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몇년 사이에 분양형 호텔 광고가 쏟아져 나왔다. 제주 인천 삼척 등지의 호텔들이 확정 수익을 내걸고 분양에 돌입했다. 시행사들은 ‘유커’ 러시를 앞세우고 연 7~12% 수익률을 제시하며 투자자들을 모았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주장이다.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현실은 수익률이 다른 것으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후 2~3년이 지난 현재 투자자들은 시행사나 분양사들이 약속을 위반했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 중이다. 피해자를 자처한 이들은 “시행사가 약속했던 수익을 1년간은 보장하지만 2년 차부터는 여러 핑계를 대며 수익률 조정 계약서를 들고 온다” “약속한 수익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그로 인해 피해자들은 시행사나 운영사를 상대로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곳이 많다. 과장 및 허위 광고로 투자자를 끌어 모은 결과라는 분석이다.
유명 브랜드 홍보한 뒤 확정수익 석달 보름치만 지급사례 제기되며 논란
분양형 호텔이란 시행사가 객실을 분양한 후 객실서 나오는 운영 수익 일부를 투자자들에게 배분하는 방식이다. 아파트나 오피스텔처럼 투자자 명의로 등기가 나오고, 전매도 가능해 소유권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
초저금리에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자 수익형 오피스텔에 관심을 두던 투자자들이 분양형 호텔로 옮긴 경우가 늘어났다. 오피스텔만큼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는 데다 위탁 운영사가 호텔을 관리한다고 홍보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은퇴한 50대 이상뿐 아니라 30·40대 투자자들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분양형 호텔은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증가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주목받기 시작했다. 유커가 인천·제주·강원 등 전국 곳곳에 흩어지자 ‘오피스텔보다 관리하기 편하고 수익이 높다’며 투자자들을 향해 손짓했다.
스카이데일리는 3~4년 전에 주요 일간지 광고 지면을 장식했던 인천공항과 인천 소래포구 인근 관광지에서 가까운 두 호텔에 대해 취재했다. 두 호텔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현재 수익금을 받지 못하거나 이른바 ‘수익률 후려치기’를 당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분분하다.
부동산 업계 및 R호텔 투자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분양광고를 냈던 이 호텔은 ‘매년 투자금의 8% 수익금 지급’, ‘5년 뒤 환매’ ‘F&B(식음) 파트 독점계약’ 등을 내걸고 투자자를 모집했다. 저조했던 분양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258호실 중 130호실은 뒤늦게 환매확약 조건까지 내걸었다는 것이다.
이 호텔에 투자했던 A씨는 “2014년 2월 중순부터 5년간 연 8% 수익을 보장하되 5년 후에는 최초 분양금액으로 운영 위탁사가 매입한다는 환매조건을 내걸고 130호실을 분양했다”면서 “나는 먼저 분양을 받았는데 이 사실을 알고 나서 시행사에 항의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R호텔은 유커들이 많이 찾는 소래포구 인근에 있다. 그러나 기자가 소래포구를 방문했을 땐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인해 유커 발길이 뚝 끊겨 주변 가게들 중 상당수는 매출 하락을 호소했다.
B공인중개사 대표 김모 씨는 “사드 설치 이후 중국 단체관광객 발길이 끊겼다”면서 “유커가 주 고객이었던 일대 가게나 호텔은 지금 손님이 없다고 아우성이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R호텔의 한 호실 당 분양가는 1억5000만~2억5000만원이었다. 해당 호텔 투자자들에 따르면 운영사에서 연간 8%의 수익금을 지난해 5월부터 5년간 매달 분양받은 투자자들에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에 따르면 운영사인 S사는 지난해 5~7월 투자자들에게 3개월 보름치 수익금만 지급한 뒤 그 후에는 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분양자들이 받지 못한 수익금 총액은 2017년 4월분까지 총 21억여원에 달한다는 게 투자자들의 주장이다.
투자자들은 지난해 12월 S사에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운영권을 달라고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R호텔 투자자 200여명은 올 2월 S사 대표 등을 사기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지난달 20일에는 인천지방 검찰청 앞에서 운영사인 S사 대표의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A씨는 “퇴직금만이 아니라 객실을 담보로 은행 대출까지 받아 투자한 경우가 많다”면서 “나야 여기 한 군데만 투자했지만 제주·강원 등 호텔 객실 3~4개씩 분양받은 사람들은 지금 피눈물을 흘리고 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R호텔 소유자 협회 이모 회장은 “현재 형사소송 뿐 아니라 민사소송도 진행 중”이라며 “분양형 호텔을 전국에 많이 지었는데, 수익금을 주지 않거나 수익률을 낮춘 경우가 많다”면서 정부가 대책을 세워줄 것을 촉구했다.
