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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키워드<16>]-CJ E&M(스튜디오드래곤)
미생·응답하라 자신감에 안방TV 사활 ‘무한식욕’
드라마 자회사 설립후 유명제작사 인수행진…케이블서 지상파까지 ‘독과점 우려’
유은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6-10-24 13:01:08
 ▲ 국내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CJ E&M(사진)이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을 자회사로 출범한 이후 무서운 기세로 인수합병을 거듭하며 확장행보를 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드라마 제작 독과점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스카이데일리

국내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공룡기업으로 불리는 CJ그룹이 ‘드라마 제작 독과점 논란’에 휩싸였다. 드라마 제작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를 설립한 후 국내 유명 작가를 보유한 소규모 드라마 제작 업체들을 무차별적으로 인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드라마 제작 시장의 골목상권 침해 사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엔터테인먼트 업계 등에 CJ E&M은 드라마 시장의 영역 확장을 위해 지난 5월 드라마 사업 부문만 따로 떼어 내 스튜디오드래곤을 새롭게 설립했다. 신규 기업 설립은 CJ E&M이 스튜디오드래곤을 자회사 형식으로 소유하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이뤄졌다. 스튜디오드래곤은 김성수 CJ E&M 대표와 최진희 전 CJ E&M드라마사업본부장 두 사람의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관련업계에서는 ‘응답하라 시리즈’의 연이은 성공으로 드라마 사업 부문에서 쏠쏠한 재미를 본 CJ E&M이 드라마 사업을 키우기 위해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드라마 제작전문 자회사 설립을 발표한 후 불과 3개월 만에 계획을 현실화 시켰기 때문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설립되자마자 빠르게 세를 넓히기 시작했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공룡기업으로 불리는 CJ그룹의 자금력을 등에 업고 유명 스타 작가를 보유한 소규모 드라마 제작사들을 무차별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 최근 포탈 드라마 일간 검색어에는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한 드라마만 4개가 이름을 올렸다. 또 주말 기간에는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한 tvN드라마 더케이투가 1위를 차지했다. [사진=네이버 일간 검색어 캡쳐화면]

지난달 21일 스튜디오드래곤은 150억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지난 2014년 설립된 드라마 제작사 KPJ 지분 100%를 매입했다. KPJ에는 ‘대장금’, ‘선덕여왕’, ‘뿌리깊은나무’, ‘육룡이나르샤’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사극 드라마 시나리오를 쓴 김영현·박상연 작가가 소속돼있는 곳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KPJ 인수와 동시에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신주 1만1000주를 주당가 27만5000원에 발행해 장진욱 KPJ 대표와 김영현 작가, 박상연 작가 등 3명에게 각각 3000주, 4000주, 4000주씩 배정했다. 이에 따라 기존 CJ E&M의 100% 자회사였던 스튜디오드래곤의 지분구조는 CJ E&M이 99.5%, 유상증자에 참여한 3명이 0.5%의 지분을 보유한 형태로 바뀌었다. 단순히 돈만 지불한 게 아니라 인수 기업의 소유권도 일정 부분 내어 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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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KPJ 인수 사례를 통해 소위 ‘스타작가’로 불리는 이들을 영입해 드라마 시장을 점령하겠다는 CJ E&M의 계획은 더욱 명확해졌다. 드라마의 인기는 사실상 작가 1인의 역량이나 다름없다는 점을 염두하고 ‘인기 작가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거액을 투입해 작가가 소속된 회사 자체를 통째로 인수해 버리거나 작가에게 지분까지 내어주는 결정은 그만큼 인수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CJ E&M 관계자에 따르면 스튜디오드래곤은 화앤담픽쳐스와 문화창고의 지분도 100% 확보한 상태다. 이들 두 기업은 지난해 말 CJ E&M이 경영 참여를 위해 각각 지분의 30% 씩을 매입했던 곳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CJ E&M 소유 지분과 나머지 70%의 지분을 모두 사들인 셈이다.
 
이들 두 곳 역시 다수의 인기 드라마를 집필한 스타작가가 소속된 드라마제작사다. 화담앤픽쳐스는 한류열풍을 일으킨 ‘태양의후예’와 ‘상속자들’ 및 ‘신사의품격’, ‘시크릿가든’ 등을 집필한 스타작가 김은숙이 소속돼 있다. 전지현 등이 속한 연예기획사 문화창고 역시 쟁쟁한 작가를 보유하고 있다. 드라마 ‘별에서온그대’와 ‘넝쿨째굴러온당신’, ‘내조의여왕’ 등을 징츤 박지은 작가가 대표적이다.
 
