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건설현장을 다니며 소속 조합원 고용과 노조 전임비 지원 등을 강요한 건설노조원이 경찰에 체포됐다. 강요미수와 공갈미수,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최모 씨 등 3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최근 이러한 건설노조의 불법행위가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국내 양대 노조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건설노조가 전국 건설현장 곳곳에서 비슷한 형태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건설사는 물론 입주민, 일반 시민들까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노동자 보호와 처우·복지 개선을 위해 설립된 노조가 본인들의 밥그릇 챙기기에만 치중한 나머지 정작 국민피해는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카이데일리가 대단지 아파트 건설현장을 직접 방문해 건설노조의 공사방해로 인한 피해 실태를 현장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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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한국노총) 산하 건설노조의 불법·부당행위로 국내 건설시장이 흔들리면서 그 피해가 일반 국민들에게까지 전가되고 있다. 양대노조는 서로 자신의 조합원을 채용하라며 건설사들을 압박하고 수긍하지 않을 경우 공사 방해나 집회, 시위 등도 서슴지 않고 있다.
노노 갈등에 얼룩진 건설현장…출입구 통제·공사 방해 등 막무가내 횡포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전국 200여 곳에서 중·대형 아파트 단지가 건설되고 있는데 상당수 현장이 민주노총·한국노총 산하 건설노조의 횡포로 피해를 입고 있다. 이들 노조는 서로 자신들의 단체에 소속된 조합원을 고용하라며 해당 현장을 찾아 압박을 가하고 있다.
새벽 이른 시간부터 건설현장을 찾아 자신들의 이권을 위한 집회를 진행하고 있으며 만약 건설사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건설현장 불법요소를 찾아 고발하겠다며 협박까지 일삼고 있다. 심지어 건설현장 근로자를 검열하고 현장진입을 방해하는 행위도 서슴지 않고 있다.
비단 양대 노총 소속 건설노조뿐 아니라 전국민주연합 소속 건설노조와 타워크레인노조 등 다수의 건설관련 노조에서 발생하고 있어 사태의 심각성이 크다는 게 건설업계의 공통된 반응이다. 최근 전국민주연합 건설노조 소속 조합원 3명은 건설현장을 찾아다니며 노조원 고용을 강요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양대 노총 소속 건설노조로 인한 피해 현장은 서울 강남에도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15개동 1996세대가 입주하는 서울시 개포동 디에이치자이 건설현장에서는 양대 노조 간 이권 다툼으로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했다. 노조의 거듭된 집회로 인해 공사가 지연되는 상황이 빈번하게 연출되자 입주민들은 금전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해당 건설현장에선 불과 몇 일전에도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양대 건설노조의 집회가 열렸다. 스카이데일리가 디에이치자이 현장을 방문한 날에도 새벽 6시가 되지 않은 이른 시간부터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의 차가 공사 현장 주변을 둘러싸는 광경이 목격됐다.
이후 차에서 내린 조합원들은 공사현장 정문 쪽으로 집결해 집회를 진행하면서 출입문을 봉쇄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의 집회로 인해 현장 근로자들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비교적 적은 숫자의 한국노총 건설노조 조합원들은 공사현장 맞은편에 자리를 잡고 집회를 진행했다. 이날 양대 노조 간 물리적 충돌은 없었지만 이른 새벽에 시작한 집회는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서야 끝이 났다.
건설현장 관계자는 “거의 매일 이곳에서 양대 노총 건설노조의 집회가 진행된다”며 “새벽에 일찍 시작해서 일찍 끝날 때도 있고 노조가 서로 눈치를 보며 하루 종일 있을 때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양대 노총 건설노조로 인해 공사장 출입이 원활하지 않아 공사가 중단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고 전했다.
해당 현장의 시공사을 책임지는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장의 문제로 협박을 하며 자신의 노조원을 채용해달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우리는 직접 채용하지도 않는데 무리한 요구를 하니 난감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로 인해 공사가 지연되는 경우 구체적인 피해액을 환산할 순 없지만 분양 일정이 지연되면 건설사와 입주민들의 금전적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노조의 무분별한 횡포로 인해 공사가 지연되면 하루에 수억 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한규 대한전문건설협회 부장은 “건설현장마다 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피해액을 규정하기는 어렵다”며 “대단지 아파트 건설현장의 경우 투입되는 인력과 타워크레인 등을 고려했을 때 하루 공사가 지연될 경우 억대의 피해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노노 갈등으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훼손 등의 피해도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이 부장은 “노조가 전국적으로 굉장히 치밀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현재는 노조에 건설사가 끌려다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노조가 본인이 속한 노조원의 취업을 알선하다 보니 노조가 없던 사람도 노조에 가입하게 되는데 이러한 방식으로 세력을 키워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국 곳곳 건설현장에서 노조의 횡포가 거듭되자 건설업계는 성명을 발표하며 노조의 부당행위에 대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이하·건단련)는 정부의 엄정한 법 집행 및 근절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경찰청 및 국회에 전달했다.
건단련은 “최근 건설노조의 불법·부당행위가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해져 건설업체들은 부당한 피해를 당하고 현장관리자들은 공사 진행보다 노조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하는 속수무책인 상황에 놓여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설노조는 조합원 채용·기계장비 사용 등을 요구하고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각종 부당·불법행위를 일삼고 있다”며 “건설노조의 불법행위는 추가 공사비, 공기지연, 품질저하, 안전사고 등의 심각한 피해를 발생시켜 건설생산 시스템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새벽시간 소음공해에 도로 무단점거 등 피해 심각…이젠 노조라면 치가 떨려”
건설노조의 이권 챙기기식 횡포로 인근 지역 주민들도 직·간접적인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개포동 인근 주민들은 건설노조의 새벽 집회로 인해 3년째 피해를 입고 있다며 울분을 토했다.
출근 시간 디에이치자이개포 집회 현장 인근에서 만난 하수영(여·31) 씨는 “새벽부터 울리는 노랫소리와 고성으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다”며 “노조 조합원이 길가에서 쉴새 없이 담배를 피워 일부러 공사현장에서 멀리 떨어진 길을 이용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집회를 해도 주변에 피해는 주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포동 인근에 거주하는 박동원(남·46) 씨는 “직접 봐서 알겠지만 노조 조합원의 차부터 경찰 버스 등으로 인해 이 좁은 길이 출근시간 이전부터 막히곤 한다”며 “도로를 노조원이 점거하고 있으니 이동하기도 불편한 데다 담배를 피워대고 침도 뱉는 등 보기에도 좋지 않다”고 언성을 높였다.
개포우성 7단지 상가 세탁소 관계자는 “새벽부터 틀어대는 음악소리에 잠을 잘 수가 없다”며 “집회 시 노조원들이 쓰레기도 함부로 버리고 화장실도 금방 더러워져 노조에 대한 이미지가 점점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거듭되는 시위와 집회로 피해 입은 주민들의 원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건설사의 잘못이 크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관계자는 “건설사가 노동자를 직접 고용해야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며 “노조는 직접 고용을 통해 일자리 질을 높여달라고 주장하지만 기업이 이를 행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고 설명했다.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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