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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한국 관광산업의 적폐(下-지역·콘텐츠 편중현상)
서울서 쇼핑만 한 외국관광객 ‘두 번 한국 안온다’
외국인 관광객 숫자 일본에 역전…“관광 수요 지방 분산, 콘텐츠 개발 시급”
길해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1-08 00:03:58
▲ 한국 관광산업의 ‘지방분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과도하게 서울에만 집중된다는 이유에서다. 서울 역시 쇼핑에 집중된 경향이 있어 한국만의 색깔을 찾는 게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사진은 명동일대 전경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김도현 부장, 이성은·길해성·이슬비 기자]최근 관광업계를 중심으로 서울에 집중된 외국인 관광 수요를 지방으로 분산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이른바 ‘지방분산론’이다. 관광산업의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해 재방문율을 높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쇼핑 위주의 서울 도심에 국한된 관광지를 확대·발전 시켜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숫자는 지난 2015년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1323만1651명이 입국해 전년대비 6.8%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후 2016년 30.3% 증가해 1724만1823명이 우리나라를 찾았으나 지난해(1220만1690명)에는 다시 29.2% 가량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관광객 감소 현상은 이미 2008년부터 발생한 시작한 것으로 진단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도래하며 우리나라를 찾는 비(非) 아시아권 방문객 숫자가 급감하기 시작했는데 그동안 중국인 관광객이 이들의 빈자리를 채우면서 체감적으로 느끼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숫자가 꾸준히 증가하기 위해서는 처음 한국을 찾는 관광객과 더불어 재방문 관광객이 어우러지는 것이 중요한 요소로 지목됐다. 재방문율의 증가는 관광산업의 질을 높이는 것과 관련 깊다는 점에서 관광업계와 정부가 이를 유심히 살펴봐야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어딜가나 할 일은 쇼핑 뿐…오래 머무를 이유 없는 대한민국”
 
스카이데일리가 서울시내 주요 관광지에서 만난 외국인들은 “하나 같이 쇼핑 외에는 할 것이 없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쇼핑이 끝나면 더 이상 머무를 필요가 없다는 말로 풀이되며 우리 관광산업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 준 대목이었다.
  
▲ 일본 아베 정권은 최근 몇 년간 관광 인프라 구축 등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수로 확연히 드러나는 추세다. 한국의 외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 2015년 처음으로 일본에게 역전 당한 뒤 점점 벌어지는 모습이다. ⓒ스카이데일리
        
홍대에서 만난 후웨이(중국·31·여) 씨는 “어제는 동대문을 찾았고 오늘은 홍대에 왔으나 쇼핑을 하거나 쇼핑지를 구경하는 것 외엔 할 것이 없다”면서 “마땅히 할 것이 없다보니 한국 관광의 특별함 또한 못 느끼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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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시장에서 만난 탄이보(대만·28·여) 씨는 “드라마 속 멋진 야경을 기대하고 그들이 거닐었던 아름다운 공간을 둘러보기 위해 방문했으나 그것뿐이다”면서 “몇몇 고궁을 방문하고 재래시장을 방문한 것 외에는 동대문에서도 강남에서도 쇼핑밖에 할 것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독일에서 왔다는 페터 바우어(44·남) 씨는 “연말연시 긴 휴가를 기획해 일본과 중국을 방문하는 일정을 기획해 한국에 오게 됐다”며 “일본에 이어 한국·중국·홍콩 순으로 여행한 뒤 고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일본·중국의 경우 오고자 하는 마음이 확고했으나 솔직히 한국의 경우 잠시 들르는 곳이라는 인식이 짙다”면서 “한국에 방문한 것은 2004년 이후 두 번째인데 그 당시와 크게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일부 쇼핑 중심지 육성에 편중된 관광정책을 이 같은 반응을 낳게 된 원인으로 분석했다. 관광인프라가 단순 쇼핑 위주에 치중돼 있다 보니 재방문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한동안 일본에 앞서던 외국인 관광객 수가 최근 역전된 까닭 역시 재방문 유인책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파악했다.
 
