바로 이곳이 최근 젊은층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는 ‘장진우 거리’다.
이곳 골목을 일컫는 ‘장진우 거리’라는 명칭은 2011년 생긴 장진우 대표가 운영하는 ‘장진우 식당’이 유명세를 타면서 붙게 된 이름이다. 10평 정도 규모의 ‘장진우 식당’은 하루에 1~2팀 정도만 예약을 받아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가게가 생긴 이후 총 10개의 다양한 카페와 식당, 술집이 차례로 생겨났다. ‘문오리’, ‘방범포차’, ‘장진우식당&다방’, ‘그랑블루’, ‘드렁큰살롱’, ‘레코드 이슈’, ‘안씨막걸리’ 등이며 이중 장진우 대표가 운영하는 가게만 8개에 달한다.
장진우 거리 초입에 있는 ‘미술소품’이라는 가게에서 DSLR카메라를 손에 든 크리스김(한국명 김비홍, 29)씨를 만났다. 그는 “이태원을 자주 찾는 편인데 이 골목은 처음이다”며 “생각보다 거리에 많은 사람이 있는데, 아마도 카페 마다 개성이 뚜렷하기 때문인 듯 하다”고 말했다.
장진우 식당이 처음 들어선 2011년에 비하면 현재 인근 부동산 시세는 껑충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현우부동산 관계자는 “5년 전까지 이 골목은 상권이 형성되지 않은 주택가였기 때문에, 3.3㎡(1평)당 거래가가 2500만원 가량에 불과했다”며 “하지만 현재 시세는 3.3㎡당 3500만원까지 오른 상황이다”고 말했다.
매매 뿐 아니라 임대 시세도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관계자는 “2011년 당시만해도 인근 상가 임대료는 권리금 없이 3.3㎡당 보증금 100만원, 월임대료 70만~80만원 선에 불과했다”며 “그러나 현재는 권리금이나 보증금은 그대로지만 월임대료가 40만원 가량이나 올랐다”고 설명했다.
박균우 상권 분석가는 “예전에 가로수길, 경리단길이 막 부상했을 때도 그곳을 중심으로 신흥 상권 바람이 불었던 적이 있다”며 “새로운 걸 찾는 젊은 층이 SNS를 통해 핫플레이스를 찾아내 지역의 유행까지 선도하면서 이런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에는 핫플레이스의 유행 변동주기가 빨라지는 추세다”며 “얼마 전 성수동과 연남동의 열풍 이후 망원동 망리단길, 서울대부근 샤로수길 등이 SNS 상에서 블로거들에게 각광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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