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이하·산은)의 생명보험 계열사 KDB생명보험(이하·KDB생명)를 둘러싼 이런저런 잡음이 일고 있다. 6분기 만에 적자에서 탈출했지만 경영정상화까지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KDB생명의 경영 위기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지원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결국 국민들의 혈세를 낭비를 불러온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화살은 수장인 정재욱 사장과 그를 임명한 이동걸 KDB산업은행장을 향하고 있다.
KDB생명은 지난 2월 당시 정재욱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를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안양수 전 사장이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실적부진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이후 발 빠르게 수장 교체를 단행한 결과다. 정 사장의 선임 배경에는 이 은행장의 의중이 깊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두 사람은 과거 한국금융연구원에서 함께 근무했던 인연이 있다.
국책 KDB산업은행 도움으로 고비 넘겨…6분기 만에 적자 탈출 성공
생보업계 등에 따르면 그동안 꾸준히 적자에 시달려 왔던 KDB생명은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76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던 KDB생명은 올해 1분기 3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2016년 3분기 이후 6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KDB생명의 흑자전환 배경에는 고강도 구조조정과 모회사인 산업은행의 대규모 자금지원 등이 꼽힌다. KDB생명은 지난해 인건비 절약을 명목으로 20년차 이상, 4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230여명 이상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이어 40여명에 대해선 정리해고 카드까지 꺼냈다. 그 결과 2016년까지만 해도 총 916명이었던 KDB생명의 직원은 올해 1분기 615명으로 약 300명 감소했다.
임원 축소 및 점포 통폐합도 진행했다. 2016년 기준 KDB생명의 임원 수는 20명이었지만 지난 1분기에는 9명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지점수는 191개에서 105개로 45.03% 감소했다.
거듭된 실적 부진으로 악화됐던 건전성은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의 대규모 자금지원을 통해 숨통이 트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KDB생명의 RBC비율은 108.48%로 금융당국 권고치를 한참 밑돌았다. RBC비율은 보험업계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로 금융당국은 150% 이상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RBC비율이 100%를 밑돌 경우 금융당국의 시정조치 대상이 돼 영업에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KDB생명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지난 1월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정상화를 위한 3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방식 유상증자에 나선 데 이어 지난달에는 2억 달러(약 215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도 단행했다. 올해 들어서만 약 5000억원이 넘는 자본을 지원한 셈이다.
산업은행의 자금지원 덕분에 올해 1분기 KDB생명의 RBC비율은 154.6%까지 상승했다. 산업은행은 KDB생명에 지속적인 지원을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4일 열린 이사회에선 오는 9월 말까지 2500억원 이내의 후순위채를 발행키로 했다. 후순위채 발행까지 이뤄질 경우 KDB생명의 RBC비율은 약 40%포인트 상승해 190%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갈길 먼 경영정상화…민원 건수 1위·신계약 규모 감소 ‘불명예’
적자 늪에 빠져있던 KDB생명이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건전성도 개선되긴 했지만 최근 생보 업계 안팎에서는 여전히 경영정상화 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제기돼 주목된다. 고강도 구조조정 탓에 영업 경쟁력이 약화된 데다 소비자들의 신뢰도 역시 바닥을 치고 있어서다. 위기 해결을 위해 단행한 조치들이 일시적인 미봉책에 그치고 있다는 시각이 일고 있다.
생보협회 등에 따르면 KDB생명의 지난해 1분기 신계약 규모는 1조2370억원이었지만 올해 1분기는 45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2.82%나 감소했다. 보험 신계약은 새로 가입한 보험계약의 보험가입급액 규모를 뜻한다. 보험사의 영업 상황을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영업지표로 신계약 규모가 클수록 영업력이 좋다는 의미다.
수익성도 여전히 업계 평균치를 밑돌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생보사의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3.5%다. AIA생명이 4.5%로 가장 높았고 미래에셋생명(4.4%), 푸르덴셜생명(4.1%), ABL생명(4.0%), 교보생명(4.0%) 등이 뒤를 이었다. KDB생명은 3.2%에 그쳤다. KDB생명을 두고 근본적인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보험사에서 가장 중요한 소비자신뢰도 측면에서도 KDB생명은 주변의 우려를 살만한 결과를 보였다. 지난 1분기 KDB생명의 민원 건수는 17.1건으로 보유계약 10만건당 민원건수 1위라는 불명예를 차지했다.
KDB생명의 높은 민원건수는 어제오늘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소비자 신뢰도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KDB생명은 지난해에도 보유계약 10만건당 민원건수가 46.84건으로 집계돼 생보업계 ‘민원왕’에 오른 바 있다. 같은 해 16개 생보사의 평균 민원 건수는 38.10건에 머물렀다.
[김민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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