인천 수인선 호구포역 인근의 G호텔 분양자들도 시행사와 마찰을 겪고 있다. G호텔 투자자들에 따르면 지난 3월 시행사로부터 새로운 계약서를 받은 후 각종 잡음이 일고 있다. 새 계약서에는 당초에 약속했던 8% 대신 4%로 조정된 수익률이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그 때부터 해당 호텔의 수분양자(분양받은 사람) 모임 커뮤니티에는 ‘우리가 시행사에 속았다’는 글이 올라왔다.
G호텔은 지난 2013년부터 분양을 시작했다. 인천 영종도 카지노· 송도국제도시· 소래포구에서 가깝고 제2 경인고속도로가 인접해 있어 서울과 가깝다는 점을 강조하며 ‘실투자금 대비 수익률이 제주보다 높다’, ‘임대수익 월 70만원 지급’, ‘연간 800만원 임대수익 지급’ 등을 광고 문구로 사용했다.
당시 분양가는 1억~2억5000만원 선이었으며, 분양된 객실은 215호실이었다. 다른 분양형 호텔과 마찬가지로 연간 숙박권 10매, 시설 할인권 등을 끼워주기도 했다. 그러나 스카이데일리가 방문한 결과, 이곳 역시 중국인 관광객이 끊겼고 인근 주민들만 간간이 눈에 띄었다.
투자자 B씨는 기자에게 “분양형 호텔의 문제는 여기뿐만이 아니다”고 밝혔다. B씨의 주장에 따르면 분양형 호텔 운영 패턴은 이렇다. 시행사·분양사가 ‘1년 동안’만 확정 수익을 8%를 준다고 계약한다. 그러나 광고에는 5년 수익보장이라고 적어놓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반면 계약서에는 깨알같이 작은 글씨로 1년 확정 수익이라고 써놓는 방법이 사용된다는 설명이다. 자세히 보지 않거나 부동산에 지식이 없으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B씨는 “수익금 자체를 안 주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시행사나 운영사가 손해를 보는 한이 있더라도 1년 8% 수익을 보장해준다”면서 “2년 차에 접어들면 새로운 위탁 운영사가 들어와 다시 계약을 한다”고 전했다. 요즘에는 사드 보복 등을 핑계 삼아 수익률을 낮추는 게 많다고 증언했다.
그는 “사실 우리는 호텔 10일 숙박권 같은 건 필요 없다. 그냥 원래 보장했던 수익률을 받고 싶은 뿐”이라며 “한달에 70만~80만원씩 들어온다고 보장해놓고 1년 지나서 연 4%로 낮춰버리면 은행 대출을 받은 사람은 어떻게 하라는 거냐”라며 목청을 높였다.
그러면서 “현재 회의를 거듭하고 있는데 집단행동에 나서야 할지 고민 중이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숙박시설 확충위해 분양형 허용…브랜드 신뢰한 투자자들 허탈
분양형 호텔은 지난 2013년에 처음 등장했다. 본래 호텔은 분양할 수 없으나 2011년부터 유커의 방문이 급증하자 정부가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을 공포하면서 호텔 분양이 가능해졌다.
R호텔, G호텔 투자자들의 증언처럼 분양형 호텔은 곳곳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2015년에 제주 성산읍에 위치한 한 호텔은 시행사와 시공사의 부도로 분쟁을 겪었고, 분양을 마쳤지만 수익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거나 수익률을 확 낮춰 투자자를 울리는 경우가 전국 각지에서 나타나고 있다.
또 ‘수익률 몇% 보장’같은 광고 문구를 사용하더라도 계약서상에는 넣지 않거나 사업자가 부도를 낼 경우엔 피 같은 돈만 날리고 만다.
A씨는 “분양계약서, 환매계약서 말고도 계약서를 이것 저것 쓰고 법인 도장을 받으면 무슨 소용인가. 법적 보장이 안 되지 않느냐”며 “국토교통부 등이 해외 관광객만 생각하고 호텔 허가만 잔뜩 내준 탓에 피해자만 양산했다”고 비난했다.
