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삼성에버랜드가 패션부문을 주력사업으로 받아들이면서 김봉영 대표이사 사장은 에버랜드 현직을 유지하며 리조트·건설부문장을 맡게 됐다. 사진은 김 사장이 한 개 호실을 보유한 타워팰리스 1차 전경. ⓒ스카이데일리
서울 강남의 랜드마크인 타워팰리스에는 삼성그룹 핵심 현직 인사들이 다수 거주하거나 호실을 보유하고 있다.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장충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 최병석 삼성전자 부사장, 김인주 삼성선물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김봉영 삼성에버랜드 대표이사 사장도 타워팰리스 1차에 전용면적 137.24㎡(약42평) 1호실을 보유하고 있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전용면적 137.24㎡의 시세는 약 17억원 선에 형성돼 있다,
삼성그룹 컨트롤타워 감사팀·경영진단팀 맴돌아
김 사장은 삼성의 컨트롤타워이면서 총수의 지근거리 권력부서인 비서실,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 미래전략실(현)로 이어지는 ‘이건희 권력라인’에서 멀어지지 않는 독특한 이력을 보여 왔다.
특히 이들 부서 중에서도 핵심인 감사팀과 경영진단팀 등을 맴돌아 이른바 국세청 보다 무섭고 치밀하다는 ‘삼성의 감사권력’ 주변을 챙긴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연합 및 네이버 인물정보 등에 따르면 김 사장은 비서실·구조본·전략기획실 시절 감사팀·경영진단팀 등에서 주로 머물렀다.
그는 지난 1992년 비서실 감사팀 과장을 시작으로 감사팀장을 거쳐 2005년 구조본 경영진단팀 상무이사에 올라 이듬해인 2006년에는 경영진단팀 실장(전무)으로 올라선 뒤 2010년에는 같은 부서 부사장 자리까지 꿰어 찼다.
삼성의 감사권력은 과거 비서실에서 출발해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 등 산하의 팀으로 존재했다가 2008년 7월 전략기획실 해체 후 한동안 약화됐었지만 2010년 10월 미래전략실 신설과 함께 다시 강화됐다.
경영진단팀의 내사나 조사 강도는 검찰 보다도 무섭다고 할 정도로 그룹 내에서는 살생부를 갖고 있는 ‘왕의 암행조직’에 비유될 만큼 막강한 파워로 알려져 오기도 했다.
▲ 김 사장은 삼성의 컨트롤타워이면서 총수의 지근거리 권력부서인 비서실,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 미래전략실(현)로 이어지는 ‘이건희 권력라인’에서 멀어지지 않는 독특한 이력을 보여 왔다. <사진=뉴시스>
이런 이력을 보유한 김 사장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에버랜드 대표이사 사장으로 옮긴 것은 일견 예측되는 일이기도 했다. 따라서 김 사장은 향후 ‘포스트 이건희’의 후계구도에서도 보폭을 조절하며 모종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삼성그룹 안팎의 여론이다.
특히 성격이 당차고 야무저 ‘리틀 이건희’로 불려져 온 이부진 에버랜드 경영전략담당 사장의 보좌역 역할이 주목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부진 사장을 보좌하면서 이건희 회장의 장남 이재용과 둘째딸 이서현 라인까지 전체를 응시하는 눈이 되지 않을까하는 예단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올 4월 이서현 사장의 남편인 김재열씨가 사장으로 있는 삼성엔지니어링 감사를 기획·주도·지휘한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의 조사강도가 전례없이 높았던 것도 후계구도 정지작업의 일환이라는 평가가 나왔었다.
에버랜드, 신성장동력으로 제일모직 패션부문 인수
삼성에버랜드가 지난 9월 23일 제일모직의 패션사업부문을 ‘영업양수’ 방식으로 1조500억원에 일괄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에버랜드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에버랜드는 그동안 크게 E&A, FC, 레저 등 3가지 사업을 영위해왔다. E&A(Engineering & Asset) 사업부문은 부동산·건축·조경·빌딩 자산관리 등을 맡았고, FC(Food Culture) 사업부문은 급식·식재료 유통 등을, 레저 사업부문은 테마파크·골프장을 운영해왔다. 여기에 제일모직의 패션사업부문이 핵심사업으로 추가된 것이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삼성에버랜드의 매출액(연결기준)은 3조7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E&A 사업부문에서 1조3706억원(45.6%), FC 사업부문에서 1조2712억원(42.4%)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레저 사업부문에서는 매출 3590억원(12%)을 올렸다.
