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정산 대표(게밥에 도토리)는 식품유통 회사에서 일하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지난 2011년 2월 창업 이후 끊임없는 재료 연구와 메뉴 개발을 통해 6년 만에 월매출 3000만원을 일궈 냈다. ⓒ스카이데일리
“식당 창업 이후 5~6년 남짓 가게를 운영해오면서 느낀 점은 요리는 늘 정직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당장 내일 가게가 망할지라도 눈앞의 수익을 좇기보다는 건강한 음식을 만들고자 노력해왔습니다”
남정산(48·게밥에 도토리) 대표를 서울 강남에 위치한 그의 식당에서 만났다. 유통업에 종사했던 남 대표는 가게를 차려 요리를 하게 된 사연을 거침없이 풀어냈다.
새로운 소스 식당에 팔려다 음식점 창업…장사 요령 부족에 스트레스로 병원 신세
“원래 음식재료 유통 일을 했습니다. 게장소스 등을 식당에 팔려다 이들 소스로 새로운 요리를 개발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2011년 2월 직접 가게를 차리고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남 대표는 가게 창업 전까지는 식품유통업에 종사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요식업에 뛰어들었지만 요리에 대해 전문적으로 공부해본 적이 없었다. 때문에 장사 시작 후 숱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처음에는 개발한 메뉴도 없어 묵밥, 메밀, 우동 등을 만들어 혼자 장사를 시작했어요. 별도의 메뉴판도 없이 종이에 손으로 써서 벽에 붙여놓곤 했죠. 효율적인 주방시스템도 갖추지 못해 손님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어요”
그는 갖은 스트레스로 인해 장사 시작 2개월 만에 궤양성 대장염으로 병원 신세를 졌다. 퇴원 후에는 계절이 바뀌면서 묵밥, 메밀 등의 여름 메뉴가 잘 팔리지 않아 가게가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 남 대표는 장사를 시작한지 2개월 만에 궤양성 대장염으로 병원신세를 져야만 했다. 퇴원 이후 그는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한 가게를 살리기 위해 요리 공부를 시작해 효소를 활용한 돈까스, 제육덮밥 등의 메뉴를 개발했다. ⓒ스카이데일리
가게를 살린 건 포기하지 않는 남다른 근성이었다. 남 대표는 요리 공부를 시작하며 새로운 메뉴 개발에 나섰다. 끊임없이 요리 재료에 대해 공부한 결과 효소를 활용한 돈까스, 제육덮밥 등과 같은 메뉴를 개발할 수 있었다.
“요리란 공부가 많이 필요한 분야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어요. 요리에 필요한 재료들의 성격부터 파악하고자 했어요. 예컨대 돼지고기에 다른 가게에서는 쓰지 않는 효소와 천연 재료들을 곁들여 지금의 제육덮밥을 만들 수 있었어요”
메뉴개발 이후에는 효율적인 주방시스템을 구축하고 가게에 변화를 주고자 노력했다. 직원은 모두 정규직으로 고용하는가 하면 가게를 확장하고 식탁을 새로 들여놓기도 했다.
“효율적인 주방시스템을 갖춰야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어요. 양질의 서비스를 하려면 주방 직원들과의 호흡이 중요해요. 직원 모두를 정규직으로 고용해 서로 손발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 우리나라는 혼밥 보다는 함께 식사하는 식탁문화가 자리 잡고 있어요. 손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음식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가게 확장 후 예상 판매량을 종잡을 수 없어서 불필요한 손해를 많이 보기도 했죠”
이처럼 지속적인 투자와 개발을 했지만 가게 오픈 후 5~6년 가까이 수익을 보지 못했다.
“가게를 운영하는 방향은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해요. 음식을 싸게 많이 팔아 수익을 추구하는 방법과 당장 수익은 없더라도 길게 내다보고 좋은 음식을 만드는 방법이 있다고 봅니다. 저는 후자를 선택하고자 메뉴 개발에 매진했습니다”
▲ 남 대표는 대형식당 등에서 스카웃 제의가 들어왔지만 자신의 가게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가게가 망하면 자신도 불행하지만 자신이 만든 음식들을 먹지 못하는 손님들도 불행하다는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스카이데일리
숱한 시행착오 끝에 얻은 값진 경험…“내가 망하면 손님들 불행” 자긍심으로 버텨
이런 생각으로 가게를 운영한 끝에 블로그, SNS 등을 통해 맛집으로 소문나기 시작했다. 창업한지 6년 만에 마침내 월매출 3000만원 안팎을 올리게 됐다.
“하루 150여명의 손님들이 저희 가게를 찾아옵니다. 적게는 90만원, 많게는 110만~120만원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어요. 블로그,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단골도 많이 생겼구요”
“저희 가게에 대한 소문을 듣고 몇몇 대형식당에서 주방장으로 와달라는 얘기도 했어요. 체인점을 내라는 제의를 받기도 했구요. 하지만 가게를 조금 더 키우고 싶다는 생각에 고사했습니다. 앞으로는 메뉴 개발과 더불어 저희 가게를 좀더 적극적으로 홍보하려 합니다”
숱한 시행착오 끝에 힘겹게 자리 잡은 그는 돌이켜보면 실패 또한 공부가 됐고, 음식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근성만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살아남겠다는 목표를 갖고 열심히 했어요. 그런데 가게가 망하면 저도 불행하지만 제가 만든 음식들을 먹지 못하는 손님들도 불행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자긍심을 갖고 가게를 운영해 왔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도전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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