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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보수 배수진 치고 줄줄이 ‘딴주머니 배당’
무보수 배수진 치고 줄줄이 ‘딴주머니 배당’
[열전! 창조경제 명암<93>]-현대산업개발…정몽규 회장 계열사들에 일감몰기
김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4-06-10 00:05:49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은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동생들 중 가장 두각을 드러낸 인물로 꼽힌다. 고 정 명예회장의 넷째 동생인 그는 1957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지금의 현대그룹을 일구는데 큰 공을 세웠다. 특히 1967년 현대차 초대 사장으로 부임해 국내 첫 고유 모델 자동차인 ‘포니’ 개발에 혁혁한 공을 세워 ‘포니정’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또 고 정 명예회장은 현대그룹 창업주가 1987년 명예회장으로 물러난 뒤부터 그룹 회장직에 올라 경영을 총괄했고, 현대그룹의 영광을 고스란히 이어갔다. 이런 이유에서 고 정 명예회장은 현대그룹의 성공을 논하는데 있어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함께 필수적으로 거론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이런 고 정 명예회장은 1999년 현대그룹에서 현대산업개발을 따로 분리시켜 독립했다. 고 정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몽규 회장은 분가 직전 현대차그룹 회장에서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으로 자리를 옮기며 2세 경영의 신호탄을 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사실상 고 정 명예회장이 그룹에서 자신의 몫을 떼 독립한 후 이를 아들에게 물려준 것이나 다름 없다”고 해석했다. 현대산업개발은 과거 1976년 설립된 한국도시개발과 1977년 설립된 한라건설이 1986년 합병하면서 탄생한 회사다. 이후 현대그룹 내 건설계열사 중 한 곳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주택사업을 주력으로 꾸준한 성장을 거듭했다. 현대산업개발의 성장은 현대그룹에서 독립한 후 더욱 두드러졌다. 독립과 동시에 그룹의 수장에 오른 정 회장은 주력 브랜드인 ‘I PARK’의 성공을 이끌며 업계 상위권의 시장지위를 유지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또 2000년대 들어 사업다각화를 시도해 축구단운영, 유통, 악기제조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 진출했다. 이런 과정을 거친 현대산업개발은 현재 국내외 총 22개의 계열사를 보유한 대기업 집단으로 성장했다. 또 정몽규 회장은 ‘현대그룹’이라는 둥지를 벗어난 현대산업개발을 성공으로 이끈 주역으로 불리며, 경영 능력 또한 높이 평가됐다. 그런데 승승장구하던 현대사업개발은 최근 몇 년 새 실적 하락을 거듭했고, 급기야 지난해엔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결국 지난달 28일 정몽규 회장은 무보수 경영을 선언하며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실적 악화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내비친 정 회장에 대해 최근 여러 가지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어 여론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그가 직접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들이 적지 않은 내부거래 비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 회장은 이들 회사로부터 줄줄이 배당금을 챙겨왔기 때문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정몽규 회장의 무보수 경영 선언 배경과 최근 정 회장을 둘러싼 논란들에 대해 취재했다.

 ▲ 지난달 28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지난해의 실적악화를 책임지며 무보수 경영을 선언했다. 그러나 정 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 계열사들로부터 연봉과 맞먹는 약 15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챙긴 사실이 알려져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비판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도 지난해 2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정 회장은 약 5억여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사진은 현대산업개발 본사 전경. ⓒ스카이데일리

‘포니정’(정세영 명예회장) 아들 정몽규 회장 ‘무보수 경영’ 신선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지난달 28일 사내 이메일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지난해 실적 악화에 대한 엄중한 책임과 나부터 변하겠다는 굳은 의지로 받은 보수를 회사에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매출액 약 4조2169억원, 영업손실 약 1479억원, 당기순손실 약 2012억원 등의 실적(연결)을 기록하며 적자전환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 회장은 15억6200만원의 연봉을 받아 ‘고액연봉’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업계는 정 회장이 이 부분에 있어서도 본인의 입장을 분명히 해 논란을 종식시켰다는 해석을 내놨다.
 
실제로 정 회장이 쓴 이메일에는 “무보수로 일하는 것이 회사의 안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사안이 될 이라는 우려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지금 변화하지 않는다면 다시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절박함과 우리 회사를 훌륭한 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이와 같은 결심을 하게 됐다”는 내용이 실려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2014년 3월 31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또한 “경쟁력과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코스트 혁신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이른 시일 내에 실적 개선과 새로운 도약이 가능토록 하기 위해 임직원 모두의 적극적인 지지와 변혁에 대한 동참을 당부한다”는 글도 담겨 있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정 회장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최근 재계 총수들이 경영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등기이사직을 내려놓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그러나 정 회장은 최근의 풍토와는 반대의 행보를 보여 오너로써의 자질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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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회장, 직접 지분 소유한 계열사 통해 배당금 챙겨
 