‘또 오해영’·‘굿와이프’ 등 호평…전지현·이민호 앞세운 ‘푸른바다의 전설’ 대박 예상
 
 ▲ 내달 방영 예정인 드라마 푸른바다의 전설은 벌써부터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한류스타인 이민호(왼쪽)와 전지현(오른쪽)이 주연을 각각 맡았으며, 김수현을 일약 한류스타 덤에 오르게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쓴 박지은 작가가 집필을 맡았다. [사진=뉴시스,SBS 드라마 홈페이지]
 
단순히 성과적인 측면만 보면 스튜디오드래곤의 전략은 일단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케이블 채널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비교적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호평을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CJ E&M 자체 채널 tvN에서 방영 된 ‘또 오해영’과 ‘굿와이프’는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들 두 드라마는 모두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했다. ‘또 오해영’의 경우 케이블 채널에서는 이례적으로 평균 10%가 넘는 시청률(최종회 기준)을 기록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또 CJ E&M과 닐슨코리아가 공동 집계하는 콘텐츠영향력지수(이하 CPI)에서는 지상파를 제치고 전체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CPI는 뉴스구독 순위·직접검색 순위· 버즈 순위를 통합해 콘텐츠의 파워를 측정하는 수치다.
 
스튜디오드래곤은 CJ E&M 자체 케이블 채널에서 벗어나 지상파로까지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MBC 월화 드라마 ‘캐리어를끄는여자’, KBS 수목 드라마 ‘공항가는길’ 등이 모두 스튜디오드래곤 작품이다.
 
또 내달 16일 방영예정인 SBS 수목 드라마 ‘푸른바다의 전설’ 역시 스튜디오드래곤 야심차게 준비한 드라마다. 이 드라마는 벌써부터 포털 인기 검색어에 오르내리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한류스타 전지현과 이민호가 남녀 주연을 맡고, ‘별에서 온 그대’로 소위 ‘대박’을 터뜨린 박지은 작가가 시나리오를 썼기 때문이다.
 
소규모 제작사들 “대규모 자본 앞세운 CJ 무한식욕 행보에 독과점 발생 우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일각에서는 CJ E&M의 최근 행보에 대해 우려 가득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드라마 제작 분야의 독과점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소규모 외주 제작사들은 점차 설 곳을 잃게 돼 결국에는 시장 자체가 위축되는 상황으로 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나중에는 CJ E&M이 국내 방송 제작 시장 전체를 먹어치워 버릴 수도 있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아직까지는 드라마에 국한돼 있지만 후에 예능·다큐 등 다른 프로그램의 영역 확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흔히 알려진 ‘골목상권 침해’와 같은 맥락이라는 게 일부 소규모 외주 제작사들의 입장이다.
 
배대식 한국방송영상제작사협회 국장은 “아직까지 CJ E&M(자회사 설립)을 ‘잘못했다’고 딱 잘라 말할 수는 없다”며 “하지만 일부 제작사들 사이에서 (독과점)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이야 드라마만을 제작한다고 하지만 만약 이게 잘 되면 다른 분야로까지 진출하겠다고 나서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권호영 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개발팀 관계자 역시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그는 “한국 콘텐츠 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직원들이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등 지금의 열악한 제작 환경이 해결돼야 하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제작사의 규모가 대형화 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긴 하다”며 “그렇지만 CJ E&M같은 대기업에서 자회사까지 만들어서 키우는 방법으로 대형화 되는 것은 옳은 방법이라고 보기 애매하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드라마 외주 제작사 한 관계자는 “드라마제작사협회에서는 아마 공식적으로 스튜디오드래곤의 설립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지 못할 것이다”며 “이미 회원사들 중 다수가 드라마 유통 시장이라 할 수 있는 다수의 케이블 채널을 보유한 CJ E&M과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이다”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 CJ E&M 관계자는 “중국이 최근 많은 미디어사들을 M&A 해가면서 몸집을 불려가고 있고 콘텐츠 장악력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며 “(CJ E&M을)국내 콘텐츠 기업 입장에서 중국자본에 맞서기 위한 ‘대항마’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전체 작가 중 스타작가의 비중은 높지 않다”며 “40여명의 소속 작가 중 80~90%는 신인작가이므로 역량 있는 신인작가를 발굴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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