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방배5구역이 시공사와 돌연 계약해지를 하면서 재건축 업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곳에는 재건축 사업이 완료되면 최고 33층, 총 3080가구의 대규모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 공사비만 7500억여원에 달해 강남권 재건축 최대어로 꼽힌다. 이를 방증하듯 현장설명회에는 국내 내로라하는 대형 건설사 16개 업체가 참석했다. ⓒ스카이데일리
강남권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방배5구역’ 재건축 조합 측이 기존 시공사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시공사를 찾아 나섰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재건축·재건축 시장에서 모습을 감췄던 시장의 강자 ‘삼성물산’이 수주 전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방배5구역’(방배동 946-8번지 일대 17만6496㎡)은 재건축이 완료되면 최고 33층, 총 3080가구의 대규모 재건축 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지난해 7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았고, 철거·착공을 위해 이주를 준비 중이다.
지난달 순항이 예상되던 방배5구역 재건축 사업에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됐다. 재건축 조합 측은 지난달 18일 총회를 열고 시공사 계약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기존 시공사였던 GS건설·포스코건설·롯데건설로 이뤄진 컨소시엄 사업단(이하·프리미엄사업단)과의 계약이 해지됐다.
방배5구역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하·조합)은 프리미엄사업단과의 계약해지 사유로 시공사의 계약위반을 꼽았다. 위반 내용은 사업비 지원 거부 및 지연, 사업비 대출보증 거부, 제정경비 544억에 대한 지출내역 미제출 및 불법 조합 전가 등이다.
시공권을 박탈당한 프리미엄사업단도 이에 맞섰다. 지난 12일 약 3200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손해배상청구 소송의 주요 내용은 시공사 해지 무효와 대여급 반환소송 등이었다.
업계에서는 기존 시공사로부터 소송까지 걸린 방배5구역의 사업추진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시공사와의 소송비와 손해배상비 등은 모두 새로 사업을 맡는 시공사의 초기 자금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 예상되는 초기 자금으로는 1500억원 가량이다. 입찰 참여 시기에 지불하는 보증금 400억원과 시공사 선정 후 45일 이내에 1100억원 등이다. 향후 손해배상청구소송 결과에 따라 납입금액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이곳은 사업비만 7523억여원에 달해 대형 건설사들의 경우 어느 정도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결국은 입찰을 시도할 것이라는 게 부동산업계의 중론이다. 이를 방증하듯 지난 15일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산업,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산업개발 등 국내 내로라 하는 16개 건설사가 참석했다.
잠잠하던 거인 ‘삼성물산’…강남권 재건축 최대어 ‘방배5구역’ 수주전 참여 시동
조합 측에 따르면 현재 방배5구역 재개축 사업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건설사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호반건설 등 총 3곳이다. 해당 건설사들은 꾸준하게 조합사무실을 방문하는 등 시공사로 선정되기 위한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특히 삼성물산은 유독 두드러지는 행보를 보인다는 게 조합 측의 설명이다. 삼성물산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이 현장설명회에 참여한 것도 지난 2015년 서초 무지개 아파트 재건축 수주전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재건축·재건축 공사 수주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었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4년 시공사 선정 당시부터 방배5구역에 남다른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합 관계자는 “당시 조합에서는 지분제를 추진했는데 삼성물산에서는 도급제를 원했다”며 “조합이 지분제를 선택해 시공사 선정까지는 이어지지 못했지만 삼성물산이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는 공문까지 보내는 등 끝까지 신경 썼던 모습이 기억이 남는다”고 전했다.
지분제는 조합원에게 일정 이익을 주고 나머지 개발 이익과 미분양 책임은 시공사가 갖는 방식이다. 반면 도급제는 조합이 사업주체가 되고 시공사는 공사비를 받고 시공만 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개발이익과 미분양 리스크 등은 모두 조합이 갖거나 책임지는 구조다.