 ▲ 현대산업개발의 계열사 중 한 곳인 아이콘트롤스는 정몽규 회장이 전체 지분의 51.08% 보유해 사실상 “사실상 오너 개인 회사나 다름없다”는 평가를 받는 기업이다. 아이콘트롤스는 그동안 일감몰아주기와 관련해 여론의 눈총을 받아왔는데, 이런 상황에서 매년 정 회장에게 배당금을 지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눈총을 받고 있다. 사진은 현대산업개발 본사 입구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최근 정몽규 회장의 과거 행적이 새삼 논란이 되고 있다. 정 회장이 직접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가 높은 내부거래 비중을 보이는 것도 모자라 매년 꾸준히 배당금을 지급해 온 사실이 눈총을 받고 있다. 이는 업계 일각에서 “무보수 경영을 선언하며 위기 극복을 외친 정 회장이 딴 주머니를 꿰 차고 있다”는 비판적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현대산업개발의 계열사 중 한 곳인 아이콘트롤스는 빌딩제어, 산업용 프로세스제어, 정보처리를 위한 시스템 등의 설계·제조·설치공사·보수 등을 목적으로 지난 1999년 설립됐다. 이후 홈네트워크 사업 및 지능형교통시스템(ITS)사업 등에도 진출해 사업 보폭을 넓혔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지분구조는 정몽규 회장 51.08%, 현대EP 17.74%, 아이서비스 9.86%, 아이앤콘스 6.63%, 우리사주조합 2.37%, 기타 12.32% 등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지분의 50% 이상을 정 회장이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오너 개인 회사나 다름없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지난해 아이콘트롤스는 매출액 약 1233억원, 영업이익 약 70억원, 당기순이익 약 49억원 등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매출액의 약 72.2%인 890억원을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시켰다. 또한 지난해 약 11억1595만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는데, 이 중 5억7000만원을 정 회장이 챙겼다.
 
아이콘트롤스는 앞서 2012년에도 매출액 1063억원의 약 72.2%인 768억원을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시켰다. 또 16억7392만원의 배당금이 지급됐는데, 정 회장은 이 중 8억5500만원을 수령했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이 2년간 아이콘트롤스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총 14억2500만원으로 추산됐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이에 대해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오너 이익편취의 전형적인 과정인 ‘내부거래를 통한 실적 구현→배당금 지급’의 과정을 고스란히 밟은 셈이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또한 그는 “2년간 정 회장이 챙긴 배당금이 비교적 큰 액수는 아니지만 최근 그룹의 위기를 타개한다며 무보수 경영을 선포한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로 치부되고 있어 비난이 일고 있다”면서 “일각에서는 ‘가면을 가리는 행위다’는 강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현대산업개발 계열사 한 직원 조차 “정몽규 회장이 선뜻 나서서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무보수 경영을 선언한 행동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내부가거래 큰 계열사로부터 연봉 수준의 배당을 받는 것은 결국 임직원들을 속이는 행위 아니냐”고 흥분했다.
 
아이서비스·아이앤콘스 등 내부거래 후 배당 실시
 
 ▲ 현대산업개발 계열사 가운데 아이콘트롤스 외에도 아이서비스, 아이앤콘스 등도 높은 내부거래 비중을 보였다. 또 이들 계열사들은 정 회장을 비롯한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해 온 사실이 금감원 공시에 나타나 있다. 사진은 아이서비스가 위치한 삼성동 아이파크타워 전경. ⓒ스카이데일리

주목되는 것은 정몽규 회장이 직접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 중 높은 내부거래 비중을 보이면서 배당을 실시한 곳이 아이콘트롤스 뿐 만이 아니었다는데 있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정 회장이 지분의 10.61%(15만주)를 보유한 아이서비스는 지난해 매출액 약 1987억원 중 686억원을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시켰다. 내부거래 비중이 34.5%에 이른다. 또한 아이서비스는 지난해 17억6750만원의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했는데, 이 중 1억8750만원을 정 회장에게 줬다.
 
아이서비스는 앞서 2012년에도 매출액 1711억원의 약 42.8%인 732억원을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시켰다. 이 가운데 28억2800만원의 배당금이 지급됐고, 이 중 3억원이 정 회장에게 돌아갔다.
 
주택건설업과 토목 및 건축공사 등을 영위할 목적으로 2000년 2월에 설립된 아이앤콘스도 정 회장에게 배당금을 챙겨줬다. 아이앤콘스는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비중이 높았는데 매출 보다는 매입위주로 내부거래를 실시했다. 즉, 특수관계자로부터 상품 혹은 용역을 매입해 외부에 판매한 것이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아이앤콘스는 지난 2012년 매출원가 약 995억원 중 약 417억원을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를 통해 발생시켰다. 이를 통해 114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아이앤콘스는 총 50억1059만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는데, 지분의 4.79%(6만주)를 보유했던 정 회장에게는 2억4000만원이 배당금 명목으로 줬다.
 
아이앤콘스는 지난해에도 약 2272억원의 매출원가 중 약 1639억원을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를 통해 발생시켰고, 약 246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또 총 18억7897만원의 배당금 중 9000만원을 정 회장에게 지급했다.
 
정몽규 회장, 2000억 적자 회사에서 배당금 5억원 챙겨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정몽규 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로부터 배당금을 챙긴 사실이 논란이 되면서 과거의 행보 또한 새삼 재조명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개별실적으로 당기순손실 약 2107억원(연결손실 2012억원)을 기록했지만 실적과 무관하게 주당 50원씩 총 36억7900만원의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했다. 이에 따라 정몽규 회장은 약 5억여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업계 여론은 정 회장에게 지급된 배당금이 매출액에 비해 그리 큰 액수가 아니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주력기업의 적자에도 불구하고 배당금을 챙긴 사안에 대해서는 비판적 견해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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