같은 기간 제일모직의 패션사업부문은 1조7752억원의 매출을 냈다. 제일모직 전체 매출 6조99억원 중에서 케미칼 사업부문의 2조6659억원(44.4%)에 이어 두 번째(29.5%)로 비중이 높았다. 전자재료는 1조5688억원(26.1%)의 비중을 나타냈다. 그러나 앞으로 에버랜드 사업부문 가운데서는 최대 매출처가 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에버랜드는 지난 수년간 꾸준히 성장을 해 오긴 했으나 뚜렷한 미래 먹거리를 창출해 내지는 못했다. 건설 사업은 국내외 건설경기 둔화로 성장이 정체돼 있었고 테마파크 등 레저 사업도 성장세가 주춤해졌다.
급식·식자재 사업은 계속적으로 몸집을 불려오긴 했으나 최근 경쟁이 심화돼 한계에 부딪친 상황이었다. 이런 에버랜드에 패션사업을 접목해 신성장동력을 키워낸다는 것이 삼성그룹의 복안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삼성에버랜드 관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제일모직이 보유한 글로벌 디자인 역량을 기존 사업에 접목해 사업의 질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면서 “특히 에버랜드가 테마파크, 골프장 운영 등에서 축적한 노하우와 결합하면 패스트패션, 아웃도어, 스포츠분야 등에서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 신라호텔을 필두로 한 외식 및 리조트 사업은 ‘이부진-김봉영’ 체제가 굳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에버랜드 본사가 위치한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빌딩. ⓒ스카이데일리
김봉영 에버랜드 대표이사 사장도 “금번 제일모직 인수를 통해 패션사업을 중장기 성장의 한 축으로 적극 육성할 계획”이라며 “에버랜드의 글로벌 기업 성장 모멘텀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버랜드 FC 사업 부문, 삼성웰스토리로 분할
한 달여 뒤 에버랜드는 다시 한 번 변화를 꾀했다. 지난달 4일 이사회를 통해 급식·식재료를 담당하는 ‘알짜’ FC 사업부문을 ‘삼성웰스토리(가칭)’로 물적 분할해 식음 전문 기업으로 육성하고, 건물 관리 사업부의 자산과 인력 등 일체를 4800억원에 올 1월 10일까지 에스원에 넘기기로 결의한 것.
에버랜드 관계자는 “최근 패션사업을 인수하면서 선택과 집중을 했듯이 사업의 전문화를 위해서는 몸집을 더 가볍게 하는 물적 분할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며 “패션사업 인수와 바이오 사업 등 신수종 사업 투자에 따른 투자 여력 확보도 필요하다는 판단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7시 30분경 열린 이사회에는 김봉영 사장과 전태흥·김동환 부사장, 김지승 전무가 참석했다.
에버랜드의 발표대로 삼성그룹은 지난 2일 ‘2014년 사장단’ 인사와 함께 기존의 에버랜드 급식·식자재 사업부문만 따로 분리시킨 삼성웰스토리의 창립총회를 열고 공식 출범시켰다. 자본금은 100억원은 전액 에버랜드가 출자했으며, 신임대표이사에는 김동환 삼성에버랜드 부사장이 선임됐다.
에버랜드 사업 재편으로 삼성 후계구도 뚜렷해져
재계에서는 최근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 인수 및 급식·식자재 사업부문 분리 등 삼성에버랜드의 사업재편으로 삼성그룹의 후계구도가 보다 명확해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2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으로 승진함에 따라 이건희 회장의 세 자녀가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성에버랜드에 집결했기 때문이다.
삼성에버랜드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내 역할이 큰 탓에 인사나 사업개편 때마다 항상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삼성그룹은 삼성에버랜드(약 19%)→삼성생명(약 7.5%)→삼성전자(약 36%)→삼성카드(약 5%)→삼성에버랜드로 다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이루고 있다.
▲ 삼성에버랜드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내 역할이 큰 탓에 인사나 사업개편 때마다 항상 주목받을 수밖에 없어 왔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2013년 9월 30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이번 인사로 지분 25.1%를 보유한 삼성에버랜드 최대주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각각 8.37%씩을 갖고 있는 이부진·이서현 자매가 나란히 모두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3남매 모두 입지를 강화했다.
그동안 삼성그룹의 후계구도가 ‘이재용=전자·금융’, ‘이부진=호텔·서비스’, ‘이서현=패션·광고’로 분리될 것으로 전망된 만큼 에버랜드를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오너 3세들의 사업 부문별 지분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에 따라 신라호텔을 필두로 한 외식 및 리조트 사업은 ‘이부진-김봉영’, 패션사업은 ‘이서현-윤주화’ 체제가 굳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에버랜드 내에서 리조트와 패션 부문이 협력을 도모할 가능성은 열어놓았지만 그 경계는 명확히 그었다는 것이 재계 일각의 견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번 에버랜드 사업 재편은 리조트-외식-패션-광고 등 사업 간 전략적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조치일 뿐 지주회사로의 역할 변화, 삼성그룹 후계구도 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