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세계그룹이 내놓은 ‘SSG페이’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직접 챙기면서 특별한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불공정한 밀어주기 논란에 실적부진까지 겪고 있다. 사진은 신세계그룹이 있는 서울 중구 메사빌딩(왼쪽)과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스카이데일리
최근 신세계그룹 오너인 정용진 부회장을 향한 여론의 관심이 남다르다. 그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거둔 정 부회장이 유독 금융 관련 분야에서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SSG페이’는 지난해 7월 신세계그룹이 유통업계 최초로 출시한 모바일 간편 결제 시스템이다. 스마트폰에 ‘SSG페이’ 어플을 깔고 사전에 신용카드 등록 또흔 계좌이체 등을 통해 ‘SSG머니’를 충전하기만 하면 신세계그룹 계열사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스마트폰 하나 만으로도 물건 구입이 가능하다.
신세계그룹의 시스템통합(SI) 자회사인 ‘신세계I&C’가 운영하는 ‘SSG페이’는 신세계그룹 오너인 정용진 부회장이 의욕을 갖고 직접 주도한 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정 부회장은 SSG페이 출시 초기 “지금까지 결제 경험은 다소 불편한 부분이 있었는데, SSG페이는 결제가 매우 단순하게 만들었다”고 소개하며 사업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당시 업계 안팎에서는 정 부회장 주도의 ‘신세계표 금융사업’에 기대감을 드러내는 여론이 적지 않았다. SSG닷컴,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 다양한 유통망과 더불어 상당수 회원까지 이미 확보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기존 회원들만 ‘SSG페이’를 이용해도 이미 반은 성공한 것과 다름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던 것이다.
출시 초기 주변의 예상은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는 듯 했다. SSG페이는 출시 한 달 만에 가입자 5만명을 돌파했고 출시 5개월여 만인 12월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또 지난해 9월부터 올 2월까지 6개월간 충전 금액이 200억원을 돌파했다.
정용진 야심작 SSG페이…불공정 밀어주기 논란, 실적 부진 등 유통황제 명성 오점
▲ 정용진 부회장은 그동안 핀테크에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0년 정 부회장은 회의에 참석한 임원들에게 “페이팔에 가입해 이베이에서 물건을 사보라”며 임직원들이 관심을 갖도록 강조하기도 했다. ⓒ스카이데일리
그런데 최근 SSG페이에 대해 기존과는 다른 평가를 하는 목소리가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신세계그룹 안팎에서 SSG페이가 정 부회장의 화려한 이력에 오점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SSG페이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그 이유로 꼽힌다.
유통·금융업계 및 소비자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출시 직후 어느 정도 성공 가능성을 내비쳤던 SSG페이는 얼마 안가 불공정한 ‘밀어주기 논란’에 휩싸였다.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스타벅스 등 계열사 가맹점들이 SSG페이 외에 다른 유통업체들의 간편 결제 서비스를 취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SSG페이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일부러 도입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배경이다. 특히 재래시장에서도 이용 가능한 삼성페이를 신세계 계열사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이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다.
당시 소비자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의 행위는 공정거래법 23조 7항 ‘부당하게 특수 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에 대하여 상품·용역 등을 제공하거나 현저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여 특수 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를 지원하는 행위’에 해당하는 것이다”고 꼬집었다.
소비자들의 원성이 날로 높아지자 결국 신세계그룹도 타협점을 내놨다. 지난 7월 신세계그룹은 “삼성전자와 지속적으로 이마트 등에서 삼성페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협의해왔고, 최근 논의가 진전되고 있다”며 “기술적 협의 등 협의할 사안이 남아 적용할 수 있는 시기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신세계그룹 계열사 가맹점에서 삼성페이 사용은 불가능하다.
신세계그룹은 SSG페이 출시 후 계열사 가맹점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마케팅에 들어가며 가입자 확보와 규모의 확대를 꾀했지만 오히려 이런 점이 독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운영업체인 신세계I&C의 실적 부진을 부추겼다는 해석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사업성 논란’이 불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SSG페이 출시 후 신세계I&C의 실적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SSG페이 출시(2015년 7월) 직후인 지난해 3분기까지 신세계I&C의 실적은 매출액 1920억원, 영업이익 115억원, 당기순이익 86억원 등이었다.
반면 올 3분기까지의 실적은 매출액 2202억원, 영업이익 62억원, 당기순이익 2억원 등을 각각 나타냈다. 매출액이 14.7% 오르긴 했지만 정작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6.6%, 97.4% 급감했다.
▲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업계 한 관계자는 “SSG페이는 출시 초기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듯 했으나 오히려 최근에는 운영기업인 신세계I&C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앞으로 모바일 간편 결제 시장의 구도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기가 더욱 어렵게 됐다”고 진단했다.
정용진의 금융 영토 확장 ‘편의점 캐시백’…하루 평균 고객수 4명 불과 ‘실효성 논란’
정용진 부회장은 SSG페이 외에 또 다른 금융사업 분야에서도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로 정부 주도의 편의점 캐시백 사업이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편의점 캐시백은 편의점에서 체크·신용카드 결제 후 현금으로 되돌려 받는 서비스다. 현금인출기와 비슷한 개념이라고 인식하면 된다. 신세계그룹은 자사 편의점 브랜드 위드미(With Me)를 통해 국내 편의점 브랜드 중 유일하게 참여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신세계그룹이 야심차게 진출한 이 사업 또한 신통치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편의점 캐시백에 대한 실효성이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 당 하루 이용건수가 4건에 불과할 정도로 이용고객이 뜸한 게 이유였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핀테크(fintech) 분야는 사업성이 뛰어나긴 하지만 철저한 검증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다”며 “신세계그룹과 정용진 부회장은 유통업계에서는 나름 성과를 거두긴 했지만 아직까지 금융 사업에 대한 전문성은 부족하기 때문에 사업 진출에 앞서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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