B씨도 “전국에 호텔이 포화 상태”라며 “수익형 오피스텔에 투자하다가 신경 덜 쓰고 싶어서 분양형 호텔에 투자했는데 수익도 안 나고 신경 쓸 일만 많아졌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대부분 광고를 보고 적어도 5년 동안은 수익이 보장될 것이라 생각하고 투자한다”면서 “시행사들이 문제를 일으켜놓고도 여전히 분양을 계속하고 있더라”며 울분을 토했다.
문제는 허위·과장광고로 투자자들을 속인 분양형 호텔들은 광고 당시에도 ‘특급호텔’, ‘매월 **만원씩 따박따박’, ‘연 몇% 이상 평생 임대료’, ‘전국 객실 가동률 1위’ 등 허위·과장 문구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있다.
혹은 계산방식, 대출 이자율 변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수익률임에도 불구하고 ‘확정’, ‘보장’ 등의 표현을 사용해 장기간 해당 금액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광고한 경우도 많았다.
▲ R호텔 투자자들에 따르면 운영사 S사는 지난해 5~7월까지 투자자들에게 분양 수익금 석달 보름치만을 지급한 후 지금까지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S사 대표 등을 사기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으며 지난달 20일에는 인천지방 검찰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운영사 대표의 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사진=인천R호텔 투자자 제공]
또 사업자들 중 일부는 수익률 계산 때 투자자가 납부해야 하는 취득세(분양 금액의 4.6%)를 비용에 반영하지 않는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분양형 호텔 투자 초기부터 이미 성공모델로 삼을 만한 호텔이 거의 없어 허위·과장 광고에 속을 위험이 높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또 대부분 확정 수익률을 ‘두 자릿수’라고 광고하지만 총 분양가를 기준으로 하면 수익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 2015년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중저가 호텔의 평균 조건을 고려해 △분양가 1억6000만원 중 실투자액 8000만원 △대출금리 4% △호텔 객실료 8만6800원 △매출 연간 65억~111억원 등 조건을 설정해 시뮬레이션해 본 결과 수익률은 -0.3%에서 12.3%까지 편차가 극심했다.
이는 객실 가동률이 50%인 경우와 85%인 경우인데, 분양형 호텔이 두자릿수 수익률을 보장하려면 객실 가동률이 80% 이상 돼야 한다는 뜻이다.
G호텔 분양사였던 T사는 평택에 또 다른 분양형 호텔을 광고하면서 확정수익 보장 기간이 1년에 불과한데도 ‘월 70만원이 따박따박’ 등의 표현을 사용해 장기간 수익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광고했다는 시선을 받았다.
또 객관적 근거 없이 분양 대상지의 땅값 상승률이 전국 1위라 광고했다. 이 때문에 결국 공정위에 적발돼 부당광고 금지 조치를 받았다.
또 분양형 호텔은 관광진흥법에 따라 등급이 부여될 수 없음에도 특급 호텔인 것처럼 광고하는 경우도 많다. R호텔도 2013년 분양광고를 통해 ‘특급 호텔’, ‘4성급 특급 호텔’ 등의 표현을 사용해 투자자들을 모았다.
그러나 ‘특급’, ‘4성’ 등의 등급은 호텔 준공 후 한국 관광협회중앙회나 한국관광호텔업협회의 심사를 거쳐야 받을 수 있다. 2015년 말 준공 예정이었던 R호텔이 특급 등급을 받았을 리 없다는 게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R호텔’ 의 경우는 세계적인 호텔 브랜드이기 때문에 믿고 투자하는 분양자들을 곤경에 빠트릴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R호텔 투자자 C씨는 “조만간 R호텔 브랜드 본사에 이번 사건의 개요를 번역해 항의서를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분양호텔과 관련해 허위·과장 광고가 넘쳐도 정부가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제재는 공정위에서 광고 금지 처분을 내리는 것 외에는 없다. 적발한 공정위 또한 해당 업체에 시정·공표 명령만 내리고 과징금은 부과하지 않았다.
고객이 분양 계약을 진행할 때 계약서를 통해 실제 수익률, 입지 조건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과장 광고들은 수많은 유력 언론 매체·인터넷 등을 통해 노출된데다 유명 브랜드까지 달고 있어 투자자들은 이미 어느 정도 믿고있는 상태에서 모델하우스에 몰려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공정위는 “분양형 호텔을 비롯한 수익형 부동산 피해 예방을 위해 부당 광고 행위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라는 말 외에는 다른 뚜렷한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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