앞서 2014년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420만명으로 1342만명을 기록한 일본에 앞섰다. 하지만 2016년에는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이 1724만명을 기록한 반면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404만명으로 크게 늘어 상황이 바뀌었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재방문율도 2016년 38.6%를 기록하며 전년(46.1%) 대비 7.5%p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일본의 재방문율은 58.7%에서 61.6%로 상승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한양대학교 관광학부 이연택 주임교수는 “외국인 관광객이 주로 찾는 서울에 마련된 관광 인프라는 사실 쇼핑 외에 한복체험, 고궁 둘러보기 등이 전부다”며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려하지 않고 계속 옛날 것만 고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반면 일본 정부는 관광 인프라 구축·경쟁력 강화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최근 몇 년간 막대한 예산을 모두 투입하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 수치로도 확연히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고 말했다.
 
목포대학교 관광학과 심원섭 교수는 “한국관광의 위기는 단기적인 대책이 아닌 지속적이고 중장기적인 정책대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다”며 “2008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한 중국인 관광객 증가세에 도취돼 안일하게 대응했던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중국관광객이 아웃바운드 1위 시장이었던 만큼 우리는 중국경제 상황이 크게 악화되지 않는 한 안정적인 방한수요를 확보하는데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라 자만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덩그러니 방치된 한국의 유산…“전국 곳곳에 있는 다양한 관광지 발굴해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2016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17개 광역자치단체들 중 서울은 78%의 외국인관광객이 찾는 것으로 조사돼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20.2%를 기록한 제주였다.
 
이어 경기(13.1%), 부산(10.4%), 강원(6.4%), 인천(6.2%) 등의 순이었다. 수도권 제주·부산지역을 제외한 경북, 대구, 충남, 대전, 울산 등은 방문율이 2%대에도 못 미쳤다. 지역 간 극심한 ‘관광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조선시대 역사유적지와 일부 쇼핑지 등에 국한된 서울을 벗어나 타 지역의 콘텐츠 개발이 적극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외국인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한국 고유의 문화유산과 유적지 등이 위치한 지역의 관광인프라 개발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 전문가들은 한복체험 등 옛 관광상품들은 한계에 도달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전국 곳곳에 숨어있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중장기적인 관광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스카이데일리
     
타산지석을 삼을만한 사례로는 경기도의 DMZ투어, 충남 보령의 머드축제 등이 손꼽혔다. 이들은 스카이데일리가 서울에서 만난 외국인 관광객, 과거 서울을 찾은 관광객들,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 등이 상당한 만족도를 드러낸 여행상품들이었다. 이들 상품의 경쟁력으로는 오로지 우리나라에서만 체험하고 느낄 수 있다는 점이 꼽혔다. 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의 DMZ는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방문하고자 했던 곳이다.
 
보령머드축제를 방문한 경험이 있다는 에밀리 쉘턴(미국·여·29) 씨는 “미국에서 대학교를 졸업한 뒤 영어를 가르치면서 한국에 2년 간 거주할 당시 갯벌에 가본적이 있다”며 “현재는 크루즈선에서 근무하며 남미 곳곳을 다니고 있는데 당시 기억은 지금까지도 신기하고 새롭게 느껴진다”고 회상했다.
 
단발성 축제를 넘어 각 지자체 별 독창적 관광 콘텐츠 개발을 주문한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의 인프라 개발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관광지의 경우 인프라만 제대로 갖춰진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관광지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연택 교수는 “관광객이 흥미를 끌만한 콘텐츠를 갖춘 지역에 한해 관련 인프라 설치를 지원해야 한다”며 “많은 콘텐츠로 어필할 수 있도록 지역관광경쟁력을 키우는 국가적 관광시스템을 다시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관광연구원 관계자는 “관광수요가 일부 지역에만 편중되는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지역 관광지로의 이동 여건이 미흡하다는 점이 꼽힌다”며 “관광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이끌어가려면 ‘관광교통’이라는 관점에서 다양한 교통 정책도 발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원대 이원구 관광학과 교수는 “가까운 일본은 철도시스템이 상당히 잘돼 있어 원하는 곳은 손쉽게 갈 수 있다”며 “완행버스를 갖춘 곳도 있는데 운전사들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외국어로 설명을 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라는 점이 안타깝다”며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길해성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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