기존 시공사였던 프리미엄사업단과 해지한 방배5구역 조합은 앞으로 사업추진방식을 기존 지분제에서 도급제로 변경할 예정이다. 이는 삼성물산이 방배5구역에 유독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결정적 배경으로 해석된다는 게 인근 부동산의 설명이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 및 조합 관계자 등에 따르면 방배5구역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선정되기를 내심 바라는 분위기다. 강남지역에서 특히 인기가 높은 삼성물산의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이 들어오면 이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다수 조합원들의 생각이다.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으로 유명한 삼성물산은 오랜 기간 국내 주택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해 왔다. 국가고객만족도(NCSI)의 조사에서 ‘래미안’은 지난해까지 19년 연속으로 아파트 부문 1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방배동 소재 한 부동산 관계자는 “인근에 2009년에 지어진 반포 삼성래미안이 35평형대가 17억원에 거래가 되고 있다”며 “이곳에 래미안이 들어오게 되면 주변 시세를 그대로 따라갈 것으로 보이는데, 그게 아니더라도 15억원까지는 무난하게 거래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한 조합원은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단일브랜드 아파트 단지를 원했는데, 기존 컨소시엄은 세 가지 브랜드가 뒤섞여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 많았다”며 “이곳에 대규모 래미안 단지가 들어서면 지역의 랜드마크로 부상하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기존 시공사와의 계약해지 후 공사비 재조정…“웃돈 주고 모시는 새 시공사 어디일까”
인근 부동산 및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삼성물산이 방배5구역 재건축 사업의 유력한 시공사 후보로 급부상하면서 일각에서는 의구심 어린 시선도 일고 있다. 삼성물산과의 재계약을 염두하고 기존 시공사와의 계약을 해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져 나왔다. 이는 시공사 계약 해지 후 돌연 공사비가 증가한 데서 불거져 나왔다.
조합은 3.3㎡(약 1평)당 공사비를 488만원에서 505만원으로 17만원 정도 올렸다. 기존 시공사인 프리미엄사업단 관계자에 따르면 사업단은 조합이 해지 총회를 연 이후인 지난달 21일 483만원이라는 공사비를 제시했지만 거절당했다. 조합은 같은 날 이사회에서 3.3㎡당 공사비를 481만원으로 정했다. 하지만 3일 후인 24일 이사회를 열어 505만원으로 공사비를 재조정했다.
▲ 최근 삼성물산이 방배5구역 재건축 사업의 유력한 시공사 후보로 꼽히면서 일각에서는 삼성물산과의 재계약을 염두하고 기존 시공사와 계약을 해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져 나왔다. 조합측은 특정 시공사 관여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삼성물산 역시 내부적으로 사업성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스카이데일리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공사 교체라는 리크스가 큰 사건이 발생할 때는 보통 조합원들의 분담금을 줄이기 위해 공사비를 인하하는 게 보통이다”며 “하지만 방배5구역은 공사비가 약 20만원 가량 올랐는데, 이에 대해 업계 대다수의 관계자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어떤 한 건설사가 조합 측에 공사비를 500만원 이하로는 할 수 없다고 제안했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그런 부분 때문에라도 조합측이 3일 만에 돌연 공사비를 올리게 된 경위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다”고 강조했다.
삼성물산을 염두하고 기존 시공사와의 계약을 해지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조합측은 전면 반박했다. 특정 시공사가 관여된 것은 아니며 모두 조합원들의 의지에 의해 진행됐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김덕규 방배5구역 조합 총무이사는 “특정 시공사와 관여됐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다”며 “조합원들이 좀 더 나은 아파트를 짓자는 조합원들의 의견이 있어서 올리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조합은 이번 현장설명회 시작부터 입찰이 마무리 될 때가지 홍보공영제를 실시해 건설사들의 개별홍보를 금지시켰다”며 “객관성을 위해 조합원 감시단 30명까지 꾸렸다”고 덧붙였다.
삼성물산 또한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보였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강남권에 괜찮은 프로젝트가 나와서 방배5구역 현장설명회에 참석하게 됐다”며 “현재 회사 내부적으로 사업성 검토가 이뤄지는 중이다”고 밝혔다.
방배5구역 조합 측은 다음 달 30일 입찰을 마감하고 8월 19일 총회를 열어 시공사를 선정하기로 했다. 이후 10월에는 분양신청을 거쳐 내년 4월 이주를 완료하고, 9월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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