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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이상문 교수(KBS 진품명품 감정위원)
“진품명품 21년, 1천년 유물도 30만원 거래되죠”
집 3채 날리며 피나는 독학의 길…박물관 박제하듯 모시면 값어치 없어
이성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3-02 14:05:15
 ▲ 이상문(사진) 명지대 교수는 어릴 적 다양한 물건을 수집하면서 고미술품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그는 KBS '진품명품' 코너에서 도자기 감정위원으로 알려지기 전 다양한 고미술품을 감정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이상문(74) 명지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는 KBS ‘진품명품’ 프로그램 도자기 감정위원으로 유명하다. 1996년부터 무려 21년째 TV에 출연 중인 이 교수는 처음에는 고미술 전반에 걸쳐 감정했다. 그러다 도자 분야만 전문적으로 맡으면서 도자기에 대한 애정이 더욱 깊어졌다고 한다.
 
이 교수는 우리 문화재를 해외로 내보내 많은 외국인들이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래야 우리 문화를 세계에 알릴 수 있어서 애호가 층이 두터워지며, 거래 또한 활발해져 미술품 가치가 더욱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그가 고미술품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특별하지 않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취미로 우표나 코인 등을 수집했다. 이후 다양한 물건들을 수집하다가 우연히 고미술품을 손에 넣게 됐다.
 
“입대하기 전에 얻은 도자기를 군대 가면서 처분했어요. 그래서 돈을 좀 벌게 됐는데 그 때부터 고미술품에 관심을 갖게 된 거죠”
 
수집 취미가 고미술품 매매로 이어져…초창기엔 골동상에 속아 집 3채 날리기도
 
이 교수가 고미술품을 본격 수집하게 된 때는 1968년이다. 고미술품을 매입하기 위해서는 종자돈이 필요했다. 또 고미술품에 빠진 이 교수는 새벽 1시가 넘도록 방 안에 틀여 박혀 물건을 들여다보기 일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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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계속 고미술품을 사고팔면서 도자기 등에 빠져 있었죠. 그런데 취미로만 하다가 업으로 삼으려고 보니 너무 많이 속게 되더라고요. 처음에는 물건을 보는 눈이 없어 몇날 며칠을 마냥 들여다보기만 했습니다”
 
 ▲ 이 교수는 고미술품을 배우고 작품 보는 눈을 키우면서 사기를 당하기도 했다. 그는 무조건 오래된 물건이라고 해서 좋은 건 아니라고 설명한다. 오래 됐으면서 아름다워야 고미술품으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스카이데일리
 
이 교수에 따르면 당시에는 고미술품에 대한 체계적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곳이 없었다. 고미술 업계 선배들도 일제 강점기에 일본 사람들 밑에서 수집·판매업을 하던 이들 뿐이었다.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사기를 당하면서 작품 보는 눈을 스스로 키울 수밖에 없었다.
 
“책을 보고 배운다든가 그럴 형편도 아니었어요. 배울 만한 사람도 없었죠. 결국은 혼자서 알아갈 수밖에 없었어요. 그러면서 초창기에는 상인들에게 많이 속았죠. 서울에 있는 집 세 채 정도는 날린 것 같아요”
 
KBS 진품명품에서 도자기 감정을 시작하면서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출연진 중 한 명이었던 탤런트 엄앵란 씨의 사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엄앵란 씨는 인사동에서 6만원 주고 산 도자기를 평소 꽃 화분으로 쓰고 있었어요. 프로그램 출연진들이 가진 고미술품을 감정하는 날이 있었는데, 엄앵란 씨는 마땅히 가져올 게 없었든지 보자기에 화분 도자기를 싸갖고 왔죠. 그런데 그게 300만원 이상의 감정가가 나온 거예요. 그러자 엄앵란 씨는 펄쩍 뛰며 좋아하셨어요”
 
값 나가는 귀한 도자기를 알아보는 방법은 특별하지 않다고 그는 말한다. 무조건 오래됐다고 해서 보물로 여기기는 힘들다. 이 교수는 작품이 가진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귀한 작품이라고 해서 다를 건 없어요. 일단 오래된 게 확실하다 해도 눈으로 볼 때 아름다워야 해요. 그게 전부죠. 단지 오래됐다고 해서 값 나가는 건 아니예요. 희소성이 있고 아름다워야 값어치가 있습니다”
 
“박물관에 박재하듯 모셔놓는 게 정답 아니죠…지정 문화재 아니면 해외 매매도 권해야”
 
 ▲ 이 교수는 고미술품이 국내에만 머물지 않고 해외에 전시돼 많은 세계인들에게 작품을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고미술품들이 해외 유명 미술작품들처럼 경매 등을 통해 매매가 활발해져야 작품의 가치가 오른다고 강조했다. ⓒ스카이데일리
 
이 교수는 국가 지정 문화재가 아니라면 다양한 고미술품을 해외로 내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카소의 작품이 고가에 거래되는 것처럼, 우리 고미술품도 박물관에만 전시하지 말고 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많은 사람들이 고미술품을 국내에서 지켜내야 한다고 여겨요.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오히려 해외에 내보내 외국 유명 박물관에 전시되든가, 심지어 개인도 소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작품의 가치가 오르고 값어치가 생기죠”
 
그는 문화재청의 고위 간부가 지켜보는 강연 자리에서 이 같은 발언을 했다. 그러자 그 관계자는 ‘우리는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애를 쓰는데 무슨 말을 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문화재청 간부는 그러나 이내 이 교수의 주장에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국내에 머물기만 하는 작품은 값어치를 인정 받기 힘들어요. 1000년 이상 된 고미술품도 30만원이면 살 수 있는 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비슷한 유물이 국내외에 널리 알려지고 또 매매된다면 값어치가 올라가기 마련입니다. 박물관에 박제하듯 모셔만 놓는 게 답이 아니에요”
 
이 교수의 믿음은 확고했다. 후손들이 문화재를 잘 보존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값어치가 높아야 한다. 그런데 고미술품한 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져야 가격이 올라간다는 얘기다.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도 남들이 알아주지 않으면 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죠. 국내 고미술품 시장은 이웃 일본에 비하면 유아기에 불과해요. 누구든지 골동품이나 문화재급 고미술품을 사고파는 문화가 정착돼야 고미술 문화가 발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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